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시립대신문 7면에서는 ‘미투운동’에 대해 다뤘다. 교수가 학생에게, 검사장이 평검사에게, 감독이 신인배우에게 자행해온 성폭력이 하나 둘 폭로되고 있다. 이처럼 성폭력은 수직 관계에서 나타난다. 이유는 간단하다. 권력자는 ‘이 사람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받아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용기를 내 권력자의 성폭력을 폭로하더라도 우리 사회는 그 원인을 피해자로부터 찾았다. 한샘 성폭행 피해자도 쫓기듯 퇴사했으며, 고소를 취하했다는 이유로 ‘꽃뱀’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우리대학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했다. 서울시립대신문 1면에서 다룬, 지난해 ‘학생회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리대학 커뮤니티에는 ‘피해자가 평소 어떤 언행을 하고 다녔는지’ 주장하는 댓글과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 폭력을 저지르고도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권력자’다. 사람은 평생 크고 작은 권력을 행사하며 살아가며 당신도 나도 ‘권력자’라는 이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미투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피해자가 더 이상 폭력에 침묵하지 않는다는 것을 권력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사람들이 자신이 권력자인지, 폭력을 행사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돌아보게 해야 한다.

미국 체조팀 주치의 나사르는 30년간 어린 체조선수와 여성들을 성추행·성폭행했다. 150명의 용감한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그중에서도 스티븐스의 증언이 기억에 남는다. “어린 여자아이들은 영원히 어리지 않다. 강력한 여성으로 변해 당신의 세계를 박살내러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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