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국어원은 원래 형용사였던 ‘잘생기다’를 동사로 바꿨다. 이를 취재하기 위해 국립국어원을 찾아 연구사와 인터뷰를 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두 시간 정도 나눈 인터뷰가 너무 재밌어서 오랜만에 ‘기자’가 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계속해서 연구사의 하소연이 떠올랐다. 사회성을 반영하면서도 현재 언어체계와 괴리가 없는 ‘표준어’를 만드는 것은 녹록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어떤 표준이던 그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표준은 모두가 참조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이로움을 주는 유일한 어떤 것이다. 이러한 표준이 흔들리게 되면 표준을 따르던 모든 것이 흔들리기 때문에 표준은 안정돼야 한다. 계속해서 요동치는 표준은 아무도 믿지 않고 기댈 수도 없는 비표준이 돼버릴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표준은 모두를 이롭게 해야 하기에 그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듬어야 한다. ‘좋은 저울질’이 필요한 순간이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표준은 모두가 어떤 길을 선택할지에 대한 좋은 이정표가 된다.

표준을 정하고 표준이 되는 일은 비단 남의 일은 아닐 것이다. 작게는 각자 삶의 순간순간에서 선택과 결정이 필요할 때마다 자신만이 정한 표준을 따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크게는 사람들이 엮이면서 살아가는 여러 사회 속에서도 무질서를 피하기 위해 하나의 표준을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대학신문사 기자로서 하나의 소망을 갖고 있다. 서울시립대신문이 그 역할을 다하며 자연스럽게, 학우들 사이에서 하나의 좋은 표준이 되고 그렇게 남아있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기자 중 한 명인 나부터 좋은 표준을 따라야겠다.


서지원 기자 sjw_1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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