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었나
고: 쇼트트랙에서 우리 선수들끼리 엉켜 넘어지는 장면을 보았는데 많이 아쉬웠다.
안: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나는 여자컬링경기가 인상 깊었다. 선수들이 협력하며 경기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사실 경기를 하다보면 실수도 하고 좋은 순위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고: 동감이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협력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 성적에 대해 너무 엄격한 것 같다. 실제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선수들이 넘어진 부분을 보면서 선수의 노력에 대한 인정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안: 노력에 비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결과만이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의식적으로 상기하면 좋을 것 같다. 올림픽 경기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더라도 충분히 인상적이고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메달 지상주의에 대한 기자들의 생각은
안: 경기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풍토가 메달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것 같다.
고: 하지만 메달을 기대하는 것은 국민의 자연스러운 마음인 것 같다. 자국 선수가 잘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들도 좋아하고 실수하면 같이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당연한 것이다.
안: 그렇지만 메달을 따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아쉬운’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문제를 야기하지 않나 싶다. 모두들 열심히 노력한 결과일 것인데 선수의 노력의 정도를 잘 알지 못하는 타인이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고: 선수를 국가의 얼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에 대해서는 격려를 해주는 것이 맞다. 그러나 선수의 고의적 반칙이나 실언과 같은 행동은 충분히 국민의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스포츠맨십 상실로 인한 논란도 있었는데
안: 이번 올림픽에서 스포츠맨십을 볼 수 없는 선수들의 플레이가 큰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실제로 한 네티즌이 ‘선수 자격 박탈’ 청원을 하여 국민 30만명 이상이 서명을 했다.
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선수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국가대표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면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
안: 그래도 자격 박탈은 심한 것 같다. 상상 이상의 노력을 기울였을 선수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처사다. 다른 제제의 수단을 찾아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고: 국민 청원 동의자가 30만명이 넘었으니 이제 국가의 공식적인 답변이 나올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동의자가 많은 것을 보면 국민들의 분노와 공감이 얼마나 강했는지 짐작이 된다.
안: 비교 대상으로 프랑스 국가대표 선수가 ‘오직 나를 위해 경기를 했다’ 라는 뉘앙스로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바로 남은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프랑스로 돌려보내졌다는 소식이 있었다.
고: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는 언행으로 프랑스 국가대표팀이 결정을 내린 것이다. 선수가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팀의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스포츠 정신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스포츠맨십을 실현할 수 있을까
안: 선수들이 훈련할 때 실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고: 그렇다. 아무리 실력이 좋고 잘하는 선수라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한다면 선수를 응원하는 국민으로서도 자랑스럽지 않을 것 같다.
안: 우리 스스로도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고 모든 선수들을 응원해주는 것도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고: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구조에 대한 개혁도 중요할 것 같다. 가령 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만 지원해주기보다 모든 선수들의 잠재력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안: 하지만 모든 종목의 많은 선수들을 모두 지원해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본인의 소명을 잊지 않으며 경기에 임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 올림픽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고: 올림픽이라는 대회 자체가 한사람의 노력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선수와 국민, 개인과 개인이 모여 서로 협력하고 조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정리_ 고은미 기자 dmsa13015@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