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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 성장, 성장과 분배가 하나로
안효진 기자  |  nagil30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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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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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성장률, 고용률 등의 지표와 함께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논의의 핵심에는 최저임금인상, 사회보장 확대, 일자리 관련 정책 등이 있다. 모두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온 경제 정책들이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이 성장과 양극화를 동시에 극복하고 소득주도로 사람 중심의 국민 성장을 열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론은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지난 6일,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전체회의’가 열렸다. 우리나라는 최초로 ‘소득주도 성장’을 국가 경제 정책으로 내세워 추진 중이다.
소득주도 성장의 배경 이론은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은 소득주도 성장을 포괄하는 더 큰 개념이다. 포용적 성장은 시장경제 속 모든 주체들이 경제활동의 참여와 혜택을 균등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성장을 뜻한다. 포용적 성장과 반대되는 개념에는 신자유주의가 있는데, 신자유주의는 소수가 성장의 수혜를 독점하는 배제적 성장(exclusive growth)이다. 소득주도 성장이 최저임금, 중소기업 지원 등 근로자의 소득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정책과 관련된 이론이라면, 포용적 성장은 더 넓은 분야에서의 소득 재분배정책과 관련된 이론이다. 즉, 소득주도 성장은 근본적으로 포용적 성장 안에 포함돼 있으며 좀 더 구체적인 실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마르크스 경제학은 ‘노동자와 자본가의 투쟁, 생산수단의 사회화’ 등 마르크스의 기본 이론을 경제학에 적용한 학문이다. 마르크스 경제학은 경제적 가치의 원천을 인간의 노동에서 찾는 ‘노동가치론’을 기반으로 한다. 사회발전의 주요 수단인 노동의 가치를 중시함으로써 경제적 발전과 안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이러한 마르크스 경제학의 일정 부분을 받아들이고 있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임금이 결정되고, 시장의 힘에 의해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마르크스 학파의 이론에 따르면 임금은 노동자와 자본가의 투쟁에 의해 결정되며, 분배정책으로 인해 이들의 갈등으로 인한 문제를 막고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마르크스의 경제학은 포스트 케인지언 학파에도 영향을 주며, 임금주도 성장론 형성의 기반이 된다.

   
▲ 소득주도 성장은 포스트케인지언 학파의 임금주도 성장을 근본으로 한다.
‘임금주도 성장론’에 한국 특성 가미돼

포스트케인지언 학파는 ‘임금주도 성장론’에서 임금인상을 통한 소득분배가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주요 성장동력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분배에 관한 사회문제를 낳기도 한 이윤주도 성장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이윤주도 성장론은 주류 경제학으로서 기업투자를 통한 생산성 증대를 주장한다. 절대적 생산성의 증대야말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직접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윤주도 성장이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성장 방법은 소득 불평등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따라서 이윤주도 성장은 또다른 분배정책을 필요로 한다. 반면 임금주도 성장은 성장정책과 분배정책을 나누지 않는다. 분배정책을 통한 성장을 모색하기 때문이다.

임금주도 성장론의 논리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임금 상승을 통해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성 향상은 경제성장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임금주도 성장론은 임금을 올림으로써 노동자의 노동 동기와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다음으로는 수요다. 임금의 향상을 통해 늘어난 소비가 시장에서 순환되고, 이러한 수요의 증가가 경제 활성화를 이루어낸다.

임금주도 성장론은 한국에 들어오면서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 이는 우리나라에 특수하게 많은 영세 자영업자를 고려해 새롭게 탄생한 용어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영세 자영업자는 임금을 받지 않지만, 소득의 측면에서 노동자와 같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현재 우리나라에서 논의되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포스트케인지언 학파의 임금주도 성장론에 한국의 특성을 포함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책이 가능해

소득주도 성장론을 실현시키기 위한 정책적인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의 임금과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이슈화됨으로써 소득주도 성장의 의미가 잘못 인식되기도 한다. 우리대학 경제학부 최경욱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을 최저임금인상과 등치화하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며 최저임금인상이 소득주도 성장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되는 현상을 지적했다.

소득주도 성장에는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의 임금 또는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포함된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통해 이윤창출을 도모하는 것은 과거 이윤주도 성장의 대표적인 방식이었으나, 소득주도 성장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로의 이동을 주장한다. 주거비와 같은 핵심 생계비 부담 완화, 실업급여 확대와 같은 사회보장 정책은 소득보장을 위해 선행돼야 할 정책이다. 고용분야에서의 공공부문 일자리 증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인적자본투자와 같은 일자리 정책도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포함된다.

소득주도 성장론의 빛과 그늘

소득주도 성장론 지지자들은 앞서 말한 이론적 모델의 효용성을 주장함과 동시에 보편적으로 이뤄져 온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허점을 지적한다. 그 허점은 바로 고소득층의 소득증대가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이어져 저소득층의 소득까지 증가하게 된다는 낙수효과의 한계다. 또한 대기업 지원을 통한 이익이 서민들에게 유입되기보다는 양극화를 초래했으며, 현재는 빠른 양적 성장이 중요했던 과거와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지자들은 소득주도 성장론의 효과를 증명하는 정책사례를 제시하기도 한다. 캐나다의 경우, 2017년 최저시급을 21% 인상했다. 이로 인해 표면적으로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통계가 보도되며 반감을 샀지만, 실제로 감소된 일자리 분야는 비정규직이었고 정규직 일자리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반면 소득주도 성장론 자체의 허점을 지적하는 비판 의견이 존재하기도 한다. 먼저 케인지언 학파의 임금주도 성장론이 실질적으로 검증된 근거를 기반으로 한 이론이 아니라는 점이 지적된다. 실제로 케인지언 학파의 이론은 정통 경제학과 같이 체계화된 분야가 아니다. 예를 들어 임금 상승으로 효율성이 제고된다는 케인지언 학파의 논리가 비합리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기업에게 인위적으로 임금 상승을 강요함으로써 생기는 비효율성이 임금 상승으로 인한 노동자의 생산성 증가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또한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수요를 증가시키는 정책은 기업 경쟁력이 보장되는 환경에서만 추진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기업에게 소득을 높이도록 압박하는 방식으로서의 소득주도 성장방식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론에 동의하면서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최경욱 교수는 “단기적으로 저소득층의 분배문제를 개선해 주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술진보와 산업의 구조조정이 병행돼야만 진정한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득주도 성장이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위해 추가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최초로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단어를 국가 경제정책으로 내세웠다. 현재 불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의 바람이 소득주도 성장론을 증명하는 사례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효진 기자 nagil30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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