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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문제를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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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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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요즘이다. 청와대는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을 통해 낙태죄 개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임신중절에 반대해온 종교계 등은 즉각 반발했다. 임신중절을 허용하면 무분별한 임신중절이 횡행하고 우리사회의 생명윤리가 무너진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과연 우리사회는 지금껏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여겨 왔는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해야할 소중한 가치라고 규정하면서도 모자보건법에는 장애와 질병을 가진 사람을 차별하는 조항이 버젓이 포함돼있다. 정부는 인구정책에 따라 임신중절에 대한 입장을 자주 바꿔왔다. 산아제한정책이 추진됐던 때에는 임신중절수술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그리고 이제 저출산 국가가 됐으니 아이를 많이 낳으란다. 국가가 필요할 때, 필요한 종류의 사람만을 태어나도록 만드는 것은 과연 생명윤리에 적합한 일인가.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여성단체들의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라는 슬로건은 틀린 말이 아니다. 우리사회가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지 않은 사회가 돼버린 잘못은 누구에게 있나.

한국 사회에서 임신중절은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로 쭉 범죄였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낙태죄에 반기를 드는 것은 금기였다. 하지만 이제 생명윤리에 대한 설교를 반복하는 대신 우리사회가 마주한 문제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임신중절의 근본적인 이유는 생명을 경시하는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체계적인 피임교육의 부재와 출산과 양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여성에게만 임신과 출산의 책임을 묻는 현행법은 바뀌어야 한다. 청와대가 먼저 공론의 장을 만들겠다고 나선 만큼 현행법의 합리적인 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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