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에 의해 확립돼온 뉴스의 객관적 보도, 가치중립적 보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19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PD저널리즘은 한국사회의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수많은 이슈와 문제들을 폭넓게 다뤄왔다.

필자는 지금부터 정확히 30년 전인 1987년 KBS에 공채를 통해 입사했다. 입사이후 <추적60분>, <KBS스페셜>, <역사스페셜>, <다큐3일>, <생로병사의 비밀>, <세계는 지금> 등 다양한 시사, 역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왔다. 이후 보도본부로 옮겨 <주간뉴스촛점>도 제작하고 지금까지도 방송을 하고 있는 <KBS뉴스라인>을 만드는 등 시사프로그램 경험을 쌓게됐다. 1993년 봄, <추적60분>이 7년 만에 부활됐다. 필자는 당시 보도본부에서 다시 제작본부로 넘어와 <민원25시> 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었는데 보도본부에서 쌓은 시사프로그램 제작경력을 인정받아 추적60분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PD저널리즘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탐사저널리즘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탐사저널리즘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사회의 제반 사안들 중 시청자들이 더 깊게 알고 싶어하거나 취재자가 알려주고 싶은 사안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리프만은 그의 명저인 <여론-Public opinion>에서 ‘뉴스는 사건을 알려주는 것이지만 진실은 숨어있는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고 사실과 사실을 연관지어 사람들이 그것에 의거해 행동할 수있는 지침을 주는 것’ 이라고 했다.

기자들이 가능한 기자 자신의 의견을 뉴스에 담기는 것을 금기시하면서 상반된 주장을 비슷한 비중으로 다루는 것에 비해 PD저널리즘은 발견된 사실의 단순한 보도에 그치지 않고 사실을 둘러싼 정황을 함께 보여 주려한다. 사회적 소수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제작 자율성을 지키려 애쓴다.

지난 1983년 추적60분을 시작으로 탄생한 PD저널리즘은 정부와 여당 등 권력에 대한 비판과 사회적 약자와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사회정의를 위해 큰 역할을 했다는 긍정론과 특정정파의 목소리를 프로그램에 투영하려는 시도로 인한 정치적 편향성, 뉴스보도의 기본적 원칙인 객관성이나 가치중립성을 훼손시켜왔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PD저널리즘이 그동안 사회적으로 큰 기여를 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몰래카메라와 비밀녹취 등 은폐적 취재관행, 사생활침해, 소재의 선정성과 폭력성, 강압적 인터뷰, 재연의 남발, 일반화의 오류, 특정아이템을 다룰 때 보이는 이념적 편향성 등은 저널리즘으로서 PD저널리즘이 극복해야할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는 진실의 기록이다. 아니 진실을 추구하려는 기록이다. PD저널리즘이 하나의 다큐멘터리로서 진실을 추구하되, 균형감을 잃지 않고 한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나라를 바로 세우고, 사회를 바꾸는 소임을 다하는데 더 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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