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가고, 학교가 끝난 뒤 급하게 토익 또는 고시 공부를 하러 간다. 친구와의 만남은 사치이고, 친구와 놀 시간에 알바로 생활비를 번다. 이러한 생활은 현대 다수의 청년들이 겪는 일상이다. 친구와의 만남, 연애, 결혼 등 일상생활 속 포기하는 것이 많아져버린 청년들에겐 어느새 ‘N포세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해주는 마음 따뜻한 웹툰 하나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웹툰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속의 주인공 ‘이찬란’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N포세대’의 모습을 띠고 있다. 커피 한 잔을 마실 시간에 커피 한 잔을 더 만들며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친구들이 쇼핑을 갈 시간에 공부를 해 더 좋은 학점을 받을 생각을 한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대학생의 모습을 가진 찬란은 길을 가다 우연히 연극부의 문을 열게 되며 연극부의 일원이 된다.

이를 시작으로 수많은 포기 속 무감각해져 버린 찬란의 감정에도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한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만을 봤을 때는 여느 흔한 웹툰의 흐름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뻔하고 단순한 이 웹툰의 시작 장면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현대의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은 찬란이 겪은 것과 같이 극적인 사건 없이는 자신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다. 그렇기에 이 단순한 장면 속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설렘을 느끼며, 웹툰 속으로 몰입하게 된다.

한편으론 동아리에 들어가길 거절하며, 현실적인 삶을 먼저 걱정하는 찬란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현대의 청년들은 취직, 경제력과 같은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장면은 현실에서 요구되는 좋은 자격증과 성적의 기준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일에 도전하면서도 걱정을 해야만 하는 현실을 잘 반영한다. 찬란이 걱정하는 요소들은 지극히 현실적이며, 현실의 독자들에게도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찬란이 연극부에 들어온 뒤 연극의 대본을 준비하기 시작하며 찬란 뿐만 아니라 연극부의 다른 부원들의 사연 또한 독자들에게 소개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권 유’의 사연, 강한 모습을 가진 듯 보이지만 사실 속으로 상처를 잘 받는 ‘김혁진’의 모습을 통해 현재 사회 초년생 또는 대학생들이 흔히 갖고 있는 고민들을 보여준다. 다른 연극부원인 ‘김도래’는 이러한 고민들과 사연들을 연극의 대본으로 옮긴다. 특별한 사건이나 사연이 아닌 일상적인 대학생들의 고민이 연극의 주제가 되는 모습을 통해 평범한 대학생들의 고민을 위로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연극의 대본뿐만 아니라 도래가 찬란과 유의 연극을 지도하는 모습에서도 대학생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찬란은 처음 연극연습을 시작하며 실수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가질수록 좋은 연기를 보이지 못한다. 이에 도래는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조언을 하며 찬란의 연기를 지도한다. 현대의 청년들에게 하는 작가의 또 다른 위로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성공만을 바라봐야 하고, 그 과정 속에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 시간의 낭비로 치부된다. 이러한 사회에서 작가는 ‘실수해도 두려워 하지 말라’는 한 문장으로 위로의 말을 건넨 것이다.

인간관계는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일 것이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치유받으며 사람들은 성장하지만 그 과정 자체는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이 웹툰의 작가는 이러한 부분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혁진은 쿨하게 보이면서도 남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다. 일부러 더 화장을 하고, 화려하게 꾸미며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 그러나 혁진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시온을 만나 변화하게 된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 그러나 우리는 가끔, 나 자신이 먼저일 필요가 있다. 그 누구보다도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청년들이 있고, 수많은 고민들이 있다. 포기하는 것도 많고 고민도 많기에 이 시대의 청춘들은 정말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힘든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 청춘들이 나 자신을 잃고 싶지 않다면,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나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싶다면, 그리고 나 자신에게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 웹툰을 보길 바란다. 당신에게 따뜻한 위로 한마디를 건네줄 것이다.

• 웹툰 정보
-네이버 웹툰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
-글/그림 까마중
-매주 월요일 연재


한태영 수습기자 hanlove020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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