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대 총학생회 어:울림 공약이행평가>

우리대학 제54대 총학생회 어:울림은 선본 당시 20여 개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는 십여 개에 그쳤던 전대 선본의 공약 수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수라 할 수 있다. 어:울림은 소통, 교육, 편의,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공약을 내세우며 일명 ‘올라운더’ 총학생회를 표방했다. 지난 4월 출범한 어:울림의 임기가 3개월 가량 남은 지금, 어:울림의 공약 이행이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 서울시립대신문이 취재해 봤다. 취재의 범위가 되는 공약은 선본 당시의 홍보 팸플릿, 그리고 대학언론 3사가 주관한 간담회(이하 간담회)에서 밝힌 공약이다.  -편집자주-


어:울림이 내놓은 공약 중 학생들의 호응을 가장 크게 얻었던 것은 교육관련 기회확대와 관련된다. 어:울림 교육국은 실제로 타대학 사이버 강의 운영 현황 전수조사를 통해 우리대학 사이버 강의 도입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 교무처와의 협의를 통해 교수 차원의 강의 연구 및 개발을 이끌어냈다.

교육 관련 기회 확대는 어:울림 교육국의 열의를 보여주듯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이행됐거나 진행 중이다. 어:울림에 따르면 “복수전공 및 타과 허용 수업 전수조사가 착수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강의 개선 요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Learning 시스템 활성화는 사이버 강의 도입을 의미하며 진행 중이다. 지난달 2일 열린 교학협의회에서 사이버 강의 도입을 학교 측에 공식적으로 제안한 상태이며, 실제 시행 여부는 학교 측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계절학기 운영 역시 기존에 이뤄지던 방식보다 개선됐다. 어:울림은 지난 4월 30일, 여름 계절수업 개설희망 교과목 신청 기한을 교무과에 요청해 기간을 연장했으며, 계절학기 수업이 종강한 이후엔 여름 계절학기 계절 설문을 진행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합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강의 시간 변경, 입대, 지병 악화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절학기 신청 후 수강취소가 불가능했는데 올해부터 계절학기 수강취소가 가능해졌다.

올해 대동제는 우리대학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되는 만큼 어:울림은 1억3천여만원의 축제 운영 예산을 지원받았다. 예상치 못한 기상악화로 인해 많은 행사가 취소됐지만 어:울림은 예산편성에 걸맞은 대규모 행사를 기획했다. 어:울림은 축제 한 달 전 ‘축제 연예인 섭외 학우 선호도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미리 수렴하기도 했다. 축제에는 퀴어시대와 연계한 성소수자 관련 부스, 채식주의, 유학생들을 위한 부스가 운영되기도 했다.

어:울림은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우리대학과 같이 동대문구에 소재한 한국외국어대학교, 경희대학교와 함께 공동으로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정책 질의를 진행했다. 동대문구 지역에 출마한 구청장 및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정책 답변을 제안했으며 6월 13일 투표 당일에 후보 질의 응답 결과를 공개했다. 원래 어:울림은 서울시장과 지방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정책 질의와 공개를 공약으로 세웠으나 서울시장 후보자들에 대한 질의 응답은 공개되지 않았다.

어:울림 공약으로 내건 참여예산제도는 일반 학생들에게 학생자치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다. 어:울림은 간담회에서 “일반 학생들이 대학 내부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제출한 사업안을 공모·선정 및 사업 진행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이는 일반 학생들이 학생 자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효과를 밝혔다. 실제로 어:울림 사무국은 게시물을 통해 지난 9월 5일부터 9월 11일까지 참여예산 사업의 지원자를 모집했다. 추후 2차 면접 및 재학생 투표가 있을 예정이며 선정된 사업들에는 총 100만원의 총학생회비가 지원된다. 하지만 간담회에서 어:울림이 “다양한 문제들이 논의될 수 있도록 또한 현실적 요건을 고려해 1학기 중으로 해당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과는 달리 참여예산 제도는 2학기 중 단 일주일간 진행됐다.

어:울림은 지난 학기 4월 16일 세월호 참사,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추모 행사를 가졌다. 2학기에는 자살 예방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인권주간과 겹치는 바람에 진행하지 못했다. 2학기에는 세계 인권의 날과 학생 인권의 날에 행사 진행이 예정돼 있다.

