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 구입한 USB형 몰래카메라, USB로도 이용 가능하다,
몰래 카메라 탐지기를 대여하다

작년 우리대학 내 몰래카메라 사건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당시 총학생회은 우리대학 내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구입했다. 기자가 총학생회의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직접 빌려봤다. 탐지기를 대여하기 위해서는 우리대학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또는 서울시립대광장을 통해 예약을 해야했다. 다음날 총학생회실에 찾아가 이름과 학과를 적어내자 간단히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대여할 수 있었다.

몰래카메라 탐지기는 ‘전파 탐지 방식’과 ‘적외선 방식’이 있다. ‘전파 탐지 방식’의 탐지기는 무선으로 영상을 송신하는 카메라에 반응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카메라에 가까이 가면 반응하는 탐지기’의 모습으로, 소리나 진동을 내며 반응한다. 그러나 영상을 송신하지 않고 저장하는 일반적인 카메라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전파로 영상을 송신하지 않는 메모리형 카메라의 경우 ‘적외선 방식’의 탐지기를 이용 한다. 적외선 방식 탐지기의 사용법은 단순하다. 카메라 렌즈에 LED 빛과 적외선을 비춰 렌즈 점을 찾아야 한다. 뷰파인더에 눈을 가져다 대면 렌즈는 희거나 붉은 점으로 드러난다. 이렇게 드러나는 렌즈를 육안으로 찾아내는 방식이다.

몰래카메라 탐지기, 진짜 찾을 수 있나?

당시 총학은 두 가지 종류의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구입했다. 그러나 현재는 적외선 방식의 탐지기만 대여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기자가 적외선 방식의 탐지기를 직접 실험해본 결과, 몰래카메라에 적외선 탐지기를 직접 갖다 대어도 렌즈를 찾아내기 어려웠다. 탐지기를 렌즈에 직접 갖다 댔지만, 렌즈임을 드러내는 희거나 붉은 빛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렌즈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 “이 하얀점이 렌즈구나”하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렌즈를 찾게 될 때에는 지나치기 쉬울 정도로 작고 희미한 빛이었다. 게다가 제한된 각도에서만 렌즈가 드러나 모든 방향과 각도로 빛을 비춰봐야 했다. 초소형 카메라 렌즈의 반경은 1~2m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적외선 방식 탐지기를 이용한 모습, 가운데 흰점이 렌즈이다.
설치해봤어

서울시립대신문사 회의 날, 기자는 몰래카메라를 구입한 사실을 알렸다. 동시에 몰래카메라를 신문사 어딘가에 숨겨두겠다고 밝히며 설치에 동의를 얻었다. 전날 구입한 USB형 카메라는 신문사 내에서 어떤 기자의 컴퓨터 위에 올려두기도 하고 USB처럼 꽂아두기도 하는 등 며칠간 자리를 옮겨 다녔지만, 누구도 몰래카메라임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몰래카메라 범죄가 급증하자 서울시는 여성안심보안관 제도를 시행했다. 서울시 여성안심보안관들은 작년 한 해 동안 서울시의 5만 7천여 곳의 화장실을 조사했지만 단 한 개의 몰래카메라도 찾아내지 못했다. 과학기술은 발달하고, 몰래카메라의 크기도 모양도 정교해져 왔다. 이처럼 설치된 카메라를 적발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경찰청이 지난 여름 몰래카메라 범죄 집중 단속에서 몰래카메라 영상 유포자 983명을 검거한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글·사진_ 임하은 기자 hani1532@uos.ac.kr
서지원 기자 sjw_1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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