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였던 드론으로 만든 오륜기 | 사진 제공 : 인텔
지난 2월 9일 평창은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가운데 성화가 밝게 빛나고 꿈의 무대에 참가할 선수들이 입장했다. 이날 평창올림픽 개막식에는 다양한 공연들이 시연됐지만 역시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드론으로 만든 오륜기였다. 평창의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1218개의 드론이 오륜기 모양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 했으며 많은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냈다. 그 영향으로 개막식 직후 드론은 구글 기준으로 평소보다 4배 이상으로 검색됐다.

개막식에서 드론이 보여준 광경은 진보된 드론의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번 드론쇼를 진행한 인텔은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했다. 클라우드 비행기술은 드론의 거리를 파악하고 각 드론이 정보를 주고 받아 드론을 군집시킬 수 있게 하는 첨단기술이다. 이번 드론쇼에 참여한 한 인텔 관계자는 자신들이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은 드론을 움직일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평창올림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드론은 빠르게 성장하며 가까운 미래를 이끌어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기자는 드론이 무엇이고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 지 그리고 현재에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드론의 정의

사람들은 ‘드론’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4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검은색 소형 비행체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 기구는 여러 드론들 중 하나인 ‘멀티 로터’일 뿐이고 드론은 실제로 모든 무인으로 조종되는 모든 항공 기체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드론의 정의는 국가와 기관마다 다르나 우리나라 항공법에서는 무인 항공기를 ‘사람이 탑승하지 아니하고 원격, 자동으로 비행할 수 있는 항공기’로 정의하고 있다.

▲ 드론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쿼드콥터
드론의 분류

드론은 구조에 따라 고정익과 회전익으로 분류된다. 고정익은 비행기처럼 고정된 날개를 가지는 형태를 말하며 회전익은 헬기처럼 로터로 동력을 얻는 기체를 일컫는다. 로터란 일반적으로 프로펠러라고 알려진 것으로 빠른 회전으로 동력을 얻는 장치이다. 회전익은 다시 로터가 1개만 있는 헬리콥터와 여러 개 있는 멀티 로터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 제일 인기 있는 구조는 멀티로터 중에서도 프로펠러가 4개 달린 쿼드콥터(Quadcopter)다. 쿼드콥터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구조적인 안정성에 있다.

로터가 4개이기 때문에 전후좌우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로터가 8개면 더 효과적이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크기와 모터의 개수에 대한 비용 때문에 잘 쓰이지 않는다. 쿼드콥터가 방향을 바꾸는 원리는 주행하려는 방향의 로터를 약하게, 반대 방향의 로터를 강하게 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앞으로 가려고 하면 앞쪽의 로터 두 개를 약하게, 뒤쪽의 로터 두 개는 강하게 작동한다.

드론의 역사

드론의 시초는 순전히 군사적인 목적에서 기인했다. 1918년 미국의 GM사는 ‘bug’라는 무인 폭격기를 개발했다. 항공기에 폭탄을 싣고 입력된 항로를 따라 자동으로 비행한 뒤 목표지점에 다다르면 자동으로 엔진이 꺼지고 추락해 폭발하는 원리였다. 무인항공기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양산되기 시작했고 전투훈련용 표적기나 무인폭격기의 용도로 사용됐다. 냉전시대에는 미국의 ‘AQM-34’가 베트남전에서 감시 목적으로 사용됐다. 이후 군사적 목적의 드론은 이스라엘이 주도했다.

1980년대 이스라엘의 드론은 중앙 카메라를 통해 360도 모니터링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었으며 크기가 작고 약한 레이더를 발산해 정찰기로서 매우 우수한 성능을 자랑했다. 그 전까지 제한적인 용도로 간단히 쓰이던 드론은 1982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시리아의 전쟁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17개의 미사일 기지 중 15개를 파괴하며 큰 성과를 거뒀다. 1980년대 말엔 로켓엔진이 탑재되고 배에서도 이륙이 가능하게 됐다.

드론의 상용화

이렇듯 드론은 계속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돼 왔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효용성이 입증되고 있다. 드론의 민간 활용은 산불 감시등의 용도로 계속 있어왔지만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2007년 한 잡지의 편집장 출신인 크리스 앤더슨은 저작권 문제로 1000달러에 육박했던 드론의 가격을 오픈소스를 통해 크게 낮췄다.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드론의 가격은 민간에서도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2000년대까지도 드론은 거의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돼왔다. 일부 민간에 상용화가 된 2015년에도 전 세계 군수용 드론 시장의 비중은 전체의 79%에 달했다*. 민간과 상업시장의 비중은 각각 20%, 1%에 불과했다.

하지만 군사 외적인 시장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해 2020년에는 각각 23%, 4%대 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드론은 여전히 군사 목적으로 가장 주요하게 쓰이고 이외에도 촬영, 운송, 관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민간에서 드론을 사용하는 주된 목적은 촬영이다. 2015년 중국의 드론 기업 DJI가 출시한 촬영용 드론 ‘팬텀 3’가 히트를 치고 전 세계에서 촬영 목적의 드론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전 세계 민간용 드론시장의 무려 7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의 DJI가 항공 촬영용 드론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민간용 드론시장은 2025년까지 1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항공사진과 오락 분야에서 30%가 넘는 5조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드론의 다양한 활동

보다 전문적인 목적으로의 관찰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재난을 관측하거나 측량을 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지진 등의 재난으로 기지국이 마비되는 때를 대비해 드론을 보내 긴급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드론을 119 특수구조대에 배치해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상황을 파악하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임무를 수행시키고 있다.

배달 서비스도 드론의 활용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중국의 택배업체인 알리바바는 2015년 2월 도심에서 최초로 드론 배달을 성공시켜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고 라이벌 기업 징동닷컴은 베이징과 스촨성 등지에서 시험 배달에 나서고 있다. 중국처럼 땅이 넓고 전자상거래가 활발한 국가에서 드론 배송은 비용 절감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징동닷컴의 류창둥 CEO는 드론 배송으로 물류비용을 7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 외에도 드론은 취재, 연구, 농업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드론의 미래는?

전 세계 특히 중국의 경우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드론 활용은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땅이 좁아서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보이고 높은 규제의 벽 때문에 제대로 띄우기 어려운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드론의 규제를 완화하자는 의견과 그 위험성을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 미래의 신산업을 이끌어갈 유력한 후보지만 아직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드론을 우리는 어떻게 보고 받아들여야 할까. 분명한 것은 이에 대한 담론을 우리는 곧 가깝게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윤유상 수습기자 yys618@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