총학생회 주도로 9월 2주차는 인권주간으로 설정됐다. 이에 지난 11일 토크콘서트 ‘성평등을 켜봐요’가 진행됐다. 그러나 화요일 4시부터 6시까지의 애매한 시간대와 늦은 안내 문자 발송, 교수들의 공결서 처리 협조 부족 등의 이유로 많은 학생들이 참석 하진 못했다. 총학생회장은 “행사에 400명이 참석하기를 희망했으나 150명 정도 밖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총학생회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학관 앞에서 인권주간 부스를 운영했다. 부스에서는 몰카 방지 캠페인, 성평등 관련 캠페인 등 다양한 인권 관련 활동 및 캠페인을 진행됐다.

선본 당시 어:울림은 스포츠과학과와 연계한 전농체전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스포츠과학과 학생의 전농체전 출전이 형평성 논란을 일으키는 만큼 출전권을 주지 않는 대신 전문성을 살려 심판 등의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이었다. 총학생회장은 “현재 종목 선정 및 각 종목 별 세부규칙과 관련해 상호 피드백이 있었다”며 “총학생회는 장소 대관이나 경기 일정 마련 등 행정 업무를 맡고 스포츠과학과는 심판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울림은 선본 당시 “이미 과 내부적으로 학생, 교직원, 교수 간의 동의가 이뤄진 상태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장우혁(스과 15) 스포츠과학과 회장은 “전 종목에서 스포츠과학과 학생이 심판을 맡을 예정이고 자세한 사항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리대학은 교수들로 이뤄진 총장추천위원회가 총장 후보를 추천한 뒤 교수들과 직원들의 직선을 통해 총장이 선출된다. 이에 어:울림은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실제로 1학기 전체학생총회에서 총장직선제를 촉구하는 성명문 발표를 준비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학기 교수회를 통해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공식적으로 요구, 학생에게 전체 표의 15% 가량을 할당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간담회에서 어:울림은 전국 단위의 총학생회 연대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장직선제 촉구의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내고 있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에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아직 속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어:울림은 과점퍼 전시전 등을 포함, 우리대학의 역사를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한 100주년 기념사업 실시를 공약한 바 있다. 총학생회장은 “우리대학 박물관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며 자료 요청을 해왔다.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박물관 측은 “아직 전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여러 가지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어:울림이 초기 공약했던 전시에 대한 계획이 박물관에 전달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어:울림은 우리대학을 외부에 알리기 위한 홍보 방안 및 정책을 학생들로부터 공모받고 이를 기획처와의 연계를 통해 실현하기 위해 공약했던 홍보방안정책대회를 취소했다. 3차 정기 대의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는 예산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은 “취소된 사업을 대체하기 위해 100주년 기념 굿즈 제작 사업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총학생회는 굿즈 제작을 위한 우리대학을 상징하는 캐릭터 개발을 마쳤다. 하지만 굿즈 사업이 취소된 공약을 대체한다고 말한 것처럼 과연 굿즈가 우리대학을 외부에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편으로는, 어:울림의 공약 중 많은 부분이 아직도 ‘논의중’인 채로 남아있다. 지난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어:울림의 임기는 벌써 2/3가 지나갔다. 임기가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아직도 시행 방법을 논의중인 공약이 이행된 공약보다 많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어:울림이 제대로 활동했는지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우리대학 후문과 쪽문은 주거지역으로, 번화가처럼 인구 유동이 많은 지역이 아니다. 따라서 야간에는 범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몇 년간 후문 몰카 사건 등으로 현실이 되기도 했다. 어:울림은 지난 선거에서 범죄를 줄이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셉티드(CPTED, 범죄예방디자인) 사업 진행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울림은 이에 대해서 유규상(행정 15) 총학생회장은 “동대문경찰서와 협력을 통해 진행하고자 했으나 지난번 동대문구 셉티드 사업 학생 운영단으로 어:울림 안전권리국장과 부국장이 회의에 참석한 이후  동대문 경찰서에서 오랜 기간 접촉을 하지 않아 아직까지 접촉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어:울림 김채운(조경 16) 안전권리국장은 “셉티드 사업을 총학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다양한 학우들의 의견을 경찰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대문경찰서의 박주혁 경사는 “어:울림 측에서 공식적으로 접촉한 적이 없으며, 지난 간담회 때 경찰의 초청으로 어:울림 안전권리국장과 부국장이 참석한 것 말고는 총학생회와의 접촉이 없다”며 “재작년부터 도시행정학과의 소모임인 도시연구회 셉티드 팀에서 접촉하여 지속적으로 셉티드 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전권리국장과 부국장을 직접 대면하고, 연락처를 교환한 상황에서 어:울림 측에서 접촉을 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어:울림의 연락이 오지 않는다는 응답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경사의 말에 따르면, 어:울림은 공약으로 내새운 셉티드 사업 진행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 된다. 
한편 김 국장은 인터뷰에서 “지난 인권주간 이후로 총학이 잠시 휴식기간을 가진 뒤에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며 “아직 셉티드 사업과 관련하여 자세히 준비된 계획은 없으며 논의중”이라고 말했는데, 어:울림 임기가 지난 10월 1일로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은 기한 내에 계획을 수립하고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어:울림은 ‘시대에 걸맞는 가치 추구’를 위한 회칙의 전면 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학에서 내세운 개정안은 자치기구의 규정에 자율성을 강화하고 선거 입후보자가 없을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하는 등의 변경사항을 담았다. 그러나 1학기 학생총회가 무산되며 결국 어:울림측의 개정안은 의결되지 못했다.
이후 지난 5월 어:울림은 서울시립대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학생총회에서는 페이스북을 통한 홍보만 이뤄졌다. 2학기 학생총회는 플러스친구나 에브리타임, 광장 등의 매체들을 모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2학기 학생총회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축제와 같이 학생들의 이목을 끌만한 행사가 마땅히 기획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울림이 다음 학생총회를 성사시켜 회칙 개정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무관심을 돌릴만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해보인다.

