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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
병영 제도, 복지를 중심으로
안효진 기자  |  nagil30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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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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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정부가 추진해오던 군복무 단축이 사실상 불발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군 구조개혁과 신 작전수행개념이 가시화돼야 복무감축이 연계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러한 선행조건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2~3년이 걸린다. 정부는 이에 대해 군 복무 단축을 임기 내에 시작해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복무 단축은 군 복무가 의무인 남성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복지 개념의 제도다. 국방부는 이외에도 일과 후 휴대전화 이용, 사역 동원 금지, 위수지역 폐지 등 다양한 병영 복지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보상 등 병영 제도 개선의 필요성

병영 복지를 포함한 다양한 병영 제도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병영 복지에 관한 논의는 오래 전부터 지속돼왔다. 군 복무는 의무라는 이름으로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병사들에게 여러 불이익을 가져왔다. 이에 따라 군 복무 남성들의 부담이 과중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우리나라의 군대 문화는 군대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들 중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과도한 위계질서로 부당한 일을 강요받은 병사들의 불만이 쌓이고, 더 나아가 괴롭힘, 폭행 등의 시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선임들의 괴롭힘에 의해 사망한 윤일병 사건을 통해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군문화의 특징이 드러났다.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 온 윤일병은 구타로 사망했지만 국방부는 이를 기도폐쇄에 의한 사망으로 보도했다. 이후 군인권센터의 이의 제기로 윤일병에 대한 부당한 괴롭힘이 알려졌다. 불합리한 위계 문화와 이를 숨기려는 폐쇄적 특성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사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종합된 통계 자료에 의하면 군대 내 사망자 중 65%에 달하는 289명이 자살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평균적으로 1년에 58명의 병사가 자살을 택한 것이다. 이는 군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현재까지는 뚜렷한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군대 내 사건에 대한 보도들은 군복무에 대한 불신과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군대 내 개선해야 할 문화 외에도 월급 등 보상에 대한 문제 또한 존재한다. 현재 병사 월급은 병장 40만5669원, 상병 36만6229원, 일병 33만1296원, 이등병 30만6130원으로 최저시급에도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물론 작년까지와 비교해 크게 향상됐지만 앞으로 월급 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군 복무 남성들의 사회진출이 늦어지는 것 또한 문제다. 취직 연령의 상승은 개인의 불만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 또한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 복무를 마친 남성이 사회진출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는 제도가 요구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상병과 병장에게 2일간의 구직 청원 휴가를 부여하는 ‘청년장병 취업·창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군 복무 단축, 보완책 필요해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군 복무 단축은 군사 복지 개선을 위한 대표적 제도다. 군 복무 단축이 시행된다면 병사들의 복무여건을 완화하고 오랜 군 복무로 인한 국가경쟁력의 저하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 또한 존재한다. 점점 가속화되는 저출산 문제는 군 복무가 가능한 청년 수의 감소를 뜻한다. 군 복무 기간을 21개월로 유지해도 2023년 이후 현역 입영 자원은 2만3천명이 부족해진다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부사관 등 직업군인을 늘리는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이러한 경우 인건비 수요가 증가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짧은 복무 기간은 병사의 숙련도를 저하시켜 병력 저하를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구에 따르면 병사 숙련도 상급을 기준으로 최소 복무 필요 기간은 보병 16개월, 포병 17개월, 기갑 21개월, 통신 18개월, 정비 21개월이다. 이러한 이유로 시기상조인 군 복무 단축을 무리해서 시행하기보다 일반병사의 월급을 올리는 등 현 상황에서 적절한 보상과 복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는 군 복무 단축 시행 시 일반병사들을 대상으로 연장복무 신청을 받고 연장복무 기간 동안 월급 등의 측면에서 파격적인 보상을 제공하자는 등의 추가 제안도 제시됐다.

