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중심으로 투표 거부 움직임이 일었다. 총학생회 단독후보 ‘어울림’이 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독립을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인권위에 반감 성향이 강한 우리대학 에브리타임에는 투표를 하지 말자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학칙에 의하면 총학생회나 각 단과대의 선거 결과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전체 정족수의 40%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단독후보가 출마할 경우에는 유권자들은 후보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대부분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총학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투표를 하지 않고 선거를 무산시키려는 행동을 보인다.

이후 한 인권위원이 포함된 ‘카카오톡 유출본’이 공개됐다, 이에 대해 어울림 선본은 우리대학 카페 ‘서울시립대광장’을 통해 인권위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입장문은 ‘인권위는 조사권한의 문제로 사건의 적극적인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인권위를 독립시키고, 전문성과 투명한 재정운영을 재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계속된 실책에도 선본이 인권위를 두둔하는 입장을 표명하자, 일부 학생들의 선본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기존에 3차 인권위가 출범하고 나서 문제가 여러가지 있었다. 이에 공청회 이외에는 어떠한 피드백도 없는 상황에서, 총학생회 후보는 인권위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떠한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며 “정작 인권위에 대한 해결방안이 없기 때문에 무투표를 하려다가 40%가 넘어갔단 얘기를 듣고 반대표를 찍게 됐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B씨는 “투표는 했지만 총학이 왜 욕을 먹는지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도 “아니 뗀 굴뚝에 연기 안 난다고, 총학이 뭔가 잘못한 점이 있으니까 욕을 먹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학생들의 무투표 움직임은 곧 낮은 투표율과 높은 반대율로 나타났다. 투표 일시 연장에도, 투표 마감시간 한 시간 전에야 겨우 유효 투표율 40%를 충족할 수 있었다. 똑같이 단독후보가 출마했던 작년 재선거에서는 하루 연장을 하지 않고도 투표율 40%가 달성된 바 있다. 반대율도 14%가 넘었는데, 각 단과대 투표에서는 반대율이 10%가 넘는 후보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선거를 무산시키려는 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인권위의 잘못을 후보가 책임질 이유가 없다는 것과 이번에도 총학이 나오지 않는다면 학생자치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였다. 무투표 움직임에 반대하는 한 학생은 에브리타임 게시글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정책을 고안해 전달했고 실제로 공약에 반영되기도 했다’며 ‘단순히 비꼬거나 무투표 운동을 하기보다는, 할 말이 있다면 학우들의 의견을 모아 선본에게 제시하자’고 전했다.

이번 선거로 당선된 유규상 총학생회장은 이러한 무투표 움직임에 대해 “주요 홍보를 리플렛으로 했는데, 공약에 대한 제목밖에 나와 있지 않아 학우들의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선거기간에 공식적인 답변은 선거위의 허락을 받아야한다. 이 때문에 적극적인 대처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유상 기자 yys61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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