여타 시설 개선에 있어 난관 봉착, 예상하지 못했을까 예상하지 않았을까
어:울림은 당초 공약으로 시설과와 월례회의를 통해 시설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시설과는 서울시 산하기관 중 가장 업무가 과중해 인력이 부족하여 월례회의가 어렵다고 밝혔다. 시설과와의 월례회의는 시설과의 협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인 만큼 어:울림이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혀 보류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빈 공간을 활용하고, 낙후 시설물을 매월 테마별로 정해 개선을 요구한다는 공약 또한 시설과의 업무 과중으로 인해 개선 요구가 어렵다고 판단된다. 한편, 흡연구역에 지붕 및 개방형 부스를 설치하는 공약은 총무과와 협의하여 진행했으나, 총무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1학기 말에 어:울림 측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전달받았다”며 “그러나 예산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시설과 관련한 부분은 대부분 교내 부서와의 협력이 원활이 이뤄지지 못해서 발생하는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교내 부서의 업무 과중으로 인해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도 존재하지만, 시설과 관련한 사항에는 교내 부서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공약 설정 과정에서 실수가 벌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또한, 어:울림의 임기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아직 초기 구상단계에 머물러 있는 공약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시설개선국과 관련된 다른 공약은 화장실 못구멍 막기 및 비상벨 설치 등 화장실 성범죄 관련 공약이다. 이 공약은 성공적으로 이행되어, 학생회관이나 자연과학관 등 시설이 오래돼 화장실 칸막이에 구멍이 많은 건물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또한 이 사업은 지난 720호 기사에서 보도된 어:울림 공약평가에서 70%정도의 긍정평가가 있었던 만큼 학우들의 호응도가 높았던 사업이다. 하지만 구멍을 꼼꼼히 메꾼 것이 아니라 단순히 스티커 등으로 막아 놓은 것이라 쉽게 제거된다는 점이 아쉽다. 실제로 자연과학관 화장실 등에선 못자국에서 이미 떨어져버린 스티커를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여자화장실과 설치된 비상벨 점검을 모두 마쳐 혹시 모를 성범죄자의 침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어:울림은 동아리 예산확보를 서울시립대 동아리 연합회와 공동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어:울림은 각 동아리 지원금 증가는 불가능하나, 동아리 행사 확대를 통한 전체 차원의 지원금 마련은 가능하다는 점까지 파악했음을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각 동아리에 돌아가는 금액이 미비하고 학교의 지원이 부족해 지체되고 있다. 어:울림 측은 “학생과에서 명분이 부족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각 동아리가 고르게 지원받지 못할 수는 있지만 큰 행사를 열어 상금과 같은 형태를 통해 간접적으로 동아리 지원금을 전달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열린 100주년 기념 시민문화제로 몇몇 동아리가 이미 예산 지원을 받은 상태라 새로운 행사를 강하게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동아리 연합회 측은 “이미 동아리 비품 교체 및 철거, 시민문화제 등 행사로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어:울림의 공약 이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인정했다.

