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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아픔을 보듬은 소녀들일본군'위안부' 기획
오영은 수습기자  |  oye121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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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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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영화 <에움길> 상영회 포스터
지난 23일 한양대학교 박물관 2층 세미나실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에움길>이 상영됐다. <에움길>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나눔의 집을 거쳐 간 할머니들의 생활상을 담은 영화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중 한 명인 이옥선 할머니(91)의 시선을 따라 전개된다.

영화에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다양한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열네 살에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에 잡혀가 성노예에 동원돼야 했던 김외한 할머니(84), 위안부 피해 이후 중국에 반평생 방치됐다가 겨우 귀국할 수 있었던 故 지돌이 할머니, 해방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30년을 사셨던 故 배춘희 할머니 등. 각자 걸어온 삶은 조금 다르더라도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은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가족’이다.

이옥선 할머니(91)는 1942년,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남의 집에서 집주인 심부름을 하다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위안부에 동원됐다. 이후 중국에서 부모 형제와 이별해 살다가 2000년 중국에 있는 남편과 사별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고, 현재는 나눔의 집에서 다른 할머니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귀국한 뒤 1년 6개월 만에 국적을 회복하고 62년 만에 주민등록증을 발급했다며 기뻐하는 영화 속 할머니의 모습은 그동안의 고통들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티 없이 밝다.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은 함께 생활하면서 일본의 과거사 참회와 위안부 진상 규명을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한글수업과 그림수업을 통해 한글과 그림 그리는 법을 익히고, 이를 토대로 수차례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과거 일본군의 만행을 사회에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매주 수요일에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를 진행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나눔의 집 거주 할머니들의 수는 점점 줄고 있다. 현재 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8명뿐이다. 영화에는 나눔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남은 할머니들이 액자 속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차례로 쓰다듬으며 할머니를 떠나보내는 장면이 등장한다. 힘겹게 친구를 떠나보내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슬픔을 자아낸다.

이처럼 할머니들의 안타까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여러 번 바뀌고 할머니들이 한 명씩 떠나는 동안에도 일본은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직접적이고 진심 어린 사죄는 회피하면서 오로지 금전적인 방법을 통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취재를 위해 영화를 시청하러 갔을 때 ‘위안부’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은 영화이다 보니 마음이 마냥 편치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레 할머니 한 분 한 분의 삶에 녹아들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들이 오랜 시간 빙 둘러 걸어온 ‘에움길’을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위안부 사안은 피해 당사자나 직접적 관계자뿐만 아니라 한국인, 나아가 세계인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한 명 한 명의 관심과 응원이 더해진다면 우리는 더 나은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싶다는 이승현 감독의 바람처럼 우리 모두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오영은 수습기자 oye121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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