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기획

 서울시립대신문은 지난 709호에서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의 개념과 작동원리에 대해 살펴봤다. 이번호에서는 가상화폐의 실제 사용과 보관 방법을 알아본다. 이어 서울시립대신문 기자의 비트코인 구매·결제 체험기를 통해 화폐로써의 비트코인이 놓인 현실을 알아보자. 마지막으로, 취재 과정에서 이야기를 나눠본 비트코인 관련자들의 이야기도 함께 살펴보자. -편집자주-

 
비트코인은 상품가치를 갖고 있는 화폐다. 비트코인의 물량은 일정하게, 채굴자들이 거래를 ‘기록’하는데 성공할 때마다 공급된다. 일반 사용자가 채굴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구하기 위해서는 ‘구매’가 필요하다. 이미 비트코인을 소유한 사람에게 돈을 주고 사야하는 것이다. 이는 ‘원’을 ‘달러’로 환전하는 것과 비슷하다.

국내에는 여러 온라인 비트코인 거래소가 있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거래소에 가입한 후 가상계좌를 만든다. 그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거래소에서 입금을 확인하고 비트코인을 지급해준다. 많은 거래소는 편의를 이유로 개인의 지갑을 관리해준다. 이는 ‘개인’만이 자신의 지갑을 갖고 그것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금융 보안성을 높인 비트코인의 특성에 반하는 셈이다. 또한 거래소는 거래를 할 때마다 소액결제를 하기에 적지 않은 수수료를 요구한다. 투자의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사고 파는 입장이 아니라 자신의 돈을 보관해두고 소소하게 사용해보려는 이들에게 거래소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온라인 거래소 이외에 오프라인 거래소나 ATM을 이용할 수 있다. 비트코인 거래에 필요한 정보는 모두 ‘코드’이기 때문에 QR 코드로 쉽게 바꿀 수 있다. 다시 말해 휴대폰에 ‘지갑’ 프로그램을 설치해두고 QR 코드를 찍는 것만으로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돈을 받아가는 쪽이 자신의 계좌 정보와 받고자 하는 금액을 QR 코드로 제공하고 돈을 주는 쪽이 그 QR 코드를 찍은 후 거래를 승인한다. 오프라인 거래소에는 비트코인과 실제 돈을 교환해주는 ‘은행원’이 있다. 비트코인을 사고자 할 때 ‘원’과 같은 돈을 주면 은행원이 현재 환율을 보여주며 그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의 양을 제시한다. 그 양에 동의하는 구매자는 자신의 계좌번호를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돈을 넣고 자신의 계좌 정보가 담긴 QR 코드를 ATM에 스캔시키면 비트코인이 계좌로 지급된다. 거래의 취소는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쪽이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거래의 안정성이 보장된다. 이 방법은 보통 거래소보다 수수료가 적고 돈을 쓸 때마다 수수료가 들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이용하기 적합하다.

▲ 인터넷 사이트 '코인맵'은 비트코인을 받은 적이 있는 업소들을 지도상에 보여준다. 하지만 서울의 많은 업소들은 이미 유령 업소가 돼버렸다.
이렇게 구매한 비트코인은 자신의 계좌 코드만 잊지 않는다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구매 거래 기록이 전세계의 컴퓨터에 차곡차곡 저장되기 때문이다. ‘지갑’을 설치하고 자신의 계좌 코드를 넣기만 하면 어느 기기로든 계좌를 사용할 수 있다. 송금을 위해서는 비밀번호가 필요한데 비밀번호를 기기에 저장해놓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밀번호를 저장해둔 기기를 통째로 잃어버리면 계좌의 돈을 쓸 수 없게 된다.

비트코인 개발자들이 권장하는 ‘거액의 비트코인’ 보관법은 바로 ‘콜드 캐쉬’다. 이 ‘차가운 돈’은 디지털상으로 표시되는 것이 아닌, ‘종이에 인쇄된 돈’을 의미한다. 개발자들은 비트코인 계좌의 거래내역과 암호를 함께 인쇄해 금고 등에 보관하라고 말한다. 인쇄된 비트코인은 안전하게 보관될 뿐만 아니라 암호를 잊어버려도 지폐를 스캔하기만 하면 언제든 비트코인을 쓸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 또는 QR 코드 생성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자신의 계좌와 암호를 이미지로 만들어 인쇄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 QR 코드 생성을 이유로 암호를 요구한 후 그 암호를 가로채가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차가운 돈’을 만들어 이미지로 만든 계좌 코드와 비밀번호를 인쇄할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서 이미지를 만들 경우 신뢰할 수 있는 사이트를 이용해야 안전하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아직 실험단계로 일상의 화폐로써 흔히 쓰이지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를 자유롭게 사용할 만큼 활성화된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가상화폐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나 이해, 관련된 법적 제도도 미흡하다. 하지만 새로운 화폐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가상화폐라는 흥미로운 실험에 한번쯤 동참해보면 어떨까.

 

서지원 기자 sjw_1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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