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기 독자위원회 _ 제709호를 읽고

요즘 들어 부쩍 답답한 일이 잦다. 일이 해결되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짓누르는 일들은 쌓여만 간다. 답답한 현실이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란 게 쉽게 해결될 수 없는 것이지만, 언젠가의 사이다는 늘 간절하다.

저번 호가 예고했던 대로, 제709호에서는 총학생회 공약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다. 신문의 평가는 생각보다 후한 편이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주요 공약 달성을 앞세워 나머지는 2학기에 이행하겠다고만 말해서는 안 된다. 이전 학생회들의 공약과 실패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첫째, 수업 선택권의 확대. 이미 수년째 “전임교원 확충 문제” 때문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학기는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수강인원도 줄였다. 둘째, 공간 확보 문제. 이 역시 “현실적으로 공간의 추가 확보는 불가”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있다. 마찬가지로 수년째 듣는 이야기다. 셋째는 학교 행정 관련 공약. 교내 근로 선발의 투명화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결과보고도 없다. “목소리를 모으겠다. 역할을 하겠다.”가 아니라 시간을 두고 나아갈 계획이 있어야 한다.

보도면에서 다룬 감사위원회 독립의 효용성도 걱정이다. 앞으로 학부·과 학생회비에 대한 감사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특별감사 사례를 보건대, 일반학생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까지 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계속 지켜봐야겠다.

이번 호에서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2면 강철규 명예교수의 더민주 평가위 위원장 임명 기사에 대한 지면이 불필요하게 컸다. 그리고 팩트추적에서 “특수학교를 설립하면 치안이 불안해진다.”라는 항목을 체크하면서 치안 불안의 이유를 “장애인의 범죄”로 한정 지었기 때문에 명확한 팩트체크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이를 제외하고는 다채로운 기사가 많아서 좋았다. 작성하느라 많이 고생하셨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새활용플라자>, <비트코인 기획>은 유독 눈에 띄었다. 서지원 기자의 <어제의 기억 오늘의 원동력>은 좋은 울림을 주었다.
 

 

이승진(국사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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