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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문 심사평
류순태(국어국문학과 교수)  |  press@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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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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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서울시립대문화상 시 부분의 응모작들이 많았습니다. 작품들에 담겨져 있는 학생들의 눈길이 매우 공감적이고 따뜻하여 심사자의 마음 또한 훈훈해졌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그런 따뜻한 눈길이 혹 예년의 수상작들을 모범으로 여기면서 그 작품들의 특성을 모방하거나 예년의 심사평에 지나치게 얽매인 결과는 아닐까 하는 아쉬움과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 부문의 본심에서는 대상을 대하는 공감적인 눈길뿐만이 아니라 대상의 새로운 면모를 비춰내 주는 눈길에도 주목하여 그런 아쉬움과 걱정을 떨쳐내고자 하였습니다.

본심에 오른 작품들 중에서 심사자의 눈길을 끄는 작품들은 「이사」, 「불어나는 태양」, 「갯벌 속으로」, 「502호에게」, 「집」, 「구부러진 슬픔」 등 십여 편이었습니다. 이들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그 상상력이 공감적인 것이면서도 또한 참신한 것이었습니다. 이들 중에서 당선작을 선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특히 당선작과 우수작을 가르는 일이 어려웠는데, 「이사」와 「불어나는 태양」이 심사자의 손에 끝까지 남았던 작품들이었습니다.

「이사」는 일상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사’를 소재로 하여 거주와 아버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현실적이면서도 동화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잘 형상화 낸 작품이었습니다. ‘자개장’을 옮기는 일에 초점을 맞춰 아들과 아버지의 미묘한 관계를 대립적이면서도 협조적인 관계로 포착해 낸 눈이 특히 참신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문을 나가려 점점 낮아지네 / 나에게로 쏠리는 무게를 견디며 / 나도 아버지에게 맞춰본다”라는 마지막 대목은 특히 그러하였습니다. 이에 비해 「불어나는 태양」은 ‘할머니’가 시래기를 다듬는 장면을 매우 아름답게 형상화하여 시가 지닌 울림을 잘 담아낸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봄볕을 헹구고 있다’, ‘오후의 풍경을 휘휘 젓고 있는’, ‘붉게 풀어지며 몸을 불리고 있다’ 등에서 드러나는 언어 감각이, 익숙해 보이는 대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언어로 형상화해 내는 감각이 돋보였습니다.

고심 끝에 심사자는 「이사」를 이번 서울시립대문화상 시 부문 당선작으로, 「불어나는 태양」을 우수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당선작이 지닌 문제의식과 그 문제의식을 시로 형상화해 내는 능력에 좀 더 많은 점수를 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외에도 「갯벌 속으로」와 「502호에게」를 가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당선자를 비롯한 수상자들에게는 축하를, 수상하지 못한 많은 응모자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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