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 우리대학 100주년 기념관이 개관했다. 100주년 기념관은 우리대학 100주년을 기념하고 학생들과 시민들이 함께 공유함으로써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공립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설립됐다. 2016년 7월 시공에 착수하여 2년 간 진행되는 동안 화재가 발생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많은 학생들의 기다림 속에 마침내 문을 연 100주년 기념관.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기념관 공사의 건설 사업 관리를 담당한 삼우CM 정찬국 단장을 만나 기념관의 탄생 비화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이번 100주년 기념관 공사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나
 우선 컨스트럭트 매니지먼트(이하 CM) 회사 단장으로서 CM이 어떤 일을 하는지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다. 건축 공사를 발주할 때는 공공 공사가 있고 민간 공사가 있다. 이번 100주년 기념관 공사는 나라에서 발주했으니 공공 공사에 속한다. 또 공공 공사에는 시공사가 있어서 예전에는 공무원들이 시공사가 하는 일을 감독했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공무원들이 관리하기 어려워 따로 CM이라는 회사에서 관리를 도맡아 하는 제도가 건설기술진흥법에 명문화됐다. CM은 약자 그대로 ‘건설 사업 관리’라는 뜻이다. 비슷한 말로는 감리가 있는데 감리보다 더 확장된 개념이다. 감리가 건축사가 건축공사가 도면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역할를 뜻한다면 CM은 천장재가 제대로 쓰였는지, 가로 세로 길이가 적당한지, 철근 개수가 들어맞는지, 품질이 알맞은지 등을 확인하는 구체적인 역할까지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이다. 

▲ 삼우CM 정찬국 단장
우리대학 동문으로서 시공에 참여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누구보다도 남다른 애착이 있었다.(웃음) 운이 따라줬는지 모르겠으나 여기 오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 지금 CM일을 하기 전에는 대림산업이라는 건설회사에서 일했다. 그 회사에서 30년 정도 일을 하다가 현장 소장도 하는 등 주로 시공사에 있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서 그 회사에서 나와 지금 있는 삼우CM회사에 입사했다. 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지 6년차에 접어들었을 때 이번 100주년 기념관 공사를 맡을 기회가 왔다. 사실 내가 속한 삼우CM 말고도 3여개의 다른 CM회사들도 이번 공사의 CM용역 일에 선정되기 위해 함께 경쟁했다. 시공사에 선정되기 위해 경쟁을 하는 것처럼 CM회사 역시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들끼리 경쟁을 해야 한다. 근데 우리대학을 졸업해 그런지 몰라도 그동안 회사가 서울시에서 발주한 공사에는 나를 배정하려 했다.(웃음) 그래서 이번 기념관 공사 역시 회사에서 내가 참여하게 됐다. 처음 CM회사에 선정되기 위해 심사자들 앞에 나와 흔히 PT라 하는 발표도 하는 등 노력했고, 운이 좋았는지 결국 선정됐다.
또 본격적으로 기념관 공사가 시작한 뒤에도 학교 동문인 만큼 다른 사람들보다는 더 내 집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다. 처음 설계와 다르더라도 건물 사용자인 학생들이나 학교 부서들이 좀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직접 의견을 듣고 디자인 수정을 주장하기도 했다.

▲ 100주년 기념관 정문 측에서 본 입면이다. 숫자 ‘100’을 형상화하여 설계됐음을 알 수 있다.
▲ 100주년 기념관 가동과 나동 사이에 위치하는 메모리얼 공원이다. (구) 음악관의 부재를 이용하여 바닥과 벽을 마감했다.
가장 애착 가는 시설이 있다면
제일 심혈을 기울였던 시설은 월곡국제회의장이다. 월곡국제회의장은 국제회의장답게 5개 국어 동시통역실이 마련돼있다. 동시통역이 무선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존의 유선식 장비를 가진 국제회의장에 비해 편의성 및 신속성을 높였다. 국제회의장은 본래의 목적에 맞게 기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회의는 자주 개최되지 않기 때문에 다목적성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월곡국제회의장이 대강의실이나 예식장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 활용도를 높였다. 대형스크린이 설치돼 강연이 가능하며, 월곡국제회의장 뒤편의 방은 신부 대기실이나 폐백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리대학은 예식장과 같이 동문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월곡국제회의장을 통해 이런 점을 보완하면 좋을 것 같아 예식할 수 있게 제안했다.

