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의원회, 잘 모르지만 긍정적 응답 많아

‘총장직선제 학생 투표권 보장’과 ‘대학평의원회’는 현재 대학 민주화 문제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우리대학에서도 부결된 1학기 학생총회에서 안건으로 제시됐을 정도로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도는 높지 않다. ‘학생 참여 총장직선제’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6.8%로 절반을 넘었지만, 대학평의원회를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1.2%에 불과했다. 중요한 사안임에도 학생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학생들이 학생자치에 큰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지도와는 달리 그 공약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학생 참여 총장직선제와 대학평의원회 설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매우 긍정적’,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71.1%, 65.7%로 나타났다. 공약 자체가 학생들의 민주적 권리 보장을 위한 것인만큼 수혜자인 학생들이 반대할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두 사안 모두 이번 학기에 처리되는 문제이고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배려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 학생들의 관심도만 높아진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권 및 안전정책 지지 높지만 인권센터 인지도는 낮아

최근 ‘미투운동’이나 소수자 운동 등으로 각종 혐오 및 비하 발언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됐다. 이로 인해 인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우리대학에서는 지난 3월 인권위원회에서 터진 문제들로 인해 명목상의 정책이 아닌 실효성 있는 인권대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인권 및 안전정책을 5가지의 큰 공약 분류 중 하나로 편성하며 중요하게 다뤘다. 주요 공약으로는 ‘인권센터 설립 추진’이 있고, 이외에도 ‘인권주간 운영’, ‘주요한 기념일 및 추모일 행사 진행’, ‘화장실 몰래카메라 방지 정책’ 등의 공약을 냈다.

공약의 이행여부와 관계없이 공약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인권 및 안전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지지도는 전반적으로 높았다. 인권이나 안전에 대한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긍정적인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학기에 설립되는 인권센터에 대해 과반 이상인 57.8%가 모른다고 답하면서도 전체 학생 중 67.6%의 학생들이 설립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인권센터에 대해 모르고 있는학생들도 인권센터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인권센터가 출범한 이후 학생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축제 때 성소수자나 비건 등의 문화 및 인권 부스를 운영한 총학의 정책에 대해 학생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52.8%의 학생들이 축제 당시 이러한 부스들의 운영을 ‘긍정적’ ·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학생도 17.0%에 달해 이에 대한 일부 학생들의 반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총학생회가 안전정책으로 내세운 ‘여자 화장실 못 자국 구멍 메우기’와 ‘화장실 비상벨 점검 및 확대’에 대한 실효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70.8%에 달했다. 총학생회의 안전정책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기회 확대는 아직… 사이버강의 지지여론 재확인

총학생회는 강의개선사업, 복수전공 및 타과 허용 수업 전수조사 및 개선 요구, E-learning 시스템 활성화 등의 교육정책으로 수강신청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자 했다. 사이버강의 도입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총학생회지만 아직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일까. 실제로 교육기회가 확대된 것 같냐고 묻는 질문에 많은 학생들은 부정적 의견을 표출했다.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13.3%,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3.2%로 56.6%에 달하는 학생들이 교육 기회 확대 여부에 부정적인 답을 내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46.4%의 학생들이 E-learning 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추후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 사이버강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외에도 강의를 개선해야한다는 응답이 30.6%, 복수전공 및 타과 허용 수업을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23.0%로 뒤를 이었다.
 
1일 1과일 사업에 학생들 기대감 높아

이번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은 정책은 청량리 도매상에게 값싸게 과일을 대량 구입해 학생들에게 저가로 판매할 예정인 일명 ‘1일 1과일’ 사업이었다. 40.2%의 학생들이 해당 사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응답했으며,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까지 합하면 72.9%의 학생들이 사업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고 자취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은 끼니를 거르거나 대충 때우는 일이 많아 영양균형이 깨지기 쉽다. 1일 1과일 사업이 시행된다면 해당 대학생들이 접근성이 좋은 곳에서 값싸게 과일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사업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한 한 응답자는 “1일 1과일이라는 공약이 시행착오를 거치긴 하겠지만 제대로 시행된다면 학생들의 요구와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총학생회는 우리대학 100주년을 기념해 ‘과잠바 전시전’이나 ‘100주년 기념 굿즈 판매’등 다양한 기념사업들을 공약했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아보인다. 총학생회가 진행하는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나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69.9%로 나타났다. 이는 총학생회가 9월 초 공개한 100주년 기념캐릭터 ‘UOS프렌즈’가 학생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총학생회에 바라는 점 ‘소통과 홍보’

총학생회에게 앞으로 바라는 점을 자유롭게 기술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학생들은 총학생회에 대한 격려의 말을 남겼다. 선거 당시를 제외하곤 임기 동안 크게 논란이 없었던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통이나 홍보에 있어서는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질문에 답한 총 186개의 의견 중 27개의 글에서 소통 혹은 홍보를 언급했다. 이 가운데 한 응답자는 “홍보가 오프라인에서도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SNS를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은 행사나 운동 등이 시행된다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고 썼다.


윤유상 기자 yys61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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