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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표준안, 표준이 돼야할까?
서지원 수습기자  |  sjw_1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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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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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7일은 ‘국제 성 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이었습니다. 성 소수자 혐오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서울 파이낸스센터와 세종문화회관 주변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이들은 모두 교육부의 국정 성교육 표준안의 폐기를 외쳤습니다.

성교육 표준안은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의 기준안입니다. 2년가량의 개발기간을 거쳐 2015년에 교육부가 발표했습니다. 학생들의 왜곡된 성 인식 습득을 막는 것이 도입 목적이라고 합니다. 교육부는 표준안과 함께 교사용 지도서 등의 참고 자료를 제작한 후, 학생건강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왜곡된 성 인식을 없애기 위해 도입된 표준안과 참고 자료가 과연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많은 의문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표준안에 성차별을 강화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4년 표준안 초안에는 ‘성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태도를 지닌다’, ‘다양한 성적 지향의 의미와 사회적 인식 변화를 이해하자’ 등 다양한 성적 지향을 인정하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하지만 보수 기독교 단체 등의 반발에 교육부는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초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고 최종 표준안에서 해당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이에 여러 국내·국제 인권단체들은 성 소수자에 대한 내용의 추가를 교육부에 권고했습니다. 성교육 시간에 성 소수자에 대해 가르치지 않으면 학생들의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저해되고 이로 인해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 등의 문제가 재생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교육부는 여성정책연구원에 정책연구를 의뢰했고 올해 표준안을 유지해도 좋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기존 내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입맛에 맞는 조언만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외에도 2015년 배포된 참고 자료에는 ‘여자는 무드, 남자는 누드에 약하다’, ‘(이성)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지 않는다’ 등의 잘못된 성 인식을 조장하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이에 인권단체들의 반발이 일어나자 교육부는 내용의 일부를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내용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작년 초, 교육부는 표준안과 참고 자료가 배포된 학생건강정보센터 홈페이지 자료실을 폐쇄하고 2학기에 수정된 참고 자료를 배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자료실은 폐쇄된 상태입니다. 교육부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보다는 덮어버리려 했던 것입니다.

교육부는 지난 1월 ‘학생들이 동성애에 관해 질문해오면 교사들이 재량으로 답해줄 수 있는데, 그걸 굳이 표준안에 넣어서 의무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표준안에 구애받지 않고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성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표준안은 나름대로 강제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교육부는 2015년에 ‘성교육은 성교육 표준안의 범위 내에서 지도하도록 한다’는 유의 사항을 교사들에게 배포한 바 있습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의 2017년 보건교육 계획에는 ‘성교육 내용은 성교육 표준안 범위 내에서 실시’하도록 돼있습니다.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성 소수자에 관한 내용을 가르칠 수 없는 것입니다. 한국다양성연구소의 김지학 소장은 “보건교사들이 표준안을 따르지 않을 경우 공무원의 입장에서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며 표준안의 내용에서 벗어나기 힘든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김 소장은 ‘국가 수준에서 제시하는 표준안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하고 여성과 남성뿐만 아니라 모든 젠더를 포함하는 성평등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며 표준안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국가 수준의 성교육 표준안이 성 평등과 성적 다양성의 가치를 담고 있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교육부는 그간의 수정 방향을 바꿔야하겠습니다.


서지원 수습기자 sjw_1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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