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 개의 선본이 등록됐던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이에 학생들은 총학생회 보궐선거를 통해 이번 해 우리대학을 이끌어나갈 총학생회를 선출하게 된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어울림 선본만이 단독으로 등록됐다. 어울림에는 지난 라온 선본의 정후보였던 유규상 정후보와 박주영 부후보가 차기 총학생회 후보로 나섰다. 이번 해는 우리대학의 100주년인 만큼 대학차원에서의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으며 총학생회의 역할이 다른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미래관 B103호에서 총학생회 재보궐선거 단독 선본 어울림(이하 어울림)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는 언론사 기자들과 현장에 참석한 학생들이 여러 학내 사안에 대해 질의·제안하고 이를 유규상(행정 15) 정후보와 박주영(행정 15) 부후보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질의·제안에는 주로 선본의 공약에 대한 실효성, 가능성, 구체적 방안에 대한 지적이 담겼다.

총장직선제, 교수들 반대중… 하지만 촉구하겠다

어울림은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촉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장직선제는 최근 대학가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화여대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 이후 학생들이 직접 총장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총장직선제가 도입됐다. 하지만 이화여대는 총장선거에 있어 학생들의 표가 전체의 8.5%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총장직선제를 도입한 다른 대학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따라 카이스트, 고려대 등 여러 대학들의 총학생회가 모여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도입을 위한 운동본부를 창설하는 등 학생들의 대학 운영권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어울림은 현재 총장직선제에 대한 촉구가 우리대학 교수회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규상(행정 15) 정후보는 “교수들은 현재 총장직선제에 대한 찬반 논의조차 허용하고 있지 않는 입장”이라며 “타대학 총학생회가 연대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우리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기 위해서라면 연대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평의회, 대학 최고 의결기구에 학생의원 참여할 것

이어 어울림은 대학운영에 있어 학생들의 견제·참여 방안으로 대학평의원회 설립과 정상적인 운영을 촉구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교육부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사립대학 뿐 아니라 국·공립대학도 대학평의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됐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대학평의원회는 대학의 최고 심의기구로서 작동하게 된다.

다양한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대학평의원회(이하 평의회)의 학생 의원 구성이 중요하다. 특정 단체나 학과의 구성원들만 참여할 경우 그들의 입장만을 대변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후보는 “법안에 따르면 (우리대학 평의회에는) 학생 의원이 3명 정도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경우 총학생회장, 대의원회 의장이 학생 의원으로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반학생들도 평의원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양한 학생들의 입장이 대변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렇듯 평의회가 충분한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립대표자의 선출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청회 형식으로 열리는 구두보고회

현재 총학생회 등 학생자치기구는 온라인 커뮤니티, 학생총회 등을 통해 학내 주요 사안들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해당 매체의 특성상 학생들에게 시기적절하게 닿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에 어울림은 공청회 형식의 구두보고회를 개최함으로써 학내 주요 사안을 학생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 여론을 직접 들어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후보는 “서남대 의대 인수, 중앙도서관 개선 사업과 관련한 공청회에 참석해본 결과 공청회라는 형식의 가능성을 알게됐다”고 전했다. 어울림은 유동인구가 많은 학생회관 앞에서 학내 주요사안에 대한 구두보고회를 비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문화적으로 풍부한 100주년 축제 될 것

어울림은 이번 100주년 대동제를 위해 지원받을 수 있는 1억원 가량의 예산을 활용해 학우들이 원하는 연예인을 섭외하고 전에 없던 인권, 문화, 기념일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공약했다. 해당 캠페인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부후보는 “우리대학 성소수자 모임인 퀴어시대와 협업하여 문화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외에도 다양한 인권관련 부스나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지난해 연세대 총여학생회에서 진행한 인권축제가 있다. 당시 인권축제에서는 인권 선언문 작성하기, 젠더 불평등 방명록 작성, 세월호 추모 모임 등 다양한 인권 관련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이어 어울림은 “지난 3월 4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면서 “이와 같이 학생들에게 생소하지만 의미 있는 기념일을 (축제 기간 외에도)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어울림은 대동제에 그치지 않고 문화적으로 풍성한 행사를 여러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인권센터로 기존의 인력난 해소 가능

최근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미투운동과 함께 우리대학에서도 여러 성폭력·부조리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면서 인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어울림은 다양한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권센터를 설립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와 관련된 대학 차원의 기구로는 학생상담센터·양성평등상담실이 있다. 하지만 해당 기구는 다양한 인권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권한이 없으며(▲관련기사 713호)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오히려 이에 대한 내실화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정후보는 “지금 구상하고 있는 인권센터의 운영위원회는 (교직원·학생·직원이 포함된) 7명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충분한 인원이 배정 가능하다”고 답했다. 인력 증원의 어려움 없이 인권센터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학내 부조리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기 내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다.

