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대학 학생자치지구 대의원회에서 교지 대학문화에 대한 예산이 또다시 삭감되었다. 이로 인해 대학문화의 운영 지원금은 십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도 되지 않게 됐다. 대학문화는 학생운동이 활기찼던 시기, 당시 대학 내·외부적으로 만연했던 부조리를 본지보다도 앞장서서 고발했던 교지다. 이러한 매체가 학생들의 외면과 학생들의 손으로 쇠퇴할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분명 슬픈 일이다.

물론 이번 예산 삭감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교지 대학문화뿐만 아니라 본지도 학우들의 손에서 멀어지고 있고 구독자 없는 매체는 생명력을 잃기 때문이다. 총학생회비 납부율마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도 읽지 않게 된 매체에 돈을 붓는 것은, 효율성 추구가 항상 우선가치가 돼야하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효율적이지 못하다. 이 모든 문제는 대학생의 사고나 가치관 등, 소위 대학생들이 만들어가는 대학문화의 변화 내지 쇠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동시에 대학이 진정 대학생들의 터전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문화의 부활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무궁화는 아침에 폈다가 저녁에 지고 떨어진다. 이 하루살이 꽃을 무궁화라고 부르는 것은 피고 짐을 100일 동안이나, 다른 꽃들과 비교하면 무궁하게 반복하기 때문이다. 꽃이 한 번 피고나면 언젠가 반드시 떨어지듯이 세상의 모든 일은 필연적으로 끝이 있다. 하지만 한 번 끝을 맞이한 것이 새롭게 피어날 일이 없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지금, 한때 피어올랐던 대학문화와 함께 이를 이끌었던 대학의 언론매체도 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언론을 떠나지 않고 버텨가는 소위 ‘글쟁이’들의 명맥이 후대에 전해질 것을, 다른 모양으로라도 새롭게 피어날 대학문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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