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택시운전사’가 흥행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도 다시 광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도 그동안 잊고 지냈던 광주에 다녀왔다. 37년 전 시민과 국가권력이 맞부딪혔던 장소를 되짚고, 국가의 폭력에 대항해 거리에 나왔던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광주의 아픔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5·18 사적지를 돌아보는 버스투어가 끝날 때쯤 가이드가 말했다. “5·18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부디 광주의 그날을 잊지 말아주길 바랍니다.”

5·18은 정말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언론보도를 통해 당시 군부정권이 시민군에 대한 헬기 사격과 전투기 무장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치권도 나섰다. 국회에서는 ‘5·18 민주화 운동 관련 진상조사 특별법’을 발의해 광주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1일 특별조사위원회를 출범했다. 특별조사위원회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정권의 헬기 사격 명령에 대한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군인이 무장한 헬기와 수류탄을 실은 전투기를 대동해 시민을 상대하려고 했다.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그런 국가가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명분으로 총을 겨누고, 수천 개의 폭탄을 준비했다니...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순간 더 이상 국가의 의미는 없다.

그날로부터 37년이 흘렀지만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에 대한 보상과 책임자에 대한 사법적 처벌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날의 광주를 잊어서는 안된다. 과거에 국가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그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통해 지워지지 못한 광주의 아픔이 달래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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