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편의 작품 가운데 어느 쪽을 당선작으로 정할 것인가라는 물음 앞에서 심사자는 한동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결국 「흐노니, 흐노니」를 선택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마술’이라는 모티프를 적절하게 도입하여 활용함으로써 작품에 좀더 입체적인 면모를 부여한 점과 사건 전개의 과정에서 반전의 기법이 여러 차례 능숙하게 구사된 점을 높이 평가한 결과입니다.
「흐노니, 흐노니」와 「괴물 쥐」 이외에 각별히 주목될 만하다고 판단된 또 다른 작품으로는 「피사체를 위하여」와 「보도블록」이 있습니다. 우연의 소치이겠지만 이 두 작품에도 금방 인지되는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할아버지-아버지-딸 혹은 아버지-아들이라는 가족관계 속에서 발견되는 연속성과 연대성에 대한 관심, 그런 관심에 바탕을 둔 따뜻한 인간관, 도시문명과 자연의 관련양상에 대한 섬세하고도 견실한 사유 등등이 그 공통점입니다. 이런 특징들을 잘 살려 나가면서 그 위에 좀더 날카로운 현실인식과 보다 세련된 창작기법을 추가한다면 두 작품의 작자 모두 장래를 기대해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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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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