한편, 우리대학에 설치된 인권옴부즈맨(▲관련기사 712·713호)의 비정상적 운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어울림은 “인권옴부즈맨은 (당장) 인권센터를 설치하기 어려웠던 시기의 중간 단계였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인권센터 설립을 통해 다양한 학내 부조리를 해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독립된 인권위원회의 모호한 규정

최근 학생인권위원회는 세무학과 부조리 사건에 대한 소극적인 조사로 학생들의 논란을 샀다. 이에 해당 위원회는 학생자치기구로서 자신들의 권한이 제한됐고 예산 문제가 상당했다고 해명했다. 어울림은 현재 총학생회 산하에 있는 학생인권위원회를 독립시켜 조사와 징계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독립된 인권위원회가 어떤 기준으로 징계를 내릴 수 있을지 명확한 규정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부후보는 “대학에서 (징계 수위에 대해) 참고할만한 자료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도 중용할 수 있는 자료라고 한다면 대법원, 고등법원의 판례나 (관련) 법령 정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학생이 위원으로 등록된 학생자치기구가 같은 학생에 대한 징계권을 가지는 데 대한 회의적인 여론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많은 학생들의 관심과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화장실 비상벨 수리하고 확충할 것

현재 우리대학 주요건물에는 여자화장실과 여자 휴게실을 중심으로 비상벨이 설치돼있다. 비상벨을 누르면 주변에 설치된 경광등이 울린다. 하지만 어울림에 따르면 비상벨은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지 않았다. 정후보는 “한 여학생으로부터 ‘최근에 비상벨을 눌러보게 됐는데 (경광등이) 울리지 않았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앞으로는 비상벨을 통해 종합상황실이나 새로 설립될 인권센터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비상벨은 주변의 경광등을 울리는 기능만이 있는데 이를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비상벨을 남자화장실에도 설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어울림은 “남자화장실에도 설치할 생각이며 이를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다. (공약집에 해당 내용이 빠져있었는데) 공약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강신청 문제해결위해 복수전공 전수조사

지난 몇 년간 수강신청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계속되는 가운데, 어울림은 수강신청을 정상화하고 학습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는 복수전공자와 강의 수강정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적합한 인원수를 통계적으로 정리하고 계절학기 사전 수요조사를 위한 창구를 만드는 방안을 세웠다. 복수전공자를 전수조사하는 방안에 대해, 이는 결국 타과생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융합교육을 받을 권리가 침해받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자 부후보는 “각 학과 사무실에 연락해본 결과 (강의 수강자 현황의) 정확한 파악이 안 되는 학과들이 있었다. 이에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각 학과 사무실의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데 전수조사는 임시방편의 느낌이 난다”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러자 정후보는 “주변에서 수강신청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임시방편으로 보일지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준비하게 된 것이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새로운 회칙엔 시대 가치 반영

어울림은 총학생회칙을 전면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정후보는 “3년간 학생자치 활동에 참여하며 느낀 여러 (회칙상의) 문제점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후보는 “지금 시대의 가치는 참여와 협력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우들의 권리 보장과 함께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개정의 방향성을 언급했다. 한편 선본은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어울림이 제공한 공약집에 따르면 기구 조직상으로만 존재했던 우리대학 총여학생회 폐지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총학생회 선거 문제점 인지하고 있어

간담회에서는 과거 정후보에 대한 논란도 언급됐다. 논란의 내용은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에게 본인의 선본에 등록하라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정후보는 지난해, 석명환 부후보와 함께 선거본부 라온의 정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후보는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잘못된 세칙 해석·판단으로 당시 선본의 부후보가 출마하지 못할 뻔했다”며 “이에 해당 위원장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나를 도와주겠다고 답했고, 당시 선본의 부후보를 어떻게든 구해야 되는 상황이었기에 (위원장의 부후보 등록을) 제의하게 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후보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잘못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잘못이 분명히 있었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드리는 바다”라고 전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정부호는 “학생 개개인의 울림이 널리 퍼져서 행복함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렸하겠다”고 말했다. 부후보는 “모든 학생들을 위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헌신하고 싶다. 이번 간담회자리는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윤유상 기자 yys61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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