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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실험, 지구에 화성을 만들다
안효진 기자  |  nagil30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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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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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땅에 고립된 사람들이 우주복을 입고 생활합니다. 사람들은 탐사기지에 살며 캔이나 튜브에 든 음식만을 먹을 수 있습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에서 연구하고 있는 모의 화성탐사대의 모습입니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모의 화성탐사 ‘HI-SEAS(Hawaii Space Exploration Analog and Simulation)’ 제6기를 이끌 탐사대장으로 한국인인 한석진 텍사스대 경제학과 교수가 뽑혔습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이번 임무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NASA는 지난 2013년부터 화성과 비슷한 환경을 가진 곳에서 화성에서의 생활을 연구하는 모의 화성탐사를 진행해왔습니다. 미국 하와이주 빅 아일랜드의 마우나로아 화산은 모의 화성탐사지로서 적격입니다. 화성과 비슷하게 동식물이 거의 없는 척박한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NASA의 연구에 따르면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마우나로아 화산은 화성의 땅 성분과 같습니다. HI-SEAS는 가상의 화성을 체험함으로써 실제 화성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 등을 미리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한교수가 이끄는 탐사팀은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임무를 수행합니다. 바로 극단적으로 고립된 환경에서의 장기간 생활이 대원들의 심리상태와 상호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갈등을 줄이고 협력을 늘리는 것이 성공적인 임무수행에 결정적이기 때문입니다.

   
▲ HI-SEAS 모의 화성탐사대원이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에서 우주복을 입고 외출하고 있다.
탐사팀은 영화 ‘마션’과 같이 소수의 인원이 실제 화성에서와 같이 생활합니다. 연구자들은 8개월간 탐사 기지에서 생활하며 일주일에 두 번 허용된 외출 시에는 우주복을 입어야 합니다. 실험 중에는 실제 우주식량을 먹어야 하며 영화 ‘마션’처럼 기지 내부 실험실에서 감자, 토마토 등을 재배해 식량을 추가로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외부와의 통신은 실제 화성과 지구의 거리를 반영해 20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이메일과 녹화된 비디오를 주고받는 것뿐입니다. 이렇게 지구와는 고립됐지만 팀원들과는 매시간 접촉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시원과 같이 옆방의 소리가 모두 들리는 등 좁은 기지 속에서 장기간 함께 생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본 모의훈련의 핵심은 외부와 고립됐고 내부적으로도 프라이버시가 없는 환경에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팀원들과 협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연구자는 이런 혹독한 상황에서 연구자간의 사회 작용 데이터를 수집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대원과 대화할 때 호감을 느끼는지, 심지어는 누가 누구의 잠버릇을 싫어하는지까지도 수집됩니다. 화성탐사 등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고립된 사람들이 어떠한 심리상태를 갖는지를 모두 파악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모의 화성탐사는 가상의 모형을 만들어 현상을 분석하는 모의실험에 속합니다. 이러한 모의실험은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돼왔습니다.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의 안정성을 시험하기 위해 마네킹을 태워 사고를 일으켜보기도, 건축회사는 내진설계를 위해 건물의 모형을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또한 구글은 고객 계정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 연구원들을 동원해 모의해킹 실험에 나섰습니다. 연구원들은 해킹수단 2만 5천개를 동원해 구글 계정에 침투하는 가상 실험을 진행했고, 해커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개인정보의 범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실’ 바깥에서도 모의실험은 이뤄집니다. 요즘은 가상현실(VR)을 이용한 모의실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방 분야 등 실제로 실험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가상현실은 유용하게 이용될 뿐만 아니라 높은 효율성을 갖습니다. 이외에도 산사태 발생,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조건 등을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모의실험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우리의 일상생활부터 우주 진출까지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모의실험은 앞으로 더욱 실제와 가까우면서도 간편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안효진 기자 nagil30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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