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것은 학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모든 학생의 말을 듣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를 총학생회라는 조직이 대신해서 수행한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조직이며, 학교의 행정 업무에 직접적으로 참여한다. 만약 총학생회가 정상적인 투표로 뽑히지 않는다면 그래서 행정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면, 총학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학생보다는 학교가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일이 많아질 것 이다.

어느 선거에서나, 후보자의 모든 정책이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 수는 없다. 후보 본인이 아닌 이상 그 사람과 완전히 같은 생각을 가지기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공약이나 가치관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그 한 두 가지의 의견 때문에 섣부른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지할 수도 있고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결정에 있어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선 충분한 정보와 생각이 바탕 돼야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 한 두 가지로 그 사람을 싫어하면 서로 피곤해지게 되는 것처럼, 후보의 정책에 있어서도 사소한 부분에 감정이 흔들리면 결국 잘 못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났다. 막연하게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단 한 가지의 이유로 선거가 무산되기를 바라기로 했다. 그 정책의 자세한 내막이나, 후보의 다른 정책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았다.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건 선택의 자유다. 하지만 선택의 자유는 본인들이 충분히 선택에 대한 노력을 한다는 가정 하에 주어지는 것이다. 약간의 정보에 휩쓸려 자신의 선택을 결정해 버리는 것은, 곧 나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와는 반대로, 자유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던 학생들도 있었다. 다양한 학 내 부조리에 대해 고발하던 사람들이다.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한 후, 그 사실을 고백하는 일은 많은 용기를 내야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는 그런 사람들에 의해 변화되어 왔고, 이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최근 있었던 수많은 부조리에 대한 고발들은 학생들이 존중받는, 그렇게 진정한 공공의 가치를 가진 학교가 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윤유상 보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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