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자 간담회>

지난달 21일, 서대문구청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기자 간담회가 있었다. 박원순 후보는 스스로를 ‘도시 운영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박 후보는 도시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처럼 잘 보존된 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박 후보의 간단한 소개가 끝난 후, 3선에 도전하는 현 서울시장 박원순 후보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최근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미세먼지 문제인데, 어떤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대기라는 게 어느 한 군데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다. 서울의 대기와 경기도의 대기가 결코 독립적이지 않다. 그래서 나는 ‘호흡 공동체’ 라는 말을 쓴다. 서울시가 아무리 노력해도 경기도에서 노력하지 않으면 대기가 금방 섞여버린다. 그만큼 서울과 경기도, 다른 지역들과 중국의 대기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리고 실제로 분석해보니까 전체 대기의 55%, 즉 미세먼지의 55%는 중국에서 날아온다. 이렇게 미세먼지는 중국의 영향이 상당해서 해결되기 힘든 문제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가 아무 일을 안 할 수는 없다.
그래서 ‘2022년까지 친환경 전기차를 8만대 보급하겠다’는 내 공약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 또한 교통 혼잡 해결을 위한 ‘녹색교통진흥지역’을 확대 시행하는 방안도 있다. 지난 3월 종로구 일대를 포함한 한양도성 내부가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지정되고 종로구는 지역적 특색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 교통체계 집중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녹색교통진흥지역이 확대되면 차량수가 줄어 교통 혼잡이 해결되고 미세먼지 또한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대책으로는 현재 자동차 2만 대를 대체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이용하고 있는 자전거 ‘따릉이’도 있다. 추진 예정인 ‘자동차 등급제’라는 정책 역시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지난 6년 임기 동안 청년 일자리 수가 20만 개나 감소했는데, 혹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어떤 대책이 있는지
지금 청년 일자리 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현 서울시장으로서, 또 많은 정치인 중 한 명으로서 청년 실업률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있는 상황에 대해 굉장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일자리 문제는 종합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느 하나의 정책만으로 해결되기 힘들고 또 많은 경우 중앙정부가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가 한계를 느낄 때도 많다.
그렇지만 해결책을 생각해본다면 첫 번째로 ‘혁신 성장’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혁신 성장은 서울시내 여러 곳에 혁신 성장의 거점을 마련하고 도심 산업을 활성화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이다. 특히 도심 산업 중에 핀테크 사업이라든지 애니메이션 산업이라든지 관광 마이스(MICE) 산업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그동안 도외시됐던 사회적 경제라든지 새로운 미래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공예 산업, 업사이클 문화 또는 핸드메이드 문화 역시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 본다. 세 번째로, 서울시는 지식인들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이 가장 많은 도시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배출되는 인재를 활용해 R&D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제 공약 중에 ‘청년비전’이 있다. 연간 천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청년 1인당 최대 3천만원을 연이자 0.5%로 최대 10년까지 지원하겠다. 물론 현재 시행하고 있는 일자리 정책인 청년수당이나 뉴딜일자리 역시 보다 강화돼야 한다.

서울 시내 대학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이 현저히 낮다. 대학생의 주거와 관련된 대책이 있는지
대학생들의 기숙사 문제나 전반적인 청년들의 주거 문제 역시 굉장히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대학에서 기숙사를 만들려고 하면 땅도 부족하고, 인근 주민들의 반대도 존재한다. 사실 서울시에서 ‘희망하우징’이라고 해서 서울시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저소득층 학생이 안정적으로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다가구주택, 원룸 등을 매입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정책을 추진한 사례가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정책인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이 해결안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역세권의 용적률 규제를 기존보다 완화해서 민간이 임대주택을 많이 짓도록 유도하고, 민간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서 건설한 임대주택의 일정 비율을 청년층에게 값싸게 공급한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정책이 지속되면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페미니즘과 관련하여 고충을 토로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성이나 성평등 관련 공약으로는 어떤 정책이 있는지
여성들이 처한 삶의 현실은 여전히 차별과 고통이 존재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서울시는 여성안심특별시라든지 또는 젠더 성평등위원회, 젠더정책팀도 따로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들을 해왔다. 특히 예산 같은 경우에도 성 주류화 실천을 위해 국가예산을 남녀 평등하게 배분해 성차별 없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성 인지 예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한 점들이 많기 때문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최근 미투 운동과 관련해서 혼자만의 외침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응원하고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 #위드 유(With U) 센터를 서울시 곳곳에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해당 센터 차원에서 상담을 운영하거나 사건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성평등 조직문화를 만들도록 지침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데이트 폭력이라든지 몰카 피해 같은 것들도 적극적인 해결을 위해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정책을 보다 강화할 생각이다.


정리_오영은 수습기자 oye1211@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