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고 싶으면 패션 트렌드를 보라! 25년간 패션계에 종사하며 느낀 것이다.
한때 패션계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장악했다. ‘속도’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한 디지털 시대에 자라나 H&M처럼 가장 앞선 유행의 흐름을 파악해 빠른 시간내에 만들어내는 브랜드에 열광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현재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공격당하고 있다. 쉽게 사서 쉽게 버리니 쓰레기로 전락된다는 것이다. 현재 패션업계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롱테일(Long Tail)전략’을 고민한다.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라는 단어를 지금은 전국민이 알고 있지만 패션계에서는 2~3년 전부터 힐링, 웰다잉 이후의 밀레니얼 시대의 화두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앞서가는 흐름을 예측하는 포케스팅적인 컨텐츠를 생산하는 패션 전문매체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인재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사항도 변화됨을 캐치했다. 필자가 근무한 ‘패션비즈’는 헤드헌팅 업무인 패션스카우트를 함께 운영하고 있기에 더욱 예민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기존에는 10년차 패션디자이너, 20년차 MD출신의 본부장. 이렇게 심플한 조건이었다면 해외소싱과 어렌지 능력이 있는 편집숍을 운영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세일즈 크리에이터, 라이프스타일MD를 찾아달라는 의뢰다. 그런데 일반 여성복 디자이너만 해 본 후보자가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어디서 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니 구인구직을 연결해야하는 갭이 점점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재학생들이나 취업준비생 후배들은 더욱 막막할 것이다. 일자리 안정 자금 등 정부 정책이 허망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경력직들도 힘든 상황에서 신입사원에게는 열려있는 문은 좁기만 할 것이다.

결국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고 AI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한다 해도 소통하고 공감하는 휴먼 터치는 결국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창의적 인재란 결국 소통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는 가이다. ‘3가지 썸씽(something)’을 제안한다. 썸씽 스페셜(something special), 썸씽 디퍼런트(something different), 썸씽 퍼니(something funny)이다. ‘뭔가’ 특별하고 다르고 재미있는 것들이 소통되고 공감되게 한다.

히트한 제품들을 분석해보면 ‘퍼놀리지 (Fun + technology)’가 공통점이다. 재미있는데 기능성까지 좋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우수, 가심비-가격도 착한데 사고 싶은 마음을 움직이는 썸씽이 있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최고의 쇼핑 장소는 백화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온라인이나 복합쇼핑몰이다. 쇼핑과 엔터테인먼트가 동시에 가능한 쇼퍼테인먼트 시대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인재상도 마찬가지다. 디자  인테이너, 아나테이너가 인기다. 복면가왕의 가면을 만든 황재근 디자이너는 입학도 힘들지만 졸업하기는 더 어렵다는 벨기에 왕립 패션학교에서 남성복 패션을 공부한 인재였다. 그가 ‘가면 따위’라고 거부하지 않고 독특한 자기만의 캐릭터로 방송에 입문하며 디자이너 + 엔터테이너인 ‘디자인테이너’ 영역을 개척했다.

김성주, 전현무 그리고 우리대학 동문인 장성규 아나운서를 ‘아나테이너’라 부른다. 근엄한 뉴스 방송을 해야하는 아나운서 출신들에게 예능 도전은 쉽지 않은 길이었으나 지금은 예능 교양을 넘나들며 진행을 하는 아나테이너(아나운서 + 엔터테이너)로 성공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완벽함이 아닌 조금만 특별하게, 다르게, 재미있게 생각하는 ‘썸씽’이 재창조를 만들어낸다.


문명선(국문 86, 서울시립대신문사 27기, 동창회보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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