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학생상담센터

문을 열자 ‘딸랑’소리가 났다. 정적을 깨는 종소리 너머로 학생상담센터의 내부가 보였다. ‘나를 사랑하게 되는 곳’ 학교 홈페이지에서 본 학생상담센터의 슬로건이 떠올랐다. 상담을 받고 나면 정말로 나를 사랑하게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됐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됐다. 제대로 된 상담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상담은 어떠한 문제가 있는 사람만 받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인지 지금까지는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또 상담을 받아보고 싶어도 어떻게 신청해야하는지 몰랐다. 지금까지 해본 상담이라고는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다였는데, 막상 상담센터에서 전문상담사에게 상담을 받으려니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상담을 받기 위해 먼저 메일을 통해 상담을 신청한다. 그 후 상담 시간을 정해 학생상담센터를 방문했다. 꼭 메일을 통하지 않고서도 학교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다. 물론 직접 방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담 유형은 심리상담사와 일대일 면담형식으로 진행되는 개인상담, 같은 문제나 주제로 고민하는 학우들이 모여 함께 하는 집단상담, 성격/진로/학습능력 등을 탐색하는 심리검사, 등으로 분류된다. 상담센터 입구에 있는 데스크에서 대인관계 등의 구체적인 상담 희망 내용을 작성하고 안내에 따라 상담실로 들어갔다.

▲ 상담센터를 찾은 학생들은 쇼파에 앉아 차를 마시며 마음 편히 상담을 기다릴 수 있다.
▲ 상담실 내부는 외부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상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이 조성돼있다.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과의 대면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을 때 상담사가 상담을 시작했고 곧 마법에 걸린 듯 나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나가게 되었다. 처음 사람을 만나게 되었을 때 마음을 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을 때 마음속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상담사는 “그것에 대한 본인의 느낌을 말해 보라”며 계속해서 감정을 이끌어냈다. 상담사가 대부분의 질문을 던졌지만 문제에 대한 해답은 모두 스스로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것만 같아 그 점이 무척 신기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상담센터를 나오자 들어갈 때의 흥분감은 사라지고 오히려 차분한 상태가 됐다. 그동안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에 대해 여러 가지 것들이 정돈된 기분이었다. 마치 서랍 속에 넣어둔 잊고 있던 소중한 물건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차곡차곡 정리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물론 상담 한 번으로 쉽게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고민도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상담을 통해서 느낀 점은 상담은 ‘대단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가끔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거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언제든 상담소를 찾으면 되는 것이다. 언제나 열려있는 우리대학 학생상담센터를 방문해보자. 새로운 분위기에서 ‘나를 사랑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글_ 고은미 수습기자 dmsal3015@uos.ac.kr
사진_ 서지원 기자 sjw_1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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