기존 설계에서 개선된 디자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가
예를 들어 기념관에 있는 실내체육관 바로 위가 도서관이다. 두 공간이 맞닿아 있다 보니 방음이 잘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천장에 흡음재를 설치하는 등 방음시설을 충실히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건물 바닥재나 벽재도 보다 오래 쓸 수 있는 재질로 수정했다. 건물 색상의 경우 직접 우리대학 산업디자인과 교수님들의 자문을 받아 건물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색으로 변경했다.
또 국제회의장에 설치된 스크린에도 바뀐 점들이 많다. 우선 스크린 개수가 원래 가운데 대형 스크린 하나였는데 국제회의장이 예식장으로도 쓰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쪽에 스크린이 설치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그렇게 변경했다. 그리고 스크린 화소 역시 처음 설계 당시 6천 화소였으나 화질 개선을 위해 최신식 1만 화소를 사용해 선명도를 높였다. 주변 밝기와 상관없이 깨끗한 화면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국제회의장을 예식장 기능으로도 활용하려면 관련 부속 시설 역시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근데 설계도면에는 회의장에 식당이나 레스토랑이 없었다. 그래서 국제회의장보다 한 층 아래 끝쪽에 식당 자리를 확보해놓았다. 하지만 아직 입점한 업체는 아직 없는 상태다. 앞으로 예식장 기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라도, 또 외부인들이 학교에 방문했을 때 접대하기 위해서라도 학교 내에 주된 식당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대학에는 식당이 학생회관과 본관에만 있다는 점이 아쉽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족이나 친구를 데려와 함께 식사를 하기에도 마땅찮은 듯하다.

▲ 100주년 기념관 가동과 나동 사이에 위치하는 메모리얼 공원이다. (구) 음악관의 부재를 이용하여 바닥과 벽을 마감했다.
100주년 기념관은 우리대학 100주년을 기념해 세워졌다. 기념비적인 상징성을 어디서 찾아볼 수 있나
100주년 기념관 가동엔 100주년을 상징하는 의미가 많이 담겼다. 100주년 기념관 가동은 (구) 음악관의 벽돌을 사용해 이를 재현한 것이다. 실제로 가동에 위치한 교사(校史) 박물관의 벽면과 기둥, 메모리얼 공원이 그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지난 100년간 배움과 나눔을 실천해온 우리대학을 기억하고, 이를 앞으로도 실천할 것이라는 포부를 담았다. 건물 외적으로는 가동을 전면에서 봤을 때, 세로로 긴 창문 세 개가 각각 숫자 1과 0의 모양으로 디자인돼 숫자 100처럼 보이게 했다. 학생들이 잘 모르더라.(웃음) 건물 내부적으로는 100주년홀이 기념비적 의미를 가진다. 100주년홀은 100주년을 기념해 100미터로 이루어졌다. 100주년홀 벽면은 돌과 돌 사이에 알루미늄 몰딩을 넣어 문양이 100개로 구분돼 있다. 직접 세어보면 100개임을 알 수 있다.(웃음)

100주년 기념관 이용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물은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관리도 굉장히 중요하다. 건물을 짓는 초기비용보다 유지·관리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100주년 기념관을 지을 때도 나중에 유지·관리 비용이 덜 들도록 최대한 신경 썼다. 그런데 100주년 기념관의 유지·관리는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대개 공공건물은 막 쓰는 경향이 있는데 학생들이 100주년 기념관을 자기 집처럼 사용했으면 좋겠다. 특히 학교를 돌아보며 화장실 관리에 어려움을 느꼈다. 100주년 기념관 화장실은 ‘시스템화장실’로 최첨단이다.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단, 시스템 화장실에 지정된 화장지를 쓰지 않으면 변기가 막히기 쉽다.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 점을 유의해줬으면 한다. 100주년 기념관은 우리대학 100주년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공립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설립됐다. 따라서 시민들, 즉 외부인이 출입하게 되므로 외부인 출입에 있어 학교에서 방범에 신경 써줬으면 한다. 또 시민과 학생 모두에게 건물 사용시 유의사항을 홍보해줬으면 한다.

선배로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우리대학 학생들은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아주 훌륭하다. 내가 재학중이던 당시에도 그런 분위기였는데 요즘 시대는 취업하기 어려워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사회에 나와 보니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활동성도 중요하더라. 우리대학 학생들을 둘러보니 적극적인 활동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다. 공부만 하다 보니 다른 활동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학생들이 자체 모임이나 학생자치활동,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대학엔 학생들의 활동을 수용할 시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올해 신설된 100주년 기념관이 그런 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100주년 기념관을 잘 활용하는 활기찬 후배들이 되길 바란다.


사진·정리_ 이민영 기자 miny98@uos.ac.kr
정리_ 오영은 기자 oye1211@uos.ac.kr
사진_ 한승찬 기자 hsc7030@uos.a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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