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학과 부조리 사건 조사 미흡’을 주제로 한 학생인권위원회 공청회에서는 다양한 논의가 펼쳐졌다. ‘학내 부조리가 포착됐을 때 인권위의 직속 권한으로 조사가 진행돼야한다’는 의견도, ‘조사 그 자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인권위는 해당 권한을 가질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학생들이 공청회에서 주고받은 의견들은 서로 충돌하는 부분이 있었다. 향후 개정될 것으로 보이는 인권위의 세칙에는 최종적으로 어떤 것이 반영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지난 공청회는 학생들이 각자가 생각하는 ‘정의로움’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각 개인은 살아오면서 겪고 느낀 것이 각자 다르다. 그렇기에 우리대학에는 학내 구성원의 수만큼 ‘조금씩 서로 다른 정의로움’이 있다. 지난 공청회에만 해도 학생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는 누군가에게 ‘정의로움’이기도 ‘정의롭지 않음’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한 ‘정의로움’이 계속해서 충돌하면, 그저 서로에 대한 이해를 포기하고 의미 없는 분쟁만이 계속될 뿐이다.

이에, 학생 모두를 대표하고 대변하는 입장으로서 학생자치 기구는 스스로 학생들과 대화하고, 또 학생들이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계속해서 만들어야한다. 학생들도 스스로 자신의 정의로움을 되돌아보고 서로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현실 속에서 모두의 정의로움이 정확히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어떤 것이 정의로운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 서로의 간극을 좁히다보면, 또 그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적어도 누가 봐도 정의롭지 못한 일들은 점점 모습을 감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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