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는 봄은 소위 사랑의 계절이라 불린다. 따사로운 햇살, 가볍게 부는 바람, 청명한 하늘 등, 봄은 새로운 사랑을 환영한다. 5월의 신부라는 수식어가 있을 정도로 봄은 사랑이 넘치는 계절이다. 특히 3월의 대학은 서로 마음 맞는 사람끼리 인연을 만드느라 하루바삐 흘러간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온 관습이다.

하지만 2015년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7.2%로 518만 가구에 달했다. 강원도의 경우에는 2015년 31.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7년 연합뉴스에서 조사한 ‘결혼을 해야 할까?’라는 설문에서도 13.6%만이 ‘반드시 해야한다’, 43%가 ‘하는 편이 좋다’, 40.1%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3.2%가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답했다. 이렇듯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이 과반수를 조금 넘는 56.6%에 불과했다.

‘결혼은 현실이다’라는 말이 있다. 연애할 때는 장점만 보이던 상대방도 막상 같이 살다보니 단점이 하나둘씩 보이게 되고, 한결같을 것 같던 다정한 남자친구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일 수도 있다. 또한 결혼은 결혼예물, 결혼하고 같이 살 전셋집, 둘의 생활비 등과 같은 경제적 문제에도 직면하게 만든다. 또한 아이를 낳게 되면 아이 양육비, 교육비, 식비와 같은 경제적 문제도 존재한다. 이러한 끝없는 문제들로 인해 사회에서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 결혼은 무덤이다’와 같은 말들이 떠다니게 되는 것이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 역설에는 성비 불균형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2011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결혼 적령기 남녀 성비 전망’에 따르면 2010년 남녀 성비는 116.5, 2020년 118.2, 2030년 128.7로 전망하고 있다. 남녀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수로, 2030년 기준으로 결혼적령기 인구를 비교하면 남성은 493만520명으로 여성 382만9581명보다 110만939명이 많다. 즉 남성 110만명은 같은 결혼적령기의 여성과 결혼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성비불균형에 대한 대안으로 사람들은 국제결혼을 선택하기도 한다. 199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국제결혼이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 인구동태에 따르면, 1990년대에 1.2%에 불과했던 국제결혼 비율이 2005년에는 13.6%로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2013년 국제결혼의 비율은 전체 결혼의 8.0% 수준을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 여성과 한국인 남성 간의 결혼은 2010년 76.7%, 2013년 70.5%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국제결혼은 독신에서 벗어나기 위한 한국인 남성들의 요구와 좀 더 나은 삶과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려는 외국인 여성들의 요구가 부합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고사성어 중 결혼과 관련된 고사성어가 몇 개 있다. 백년가약과 백년해로가 그 예이다. 백년가약은 혼인하여 백 년 동안 함께하자고 맺는 아름다운 약속이라는 뜻이고 백년해로는 부부의 인연을 맺어 평생을 같이 즐겁게 지낸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결혼은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었다. 비록 현재에는 경제적, 사회적인 문제와 결부돼 환상이 아닌 현실이라고 받아들여지긴 하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임에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신수민 기자 mining9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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