병영 복지 정책이 활발히 논의돼

국방부는 군인복지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2018~2022 군인복지기본계획’에서 병사들의 일과 후 개인 휴대전화 사용과 사역 동원 금지 계획을 밝혔다. 본 계획은 일부 사단에서 우선 시행 후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역 동원 금지는 병사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병사들이 해오던 잡초 제거, 제설 등 사역 업무는 민간에 위탁될 예정이다.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은 휴대폰이 필수품인 사회에 기본권을 보장하고 사회 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안됐다. 군인도 제복을 입은 시민이기 때문에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밀 누설 등 보안 문제와 도청·해킹 등의 문제로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보안 교육을 강화하고,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등 추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GP나 GOP와 같이 통신장비 감청 위험이 있는 부대에서는 시행을 제한하는 등 부대의 특수성에 따라 선별적으로 시행해야한다는 대안책이 나오기도 했다.

위수지역폐지는 지난 2월 군 적폐청산위원회 권고안에 따라 발표됐다. 위수지역은 군인 외출·외박시 주둔해야하는 지역이다. 위수지역은 비상시에 외출·외박 중인 군인을 소집하기 위한 명목으로 존재해왔다. 그러나 최근 교통의 발달로 타지역 간 이동시간이 줄며 위수지역 제한이 사실상 시대착오적 규정이라는 비판이 있어왔다. 또한 각 부대는 대응태세를 유지하며 제한 인원만 내보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위수 지역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방부는 위수 지역 상인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위수 지역 폐지는 확정이 아닌 검토 단계라고 해명했다. 지역 상인들은 위수지역 군인들을 상대로 발달했던 상권이 한순간에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수지역 폐지안은 경제 문제가 아니라 인권문제이며, 군인을 경제적 대상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박이 제기됐다. 위수지역을 벗어날 수 없는 군인을 이용해 해당 지역 음식점, PC방 등의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는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위수지역 폐지가 이루어져야한다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병영 제도를 경험한 대학생들은

직접 병영 제도를 경험한 대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미래 군 복무를 앞두고 있는 대학생 A씨는 군 복무 단축에 대해 “내가 나중에 군대를 가야 하기 때문에 시행되면 좋겠지만, 많은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보다 병영 복지를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군인 월급”이라고 말했다. 현재 군 복무중인 대학생 B씨는 “간부급 이상은 휴대폰을 사용하는데 기밀에 다가갈 기회가 적은 사병들에게 보안상의 이유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일과 후 휴대폰사용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또한 병영 복지를 위해서는 “병사들의 지나친 상하제도를 완화해 부당한 대우를 없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복무를 마친 대학생 B씨는 군 복무 단축에 대해 “군대를 의무적으로 가는 것은 유사시에 사용할 수 있는 ‘군 지식’을 쌓기 위함인데, 21개월간 복무를 하면서도 전시에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며 “18개월로 줄이면 그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과 후 휴대폰 사용에 대해서는 “군인의 사기 증진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개인 시간의 증가로 군대 특성상 필요한 끈끈한 동기애가 없어질 수 있다”며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함께 제시했다. 또한 병영 복지를 위해서는 “간부들이 병사들을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병사 인권 보장 중심의 제도 개선 필요

현재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병영 제도는 병사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다. 이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인권을 비롯해 군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이외에도 계속돼야 한다. 병영 제도는 각 나라마다 다양한 모습을 띤다. 이스라엘의 군대는 우리와 같은 징병제이지만 병사들의 자율성과 휴식 여건을 보장해주는 특징을 갖는다. 이스라엘군은 전쟁 중에도 사병들에게 휴가를 보장하는 등 잦은 휴가를 최대한 보장한다. 또한 내무반에 불필요한 위계질서가 최소화 돼있고, 병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병이 부모나 외부에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보장돼있다. 덕분에 이스라엘 군대에는 국내와 달리 자살이나 구타 사건이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경우 군사 옴부즈맨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옴부즈맨은 사전 고지 없이 군부대를 시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으며 의회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성 또한 보장받는다. 옴부즈맨이 매년 연방 의회에 제출하는 연보에 따르면 조사한 민원의 주된 내용은 연금, 승진 미흡, 전화 시간 보장, 사생활 침해 등 인권과 복지에 관련된 것이었다. 이렇듯 독일의 군대는 군내 인권 개선을 위한 철저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군 복무가 의무인 만큼 우리나라도 병사 인권보장을 중심으로 병영 제도 개선을 위한 적극적 움직임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안효진 기자 nagil30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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