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
사회사회
최저임금 인상, 안정될 수 있을까
안효진 기자  |  nagil30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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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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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상승을 따라 계속해서 올라가던 최저임금이 올해, 천원가량의 큰 폭으로 상승했다. 경제·사회계에서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다양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서울시립대신문은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과 함께 이를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됐다. 이는 작년 6470원보다 16.4% 인상된 값으로 16년만에 최고의 인상폭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의 최종목적은 사람 중심의 더불어 사는 공동체다. 극심한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고 소득주도성장을 이루기 위한 정책인 것이다.

고용감소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이 시행된 1월 이후, 여러 논란이 발생했다. 고용감소는 최저임금 인상 시행 이전부터 가장 큰 문제점으로 거론돼왔다. 사용자측이 높은 부담으로 인해 노동에 대한 수요를 줄이게 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영세 사업장은 물론 기업, 대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근로시간 단축을 경험했다. 신세계·이마트는 올해부터 ‘주 35시간제’를 시행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크 라이프 밸런스’(Work-life-balance)를 목표로 근로시간을 줄인 것이다. 그러나 ‘주 35시간제’가 인상된 최저임금을 무력화하기 위한 제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급제로 일하는 대형마트 직원의 경우, 시급은 올랐지만 노동시간이 줄어 실질적 임금상승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형마트의 특성상 근무시간이 줄어도 업무총량은 동일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노동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이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기업이 고용을 감소시킨 경우다. 이외에도 일인당 담당구역을 확대해 경비 노동자를 줄이거나, 청소 노동자 자리를 아르바이트생으로 대체해 인원을 감축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기업·대학 등이 손해를 줄이기 위한 고용 감소를 단행하고 있는 반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고용을 줄이는 영세 자영업자들도 있다. 편의점의 경우,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사업자의 근로시간을 무리하게 늘리는 식의 고용감소가 이루어진다. 무급 가족 노동에 기대 사업을 유지해가는 것이다. 음식점의 경우에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무인주문기를 설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임금 근로자들의 소득수준을 높여 소비와 내수를 활성화하자는 목표를 수립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고,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고용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상된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지급해온, 수익성이 높은 업종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타격을 입지 않는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저임금 노동자를 다수 고용하는 업종은 대부분 30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에 집중돼 있다. 이들에게 인건비는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업종들은 상당수가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들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고용을 줄이는 것뿐이다. 뿐만 아니라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기업 등 자본 또한 고용감소를 단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은 원래 목적과는 다르게 일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가상승 우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물가상승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나기도 한다. 임금 인상으로 인한 사용자측의 손실을 상품의 가격 인상으로 메꾸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월 외식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8% 상승했다. 이는 23개월만에 최고치다. 실제로 최소 인력을 줄이는 것이 어려운 음식점 등의 자영업자들이 음식 값을 올리는 일이 일어났다. 다만 정부는 연초 가격 조정 경향과 과거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 이상 인상된 시기 외식물가 변동 등을 감안해 볼 때 전체적인 물가는 안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무력화 편법의 등장

인상된 임금을 최대한 적게 지급하기 위해 고용주체들은 갖가지 편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 인상 관련 실태 조사 결과 3개 기업 중 2개 기업 꼴로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기 위한 탈법적 행위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는 상여금을 월 분할 지급하는 방식이 있다. 상여금은 대체로 분기별·반기별로 지급되며 최저임금과 별도로 지급돼야한다. 일부 고용주체들은 이를 월 분할 지급으로 바꿔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방식을 사용했다. 겉으로는 월급이 인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받는 연간 임금은 그대로인 것이다.

두 번째로 복리후생적 임금을 폐지함으로써 임금을 적게 지급하는 방식이 있다. 교통비나 식대, 가족수당과 같은 복리후생적 성격의 수당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고용주체들이 이를 없애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러나 임금체계를 개편할 경우 적용대상 직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한다. 절차 없는 임금 항목의 폐지는 위법이다. 또한 휴게시간을 늘림으로써 임금을 줄이는 방법도 사용됐다. 이러한 경우, 업무량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아 형식적 휴게시간일 뿐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정부, 보완책으로서 영세업자 지원과 물가규제 나서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완책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자리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큰 소규모 영세업자들을 위한 임금보조금정책이다. 노동자를 30인 미만으로 고용하는 모든 사업주에게 해당되며 과세소득 5억원을 초과하는 초고득 사업주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중 월 보수액 190만원 미만으로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에게 노동자 1인당 월 13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그러나 장시간 근로하는 노동자의 경우, 낮은 임금에도 190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일자리안정자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또한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고용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한다. 저임금 노동자들 중 단기 아르바이트생 등은 고용보험 가입률이 매우 낮다. 이들은 고용보험에 대한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고용보험료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고용보험료를 지원해주는 두루누리사업이 추가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정부의 또 다른 보완책으로는 물가상승을 막기 위한 물가 조사와 규제가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조사와 규제가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로 한 인플레이션 심리 확산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규제는 불법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업체에 경고장을 날리는 등 물가 관리의 방식이다. 최저임금 인상 관련 편법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가 관련 실태를 조사 중이지만 관련한 뚜렷한 제도는 없는 실정이다.

해결책에 관한 다양한 입장

최저임금 인상 관련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이 존재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긍정적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정책의 실효성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양 노총은 노동시간 단축을 비롯해 인건비를 줄이려는 기업의 꼼수를 확실히 차단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영업자·영세상인의 삶을 어렵게 하는 근본 원인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높은 임대료에 있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 인상을 부정하기보다 근본 원인으로서의 지대 추구적 경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관련 문제를 지적하며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 도시사회학과 이건 교수는 “자영업자의 비율이 25%인 가운데 그들 중 대부분은 생계형 자영의 서민이다”라며 이 정책이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고 말했다. 대기업, 중공업, 대규모 노조 중심의 고용정책에서 벗어나 일반 사람을 위한 정책으로 시야를 크게 넓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물가상승, 고용감소 등의 문제에 대해 ‘최저임금은 경제의 논리를 어느 정도 따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제는 국가가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제도이다. 시행된 기간이 2개월로 짧기 때문에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본 목적을 적절히 달성하면서도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지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안효진 기자 nagil30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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