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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뱃살은 지방의 눈물이다
최진렬 기자  |  fufwlschl@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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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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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5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국민이 동의만 해주면 행정수도는 세종시로 이전됐으면 좋겠다”며 “개헌에 행정수도 이전이 포함된다면 그것에 따라 여러 가지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자고 제안했고 큰 이견 없이 합의했다.

세종시에 대한 논의는 2002년 대선 당시 후보자였던 故노무현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좌초됐다. 결국 행정기능의 일부만 이전돼 세종시는 행정수도가 아닌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됐다.

세종시로 행정수도를 이전하자는 주장은 지역발전이 균형적이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2002년 이후로 꾸준히 제기됐다. 여러 지역은 서로 협력하거나 연계해 각각의 특성에 맞는 균형 잡힌 발전을 추구한다. 하지만 지역 간의 균형 발전은 쉽지 않다. 우리대학 행정학과 권영주 교수는 “지역 간 완전한 균형 발전은 유토피아적일 수도 있다. 지리적인 공간은 장소에 따라 그 자연 환경이 달라 경제적 가치가 불균등하게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리적, 행·재정적 개입으로 인해 불균형이 심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지역 간의 격차가 지나치면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1960년대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인구와 자원이 급격히 몰리기 시작했다. 경공업 개발과정에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해 정부는 인구가 많은 도시를 중심으로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서울에 자본이 집중됐다. 이후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에서 나타나듯 취업이나 교육을 목적으로 서울로 몰려가는 사람이 계속해서 늘어났다. 현재 한국은 수도권에 각종 자원이 집중돼있다. 수도권은 지난 10년간 도쿄와 런던, 파리 등을 넘어 세계 최고의 과밀 대도시권으로 성장했다. ‘The 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에 의하면 2016년 기준으로 한국 GDP의 47.4%, 전체 인구의 48.8%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도권에 사람들이 과도히 몰리자 정부는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에 대학과 공장의 증설을 억제하는 각종 규제를 시행했다. 이에 지방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일자리는 수도권에 몰려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2015년 한해 동안 자사에 올라온 기업들의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일자리 공고가 전체의 40.9%를 차지했다. 인천과 경기를 합치면 전체 일자리 공고 중 73.3%가 수도권의 일자리 공고다. 결국 지방의 인재들은 대학 진학 혹은 취직을 목적으로 서울로 떠나게 된다.

수도권에 자원이 집중되면서 지방도시들은 쇠퇴하고 있다. 지방의 인구와 소득은 점차 줄고 있다. 2000년부터 2015년 사이 총인구 중 지방에 거주하는 20~59세의 인구 비중은 꾸준히 줄어 52.2%에서 48.8%로 떨어졌다. 개인 총처분가능소득 비중 역시 같은 기간 49.9%에서 47.9%로 감소했다. 시간이 흘러 탈산업화로 산업구조조정이 진행되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발전한 지방은 더욱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 우리대학 도시행정학과 서순탁 교수는 “제조업이 흔들리면 제조업에 뿌리를 두고 있는 지방도시가 더 어려워진다. 미래에는 지방도시가 더 위기”라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첨단산업화를 시작하고 있어서 탈산업화가 진행되더라도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만 지방도시는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직격탄을 맞는다”고 말했다.

   
 
지방과 서울은 운명공동체

지방의 쇠퇴는 서울의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에서의 연구는 이를 보여준다. 일본 창성회의 좌장을 맡은 마스다 히로야의 저서 『지방소멸』은 일본의 수도인 도쿄로 사람들이 모이는 ‘인구의 블랙홀 현상’을 경고한다. 도쿄 등의 대도시는 생활비용이 높아 출산율이 낮지만 지방에서 젊은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규모를 조금씩 키워왔다. 반면 지방의 경우 젊은 사람들이 대도시로 이동하면서 고령화가 급격하게 이뤄진다. 급격한 고령화의 결과로 지방이 소멸하면 도쿄 역시 소멸하게 된다. 도쿄는 지방에서의 인구 유입으로 규모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한국고용노동원의 이상호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지방소멸에 관한 7가지 분석’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지방소멸로 한국이 가는 길은 결코 일본과 다르지 않다’고 경고했다.

결국 국가가 망하지 않으려면 지방과 수도권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지역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대학 도시행정학과 최근희 교수는 “기본적인 차이의 원인은 권력집중이다. 권력이 중앙정부에 집중이 돼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존재하는 한 지방과 수도권 간의 차이가 완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수도를 옮기는 것은 곧 중앙의 권력이 지방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공립대 특성화를 포함한 국·공립대 통합으로 지방을 활성화하는 것도 인구 분산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립구도로 지역격차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전까지는 지역격차를 줄이기 위해 수도권에 규제를 강화해 지방으로 투자를 유도했다. 과거 선진국에서도 지역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국의 수도권과 유사한 영국의 런던권 등의 번성 지역을 규제했다. 하지만 번성 지역을 규제하자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지방이라는 입지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자본이 외부로 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파리는 1980년대에 동경은 2000년대에 규제를 풀었다. 서 교수는 “한국은 아직도 수도권에는 매를 들고 비수도권에는 사탕을 주는 이분법적 접근을 한다. 하지만 수도권이라는 경제권은 중국이나 일본의 대도시권과 경쟁을 해야 한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구분이라는 이분법적 접근보다 상생발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수도권도 발전하게 하고 다만 그 과정에서 나온 이윤이 있으면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큰 틀을 짜야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서울과 지역의 상생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글_ 최진렬 기자 fufwlschl@uos.ac.kr
삽화_ 김도윤 기자 ehdbs782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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