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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도시의 미래는 어떤 모습??<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김수빈 기자  |  vincent080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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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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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엔날레 입장 티켓
   
▲ 이 영상 역시 ‘서울 잘라보기’ 전시의 일환이다. 영상 속 사람들은 지상을 걸어다니기도, 지하층으로 내려가기도, 높은 건물에 올라가기도 하면서 다양한 지층을 누비는 모습을 보여준다.
건축가들과 도시 전문가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2일 개최된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이하 비엔날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도시와 건축에 대한 비엔날레가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50여개의 도시와 40여개의 대학 등이 이번 비엔날레에 참여해 세계 도시들이 직면한 환경·사회·문화적 도시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논의한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는 ‘공유도시’를 키워드로 도시가 자원과 공간을 어떻게 공유하는지, 도시화·기후변화·사회통합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한 ‘도시전’ 전시가 열리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전시된 작품 중 가장 흥미로웠던 전시 4개를 꼽아봤다.

서울 잘라보기

   
▲ ‘서울 잘라보기’ 전시물의 모습. 63빌딩, 남산타워, 한강다리, 산지 등 다양한 높낮이의 서울 건축물을 단면으로 잘라 시각화했다.
서울은 한국에서 인구밀도가 제일 높은 도시다. 한국 인구의 약 20%가 거주하고 있지만 면적은 남한 국토의 0.57%에 불과하다. 게다가 서울 면적의 38.7%가 자연녹지지역이기 때문에 개발할 수 있는 평지가 적다는 제약조건까지 갖고 있다. 서울은 제한된 면적 안에서 밀도 높게 개발될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구릉과 산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도시를 확장했다. ‘서울 잘라보기’는 1960년 산업화 시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서울이 얼마나 높고, 깊어졌는지에 대한 전시다. ‘잘라보기’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서울의 지층을 단면으로 잘라 분석한다.

이 전시에서 제시하는 서울의 지층은 크게 △지하철, 지하보도 등의 지하층 △건물들이 밀도 높고 빽빽하게 들어서있는 지상층 △고가도로와 높은 건물 등의 공중가로층 △개발에 의해 밀려난 사람들이 만든 달동네 등의 산지층 등 네 가지로 나뉜다. 도시개발 과정에서 생겨난 이런 다양한 지층들이 서울에 긍정적인 변화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한강변의 고가도로는 시민들이 강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고가도로의 그림자와 소음은 공간의 질을 저하시켰다. 산지층은 고층화와 재개발에 의해 공공의 영역에서 밀려났다. 불편한 대중교통과 산을 우회하는 경사도로는 산지층을 평지의 도심에서 누릴 수 있는 공공서비스로부터 분리시켰고 소외감과 심리적 경계를 만들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개발이 도시발전에 더이상 효과적이지 않게 됐다. 인구변화가 안정되고 경제상황이 변화됐기 때문이다. 오늘날 서울의 도시정책은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 잘라보기’는 서울을 경계와 단면으로 바라본 관점에서 도시정책을 세워야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서울의 동서를 단절시켰던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자 공원로 ‘서울로7017’로 재탄생시킨 것은 사람들에게 남산 경관을 돌려주고 지상층과 고가층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도시개발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서울 잘라보기’는 평면 위주의 개발 대신 서울의 지형을 고려해 도시 전체의 면을 다루는 형식의 새로운 도시계획을 제안한다.

멕시코시티의 도시실험

   
▲ 멕시코시티의 도시실험실 모습. 색깔 끈으로 자신에게 해당하는 선택지의 기둥을 이으면 자신이 원하는 도시의 결과를 볼 수 있다. 전시가 끝난 후 사람들의 응답 결과는 멕시코시티에 전달될 예정이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의 시정부는 흥미로운 실험을 기획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도시’ 전시를 통해 비엔날레를 찾은 관객들이 직접 자신의 원하는 도시의 모습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벽에는 관람객의 성별, 연령, 원하는 도시의 모습, 도시가 가진 가장 큰 문제 등을 묻는 질문들이 적혀있다. 그 밑으로는 문제에 대한 객관식 선택지가 적힌 작은 기둥이 박혀있다. 관객들은 색깔 끈을 가지고 자신에게 해당하는 선택지를 직접 이으면 된다. 예를 들어 20대의 여성 관람객이 환경문제가 심각한 도시에 살고 있다면 첫 번째 ‘여성’ 기둥에 끈을 묶고, 이어 ‘20대’ 기둥을 거쳐 ‘환경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기둥으로 끈을 이어가는 식이다.

