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시이(융합 시사 이슈 이해) 팝니다. 쪽지 주세요’, ‘강의 양도 부탁드려요 사례해 드립니다’. 2학기 수강신청 기간 동안 우리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엔 강의 매매를 원하는 학생들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에게 강의를 넘겨주면 이에 대한 사례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강의 매매는 학생들이 몰리는 인기과목이나 필수과목을 신청한 학생이 나중에 신청에 실패한 학생에게 돈을 받고 강의를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에브리타임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진다. 이 같은 온라인 강의매매에서 판매나 구매를 원하는 학생이 특정 강의에 대한 게시글을 올리면 해당 강의를 수강신청한 학생이 쪽지를 보내 이에 응한다. 이후 약속한 시간에 판매자가 과목을 취소하면 곧바로 구매자가 신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강의 가격은 신청의 난이도와 인기에 따라 결정되는데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책정된다.

최근 강의 매매가 기승을 부리며 학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달 21일 총학생회가 공개한 ‘2018-2 수강신청 설문결과’에 따르면 교육 관련 불편사항을 묻는 질문에 총 367명의 응답자 중 157명이 강의 매매가 문제라고 답하며 가장 많은 응답을 얻은 바 있다. 학교가 이러한 강의 매매 문제를 인지하고 있냐는 질문에 교무과 전행랑 주무관은 “인지하고 있으며 우리대학 공식 홈페이지에 신청과목 교환 및 거래 금지가 명시돼 있다”고 전했다. 전 주무관은 이어 “새벽에 학생들 간의 강의 교환 및 거래가 이뤄진다는 것이 2학기 수강신청 정정기간을 오후 5시에 조기에 끝낸 이유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총학생회 손유린 교육국장도 “강의 매매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며 “현재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강의 매매를 현실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증거 삭제가 가능하므로 진위여부를 밝혀내기 어렵다. 이에 대해 전 주무관은 “강의 매매 사실이 명백해지면 본부에서 수강과목을 단독으로 삭제 가능하다”며 학생에게 학교 차원에서의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주무관은“진위여부를 밝힐 때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라며 사실상 불이익을 주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강의 매매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전 주무관은 “학생들의 도덕적 각성이 필요하다”며 “강의를 파는 학생이 있더라도 사는 학생이 생겨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민영 수습기자 miny9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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