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
여론사설
진짜 문제를 바라봐야
서울시립대신문  |  press@uos.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2.1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낙태죄 폐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요즘이다. 청와대는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통해 낙태죄 개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임신중절에 반대해온 종교계 등은 즉각 반발했다. 임신중절을 허용하면 무분별한 임신중절이 횡행하고 우리사회의 생명윤리가 무너진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과연 우리사회는 지금껏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여겨 왔는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해야할 소중한 가치라고 규정하면서도 모자보건법에는 장애와 질병을 가진 사람을 차별하는 조항이 버젓이 포함돼있다. 정부는 인구정책에 따라 임신중절에 대한 입장을 자주 바꿔왔다. 산아제한정책이 추진됐던 때에는 임신중절수술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그리고 이제 저출산 국가가 됐으니 아이를 많이 낳으란다. 국가가 필요할 때, 필요한 종류의 사람만을 태어나도록 만드는 것은 과연 생명윤리에 적합한 일인가.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여성단체들의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라는 슬로건은 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사회가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지 않은 사회가 돼버린 잘못은 누구에게 있나.

한국 사회에서 임신중절은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로 쭉 범죄였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낙태죄에 반기를 드는 것은 금기였다. 하지만 이제 생명윤리에 대한 설교를 반복하는 대신 우리사회가 마주한 문제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임신중절의 근본적인 이유는 생명을 경시하는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체계적인 피임교육의 부재와 출산과 양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여성에게만 임신과 출산의 책임을 묻는 현행법은 바뀌어야 한다. 청와대가 먼저 공론의 장을 만들겠다고 나선 만큼 현행법의 합리적인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
 

<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서울시립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문재인 후보의 당선은 선거사의 기록”
2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미세먼지
3
‘아차’ 싶은 혐오표현, ‘으라차차’ 뒤집자
4
장애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5
시설과와 노동자 벌어지는 간극
6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탈진실’의 시대
7
여전히 ‘휘청’거리는 아르바이트 환경
8
사람을 닮고 싶었던 번역기, NMT를 만나다
9
총학생회 주관 몰래카메라 불시 순찰
10
문재인, 청년大고용시대 열까
사진기사 
62.3%의 외면, 구멍 뚫린 학생자치

62.3%의 외면, 구멍 뚫린 학생자치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된 총학생회 선거가 37.7%...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30-743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로 163 미디어관 3층 대학신문사  |  전화 : 02-6490-2494  |  FAX : 02-6490-2492
Copyright © 2013 서울시립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