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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치 기구,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
신수민 기자  |  mining9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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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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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학과 내 소모임에서 인권침해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최근에 드러났다. 이 소모임에서는 오래전부터 여학우를 대상으로 이상형 월드컵 및 화장지우기 등이 행해지고 있었다. 심지어 이러한 행위들이 암암리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인터넷카페와 같이 공개적인 커뮤니티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이에 내부자가 인권위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 서울시립대학교 학생인권위원회에서 2명의 인권위원이 전수조사를 했지만 1차 인권위원회 구성에서는 별도의 처분이 없었고 2차 인권위원회 구성에서는 인권침해는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해당 소모임 회장이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시인했고 17년도까지 행해졌다고 발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권위에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자 내부자는 인권위의 조사 결과에 반박하며 내부 카페에 있던 증거물들을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인권침해가 사실로 드러나며 위 사건들이 화두에 오르자 총학생회장 권한대행 석명환 씨는 우리대학 커뮤니티인 ‘서울시립대 광장’에 사람들의 지적에 대해 의견을 남겼다. 그는 “학생인권위는 여러 특성들에 의해 매우 소극적인 단체가 되기 쉽고 업무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특성으로 “인권위는 총학생회칙에 명시되지 않은 조직이기에 서울시립대학교 학생인권위원회의 전문성과 조사 및 구제활동을 직접적으로 보증할 수 있는 규칙이 인권보호를 위한 기본 세칙뿐”이라 “현재 학생인권위원회가 독립기구가 아닌 총학생회 집행부와 연계돼 있다”고 했다.

두 번째 특성으로는 인권위원회 조직의 본질적인 전문성 한계를 들었다. 그는 “학생인권위원회는 총학생회 집행부와 별도의 공고를 통해 모집되며, 이에 따른 기준은 추상적이고 불명확해 이를 선출하게 되는 총학생회장단에게 기준의 설정과 책임이 일임된다”고 하며 “어떤 선출방식을 취하든 본질적으로 모두가 학생이며 인권 관련 전문가라는 공신력 있는 보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했다. 그는 “이 두 부분으로 인해 학생인권위원회가 전문성도, 대표성도, 공신력도 부족한 기구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러한 답변에 우리대학 학생들은 ‘결국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인권위는 차라리 폐지되는 것이 낫겠다’라는 의견을 냈다.

지난 13일 인권위는 우리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시립대 광장’에 학생인권위원회 성명문 및 회의록을 게재했다. 핵심내용은 크게 3가지였다. 첫 번째는 학생인권위원장 석명환 직무정지 및 위원장직 사임, 학생인권위원 2인 추가직무수행 정지였다. 직무수행 정지에 따른 업무이전은 개인정보와 관련이 있어 관련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하고 차기 인권위원회 의결에 따른다고 했다. 두 번째는 전임 학생인권위원회 면책 및 학생인권위원회 향후 활동을 위한 공청회 개회였다. 공청회는 구정 및 새내기 새로 배움터 일정, 공청회 개최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해 금주 이내는 개최가 힘들다고 하며 석명환은 인권위원회에서 주최하는 공청회의 소환 요청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했다. 세 번째는 신입위원 모집 및 학생인권위 구성이었다. 인권위는 신입위원 선발 및 안내가 지연된 점을 사과하며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업무가 개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무학과 내 소모임 사건은 특정 공동체 안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다. 특히 외모 품평은 인권침해이자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 언어적 성희롱은 학내 공식 기구인 ‘양성평등상담실’에 사건을 신고하고 가해자들에게 학내 징계를 받게 할 수 있다. 경찰에 신고해 형사상 처벌인 모욕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 제보자는 이러한 기관들과 동등하게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학내 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인권위에서는 제대로 된 조사를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학내 학생자치기구인 인권위원회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학내학생자치기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학생들의 학생회비를 관리해야하는 학생회에서도 그 기능을 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2015년에 발생한 경영대 학생회 학생회비 횡령과 통장사본 조작 사건이 바로 그 예다. 그해 재무회계부장은 2개월간 총 31차례에 걸쳐 60만원 상당의 학생회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9월에는 학생회비 통장에 3월에 입금한 유니폼비 45만원을 학생회 LT비로 바꾸는 등의 통장사본 조작도 행해졌다. 야구잠바를 구매할 때 할인받은 3000원을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고 학생회비로 사용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150명의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할 돈 45만원이 유용된 것이다.

횡령과 같이 고의적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는가 하면 권한이 없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이하 전전컴) 감사 사건이 그 예다. 전전컴 특별감사는 2017년 6월에 익명의 제보로 시작됐다. 전전컴 학생회 임원이 학생회비를 횡령하는 것 같다는 제보였다. 감사가 진행되던 중 전전컴 학생회칙과 감사위의 감사 기준안이 충돌하는 부분이 있었다. 전전컴 학생회칙에서는 회장, 부회장 등의 임원이 학생회비로부터 ‘임원지원금’을 받는 회칙이 있었고 감사위는 임원지원금을 복리후생비로 판단했다. 하지만 감사기준안에 따르면 복리후생비는 학생회비의 15%을 넘길 수 없지만 전전컴 임원지원금은 학생회비의 15%을 뛰어넘는 액수였다.

감사기준안대로라면 감사위는 학생회 임원에게 징계위원회를 열거나 경고 조치를 할 수 있지만 전전컴 회칙대로라면 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국 감사위원회는 “감사기준안은 학생회칙에 우선할 수 없고 후순위로 밀려있다”며 “전전컴 임원지원금은 위법이 아닌 학칙에 의거해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결국 전전컴 학생회는 0점의 감점을 받았고 ‘개인통장이 아닌 학생회비 통장을 사용하는 복리후생비 규정’을 만들도록 회칙 변경 권고를 받았다. 감사위원회의 권한이 학부의 권한 뒤로 물러난 것은 감사위원회의 감사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공식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구의 신뢰가 하락한다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다. 처음 인권위에 제보했던 제보자는 “다수의 피해자들이 피해를 입고 소모임을 탈퇴하고, 남은 사람들은 악습을 대물림한다”고 말하며 “과, 학과장, 총장 및 소모임 그 어떤 기구도 이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 응답소를 통해서 과에 해결을 요청했고, 학과장 면담을 통해 해결을 요청했으며, ‘총장에게 바란다’에서 해결을 요청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된 게 없다. 상담센터도 학내기구라는 점에서 어떤 해결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구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글_ 신수민 기자 mining98@uos.ac.kr
삽화_ 서지원 기자 sjw_1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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