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4일 전인한 교무처장과 이영한 교육혁신부장, 손유린(경영17)교육국장이 모인 자리에서 사이버강의 도입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현재 우리학교를 제외한 대다수의 대학들은 매 학기 다양한 사이버강의를 개설해 학생들이 제한 학점(일반적으로 학기당 최대 6학점)이내에서 원하는 강의를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사이버강의는 말 그대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강의를 듣는 방식이다. 때문에 학생이 수업을 듣기 위해 직접 강의실까지 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줄 수 있다. 실제 사이버강의를 듣는 많은 학생들은 이처럼 시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을 사이버강의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는다. 통학에 할애되는 시간과 체력 등을 아끼는 대신 그만큼 자신이 원하는 다른 활동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교육국장은 “특히 학점 관리와 취업 준비를 병행해야 하는 고학년의 경우 학교를 다니며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거나 면접을 준비하는 사례가 많다.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더욱 절실한 이들에게 사이버강의는 효과적인 학습 수단인 셈”이라며 사이버강의의 이점을 강조했다. 

손 교육국장은 또한 “사이버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접하며 폭넓은 견문을 쌓을 수 있다”고 전했다. 교육국이 이달 2일 상반기 교학협의회에 전달한 자료에 의하면, 사이버강의를 개설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학교가 직접 사이버강의를 ‘자체 제작’ 하는 방식과 KCU(Korea Consortium of Universities online), OCU(Open Cyber Universities) 같은 ‘사이버강의 컨소시엄’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다른 대학들로부터 이미 촬영된 사이버강의를 제공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우리학교에 존재하지 않는 타 학교의 다양한 과목들도 사이버강의를 통해 수강할 수 있음을 뜻한다.

 
우리학교에는 신문방송학과, 심리학과, 동·서양학과, 화학과와 같이 다른 학교에는 존재하는 과들이 없는 경우가 많다. 관련 교양과목이 있다 해도 강의 수가 적거나 수강정원이 모자라 해당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교육국장은 “사이버강의는 다양한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여 교육의 다양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박주영(행정 15) 부총학생회장 역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버강의를 도입하게 되면 강의 수 자체가 많아져 대학평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우리학교는 공립대학이라 교원의 수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는데 사이버강의는 이 같은 문제에도 좋은 해결책이 되어 줄 것”이라며 장점을 보탰다.

수강신청 경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도 사이버강의의 장점 중 하나다. 우리학교의 경우 매 학기 수강신청 기간마다 듣고 싶은 강의를 신청하지 못했다는 학우들의 불만이 이어진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교과목 수의 증가와 수강 정원 수 증원 등의 방안들이 제시되지만 시행에는 교수 및 강의실 부족 문제와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학점 인정 사이버강의가 개설된다면 수강신청에 대한 학우들의 불편 역시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 입장에서도 사이버강의의 도입 및 운영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많은 교수들은 평소 강의 준비 이외에도 학회참여나 개인 연구 진행과 같은 다양한 일을 한다. 사이버강의를 개설한다면 교수는 편한 시간대에 비교적 자유롭게 강의 영상을 찍어놓을 수 있다. 특히 학기 시작 전에 미리 영상을 찍어놓는다면 대학원생을 위한 심화 강의 제작이나 개인 연구 혹은 학회 참여와 같은 다른 활동들에 보다 많은 시간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다.

물론 사이버강의 도입이 이점만 가지는 것은 아니다.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이 상당 부분 배제되는 온라인 학습 환경의 특성상 사이버강의는 학생들의 불성실한 학습 태도를 초래하거나 강의 질 자체를 저하시킬 위험성을 내포한다. 또한 대다수의 사이버강의는 한 번 촬영되면 길게는 3년 넘게 온라인상에 존재한다. 그러나 교수들은 매번 시험문제를 그대로 혹은 비슷하게 출제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취약성이 시험문제의 유출 및 소위 말하는 ‘족보’의 성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올해로 수년 차 사이버강의를 운영해오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 A교수는 이러한 사이버강의의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면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해결이 가능함을 주장했다. A교수는 “상호작용이 부족해 생기는 강의 수준 및 학습효과 저하의 문제는 교수가 매 강의 시작 때마다 학습개요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고, 강의가 끝나면 수업 내용을 확인하는 퀴즈를 넣는 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사이버강의의 특성을 반영해 15~20분처럼 강의를 짧은 단위로 촬영해 올린다면 학생들의 집중력을 환기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사이버강의가 갖는 중요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제조업 사회가 아니다. 대학 강의 역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사이버강의의 발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영은 수습기자 oye121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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