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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문 수상 소감참신한 소재와 실감나는 묘사가 돋보인 제31회 서울시립대문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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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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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음악관에서 제31회 서울시립대문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는 소설 부문 심사위원 이동하 교수와 서울시립대 대학언론사 주간 장경원 교수, 각 부문에서 수상한 총 8명의 학생과 신문사 기자 일동이 참여했다. 각 수상자들은 총장 명의의 상장과 소정의 상금을 수여받았다. 시상식에서 이동하 교수는 “많은 작품들이 일상을 묘사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단문 위주의 문장 구성과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은 아쉬웠다”며 “이번 수상작들은 참신한 소재와 실감나는 묘사가 돋보였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이번 문화상은 6월 5일부터 7월 11일까지 작품을 받았으며 소설 부문에서 140명, 시 부문에서 162명이 출품해 총 302명이 지원했다. 지원자격은 고등학교 재학중인 학생으로 우편을 통해 지원서 및 작품을 접수받았다. 심사는 국문과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예비심사위원의 예심을 거친 후 국문과 교수의 본심을 통해 이뤄졌다. 이어 8월 17일 각 부문에서 당선 1명, 우수 1명, 가작 2명으로 8명의 입상작이 최종적으로 선정돼 서울시립대신문 홈페이지에 수상작이 게시됐다.

   
 
나팔꽃

국제고등학교 권효선 당선작 수상소감

고등학생이 되어서 놓친 계절들이 많습니다. 올해 길었던 여름마저 선명한 아지랑이처럼 느껴집니다. 현재 입시를 앞둔 요즘, 더 그렇습니다.

처음 시를 쓰기로 마음먹은 지는 5개월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많지 않은 시간, 여전히 시는 낯설고 아득하게만 느껴집니다. 아직 겪지 못한 벽들이 많고 경험해보고 싶은 일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그 투박한 손길로 써낸 시가 ‘나팔꽃’입니다.

‘나팔꽃’이라는 시를 썼지만 저는 사실 나팔꽃이 꽃을 피운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한껏 웅크린 그것은 잠을 자는 것도 같았고, 다시 심어질 준비를 하는 것도 같았습니다. 이러한 나팔꽃의 이미지를 주어진 시간에만 꽃을 피울 수 있는 기억으로, 흘러가지 못한 생들이 화단에서 고여있는 듯한 외로움을 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서 담담하게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사유를 말입니다.

부족하기만 한 작품 함께 공감해주신 서울시립대 문화상 심사위원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길을 적어가는 친구들 감사합니다. 매번 큰 영감 주시는 양은냄비 작가님께도 사랑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전합니다. 더는 울지 않고 반성하는 성숙한 시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들 문학 안에서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반죽
안양예술고등학교 이가인 우수작 수상소감

사람은 무엇 때문에 죽을 듯이 아파하며, 그럼에도 살아갈까요. 저는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도, 살아가게 하는 것도 모두 ‘기억’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글은 늘 어떤 기억으로부터 시작되곤 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기억, 순간에 대한 기억, 감정에 대한 기억, 날씨에 대한 기억, 즐거운 기억, 억울한 기억, 괴로운 기억, 그럼에도 빛나는 기억.

살아있는 매 순간 떠오르는 ‘그것’ 때문에 저는 글을 썼습니다. 토해내듯이, 혹은 빚어내듯이. 그것이 뭔지 모를수록 일단 써야했습니다. 고등학교를 문예창작과로 진학한 뒤로 수많은 글을 써냈지만, 의도와 다르게 입시랑 결부되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에 대한 혼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백지와 마주할 때마다 울고 싶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대부분 쓸 수 없는 것이었고 그러면서도 인정은 받고 싶었습니다. 솔직히 그랬습니다. 누군가 읽어줘야 글은 가치를 지니고, 그래야 계속 글을 쓸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매순간 백지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은, 글을 쓰는 모든 날들이 진실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편의 글을 쓰는 동안 살아났던 수백 수천 개의 순간들과 감정들, 그리고 이름 대신 표정으로 기억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고 쓸 때마다 울고 웃을 수 있는 건, 그것이 삶이기 때문입니다. 괴롭고 불편한 일이든, 눈부시게 행복했던 일이든, 완전히 떠나보낼 수 없다면 다시 그 순간을 살아봐야 합니다. 그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제가, 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배운 적 없던 저를 조금이라도 더 성장시켜주신 선생님들. 그중에서도 시를 사랑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신 안미옥 선생님, 주원익 선생님, 김유미 부장선생님. 그리고 김영정, 이봉룡, 저의 부모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소중한 친구들에게도요!

모든 기억의 종말이 오는 그때까지, 어떤 모습으로든 글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 저는 한 마디도 하지 못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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