이러한 도시 실험실은 멕시코시티 시 정부와 시장의 주도로 진행된다. 멕시코시티는 도시의 창의성, 이동성, 협치, 공공장소 등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멕시코시티는 이 전시를 통해서 정부의 도시개발에 시민들의 상상력이 개입되기를, 또한 서울과 멕시코시티라는 다른 문화 간의 원하는 도시의 모습이 대비되기를 기대한다. 전시가 끝난 후에 도시 실험실의 관객 참여 결과는 멕시코시티의 도시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중국의 유령도시들

   
▲ 중국의 유령도시를 표시한 지도. 터치스크린으로 서비스 돼 관객들은 중국 전체의 모습을 보기도, 확대해서 한 유령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지난 20년간의 급격한 성장 이후에 중국의 도시 곳곳에는 ‘유령도시’가 등장했다. 살던 사람들이 떠나거나 버려진 도시가 아니다. 과도한 부동산 개발과 투기의 결과로 과잉 공급된 주택들에 아무도 입주하지 않아 텅 빈 채 남겨진 곳들이다. 중국의 유령도시들은 정부의 물량 위주 주택 공급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유령도시에 대한 연구와 정보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에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의 도시정보디자인연구소에서는 중국의 유령도시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SNS를 이용했다. 바이두 등의 중국 SNS와 웹사이트에 올라온 공실 지역과 활용도가 낮은 지역의 정보를 찾아내 식당, 병원, 학교 등 주변의 생활 편의시설의 유무를 알아본 것이다. 이렇게 주거지역과 편의·공공시설 간의 거리와 도시의 인구수를 분석한 지표를 이용해 ‘유령도시 맵’을 만들었다. 이렇게 최초로 만들어진 중국의 유령도시 지도는 도시계획과 개발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정부는 이 지도를 이용해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거나 생활 편의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있는 지역을 알아볼 수 있다. 학자들과 부동산 업자들은 중국의 부동산시장을 파악해 시장의 위험성을 예측하거나 더 나은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터치스크린 모니터에 띄워진 유령도시 지도뿐만 아니라 드론으로 촬영한 실제 중국 유령도시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항공에서 찍은 텅 빈 도시는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데이터 분석의 결과와 실제 현장을 담은 시각자료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전시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유령도시의 심각성을 느끼도록 만든다.

요하네스버그의 경계와 연결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의 상공업 도시, 요하네스버그가 위치한 가우텡지역은 남아공과 아프리카 대륙의 경제적 중심지로 떠올랐다. 남아프리카 전역에서 수많은 이주민이 모여들었고 때문에 다양한 인구의 연결지점이 됐다. 그러나 국제이주민, 망명 신청인, 난민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지역에 모이면서 외국인 혐오 범죄가 발생하기도 하면서 사회통합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남아공의 인종 다양성과 사회통합이 최근에 떠오른 이슈만은 아니다. 과거 남아공 도시들은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이하 아파르트헤이트)에 따라 인종별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두는 등 경제적·지리적·사회적 인종분리를 시도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공의 특수한 역사지만 도시의 불평등과 통합 문제는 세계의 모든 도시들이 가진 문제이기도 하다.

‘요하네스버그의 경계와 연결’ 전시는 가우텡지역의 경계와 연결에 주목한다. 과거 특정 인종이 격리됐던 시대부터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선 후 통합이 일어나던 때, 그리고 더욱 다양한 사람들이 도시를 이루는 현재까지. 이 전시를 통해 관객들은 가우텡지역의 공간, 자원의 흐름, 제도의 변화를 짚어보면서 도시의 경계가 무너지거나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시장에게 보내는 편지: 서울+평양’ 전시의 모습. 도시·건축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자신이 그리는 도시와 건축의 미래를 도시정책의 결정자인 시장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의 전시다.


글_ 김수빈 기자 vincent0805@uos.ac.kr
사진_ 김준수 기자 blueocean61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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