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기 독자위원회 _ 제710호를 읽고

기존의 관습과 문화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기존 구성원은 이미 익숙한 눈을 가지고 있고, 조직이 가진 틀을 깨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반면 새 구성원은 다른 눈을 가지고 있다. 차이가 적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대개 곧 익숙해진다. 문제없이 녹아드는 것,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이 없다면 결코 나아갈 수도 없다.

최근 우리 대학만 해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후배들을 집합시켜 혼내는 문화, 신입생만 장기자랑 부담을 져야 하는 문화, 과도한 음주를 추억이라며 강요하는 문화. 그것은 문화를 공유하던 사람에게는 당연한 것이었다. 이런 문화들은 새 구성원, 또는 새로운 시각의 영향을 받은 기존 구성원의 목소리에 의해 알려질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것을 말도 안 되는 과거의 악습일 뿐이라고 말한다. 결국 새로운 시각은 새로운 문화와 제도를 낳는다.

서론이 생각보다 길었던 것은 이번호 보도 면과 관련이 깊다. 보도 면에서는 특별조사위원회 관련 세칙 제정, 감사위 독립, 평생교육원 재학생 운영위원 지정 반려, 학생회비 배분 세칙 개정 등 제도의 변화를 세세하게 담아주었다. 그만큼 학교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전전컴 학생회비 사용에 대한 논란도 그런 변화 중 하나다. 생각지도 못했던 변화일 수도 있지만, 낡은 제도가 그만큼 많은 것이다. 앞으로도 신문은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야 하고, 우리는 그 변화를 캐치하고 나아가야 한다.

인터뷰 면에서는 웹 정은주 점장과의 만남을 다뤘다. WEB의 이름이 나온 것부터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들까지. 작은 울림이 있는 기사여서 좋았다. 기자들의 정주행 특집도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소개해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들, 웹툰 마스크 걸을 알게 되어 보게 되었다. 문학 비평 면에서는 『82년생 김지영』을 깊이 있게 분석해주었다. 많은 노력이 글이라는 틀 안에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는 게 느껴진다. 꼭 읽어 보기를 바란다.

이승진 (국사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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