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정부 동안 우리 서민들을 괴롭혔던 미친 전세 또는 미친 월세, 이런 높은 주택임대료 부담에서 서민들이, 우리 젊은 사람들이 해방되기 위해서 부동산가격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친 전세, 미친 월세’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청년 주거불안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청년들은 큰 주거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현 정부의 해결책이 우리에게 닿기 전에, 열악한 현 상황을 살펴보자.

 
우리대학의 작년 기숙사 수용률은 8.14%다. 예정대로 내년 2학기까지 증축공사가 끝난다면 10.15%가 된다. 증축공사가 완료되더라도 여전히 기숙사 수용률은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많은 학생이 기숙사에서 살지 못하고 자취를 선택해 학교 후문과 쪽문 부근에 ‘원룸촌’이 형성됐다. 우리대학 후문 근처에 위치한 강남부동산의 백남욱(63) 씨에 따르면 우리대학 근처 신축 원룸의 평균 가격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5만원이다. 4~5년 전 지어진 건물의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이 평균 가격이다. 우리대학 기숙사에 떨어져 자취하게 된 최한별(조경 17) 씨는 “한 달에 월세와 전기세 등을 포함해 약 50만원이 든다”며 “높은 비용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자취생들의 높은 주거비 부담은 우리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내 위치한 대학 중 일부를 꼽아 각 학교 근처의 공인중개사를 통해 대학 주변 원룸시세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한양대, 고려대 등 총 8개 대학의 신축 원룸 평균 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약 60만원이었다. 각 대학 중 특히 평균 원룸시세가 높았던 동국대 신축 원룸의 평균 원룸 가격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5만원을 웃돌았다.

 
한편 기숙사 수용률은 비교적 높지만, 기숙사비가 높아 고통을 받는 대학생들도 있다. 지난 2005년, 당시 교육부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개정해 민간 기업이 대학 내 부지에 기숙사를 지을 수 있도록 했다. 기숙사를 지을 자본이 없는 대학교는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할 수 있어 좋고, 기업은 기숙사비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민자 기숙사는 안정적인 수요층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높은 기숙사비를 요구했다.

건국대는 작년 기준 기숙사 수용률이 19.2%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이 대학에 재학 중인 A군은 1학년 때 자대 내 기숙사에 거주했다. 하지만 그는 한 학기에 약 120만원에 달하는 기숙사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그곳을 나와야 했다. A군은 “기숙사비가 좀 더 적었다면 기숙사를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높은 기숙사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작년 기준 건국대의 2인실 기숙사 한 달 비용은 38만 2000원, 1인실 기숙사는 58만 5000원에 달했다.

기숙사비가 높은 학교는 건국대뿐만이 아니다. 작년 기준 연세대의 1인실 기숙사비는 한 달에 65만 5000원, 2인실 기숙사비는 44만 3000원이었다. 또 고려대의 1인실 기숙사비는 한 달에 59만 5000원, 2인실 기숙사비는 38만 7000원에 달했다.
이러한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행복 기숙사, 청년 주거정책 등의 방안이 마련돼 있지만 그마저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글_ 성은솔 기자 819qns@uos.ac.kr
삽화_ 김도윤 기자 ehdbs782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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