어:울림은 공약으로 청량리 도매시장에서 과일을 사서 학생들에게 싼 값에 공급하는 청량리 시장 연계 과일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후 지난 7월 어:울림 대외협력국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푸드마켓’이라는 사업이름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총학생회장은 사업의 진척 상황에 대한 물음에 “동대문구청, 청량리 상인 연합회 측과의 협업을 약속 받았다”며 “다만 초기 구매 비용에 있어 예산적 어려움이 예상되며 학교 측의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답했다.
이후 서울시립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학생회장은 “초기 구매 비용을 백만원 단위로 생각하고 있는데 총학생회의 총 예산이 2천만원이다”라며 “해당 사업에 대한 지원은 학생과에서 담당하지만 학생과장이 이 사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 계속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형석 학생과장은 “사업에 대해 얘기는 들었지만 이는 학생과가 관여하지 않으며 학생회의 자체적인 사업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학생회 예산에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푸드마켓’사업에 배당된 금액은 15만원에 불과하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예산을 따로 만들거나 외부에서 지원을 받아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울림은 공약 중 할로윈 축제 이행 가능 여부 대해 “2개 가량의 부스 운영, 인형탈 등을 대여해 총학생회 집행부 인원을 동원한 SNS 연계 행사 진행, 야외 스크린을 이용한 영상 상영 등이 축제 콘텐츠로 이미 논의된 상태”라며 “축제기간은 이틀 정도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 “추석 연휴 때문에 시험기간이 3주로 늘어날 예정이라, 할로윈 축제를 강행할 지의 여부를 놓고 최종점검 중에 있다”고 전했다.

어:울림은 지난 총학생회가 실시한 바 있는 E-Sports 대회에 모바일 게임, 오락실 게임 등의 종목을 추가하는 등 해당 대회의 확대에 열의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2학기 총학생회비 세입이 예상보다 감소해 E-Sports 대회를 독자적으로 열기 힘들어지자, 방향을 바꾸어 전농체전의 한 종목으로 E-Sports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총학생회장은 “경기 내용은 강의실을 빌려서 상영하는 식으로 추가적인 예산이 들지 않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울림은 교내 근로 학생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으로 교내 근로 알바생 연대 추진과 마케팅팀 신설을 내세웠다. 그러나 복지회와의 의견이 상충돼 현재는 정책의 방향을 처우 개선으로 돌린 상태다. 총학생회장은 “교내 매장 근로 알바생들은 복지회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복지회 측과 의견이 상충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장은 “복지회가 적자 상황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합당한 가격으로 조정하는 대신 근로 학생들의 여건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대답을 회피했다”며 “하계 전체일꾼수련회를 갔다와보니 인상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생과 백성숙 복지팀장은 “이번 카페 가격의 조정은 그나마 이익이 나는 카페의 매상으로 식당의 적자를 면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근로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것이 아닌 그나마 운영을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장은 “사실 이러한 문제는 복지회가 아닌 복지위원회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복지위원회 개회를 위해 학생의원 6명의 동의를 모두 얻었고 복지위원회를 열어 근로 학생 처우 개선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대학 복지위원회는 ‘서울시립대학교 복지회 운영규정’ 2장에 따라 복지회의 중요한 사안을 심의 및 의결하는 기구다. 위원회장은 학생처장이며 총 구성원은 13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학생 구성원은 학생복지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6명이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총학생회는 이들 6명의 동의를 얻어 발빠르게 임시회의를 소집하고 공식적인 의견을 타진할 예정이다. 총학생회장은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교내 근로 학생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알바생 근로 여건 개선 정책의 성사 여부는 복지위원회 임시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자치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자치기구와 학생 간의 소통 부족이 손꼽히는 가운데, 선본 당시 어:울림은 다양한 소통 창구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어:울림은 SNS 카드뉴스를 통해 월별 업무 정기보고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어:울림은 간담회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달의 필요성이 느껴지는 주요 사안을 비정기적 오프라인 구두회를 통해 발표하겠다”며 “이는 학생회관 앞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이뤄지며 별도의 예산이 들지 않아 공약 이행에 있어 비용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한 건의 구두회도 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은 “9월 중에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많은 행사가 겹쳐 진행하지 못했다. 그 이전에는 구두회를 열 만큼 중요한 사안이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는 대학평의원회 설립 과정, 인권센터 조직 방식에 관련된 논의 등 학생들의 여론이 중요한 사안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총학생회장이 “11월 중에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이 가능한 형태의 보고회를 열 예정이며 그 주제 중 하나로 교내근로 학생의 근로환경과 직결되는 복지회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고 말한 만큼 구두회가 열릴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미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만큼 앞으로 많은 사안을 학생들과 공유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어:울림은 간담회에서 “학생회관에 사용하지 않는 PDP가 있으며 이를 이용해 카드뉴스 또는 사업 홍보 영상을 송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시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산정보과에서 관리하고 있는 DID 패널은 학생회관을 비롯해 우리대학 주요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이미 크고 작은 교내 행사가 홍보되고 있는 DID 패널을 이용하면  어:울림은 카드뉴스 송출 공약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공약 이행 과정 중에는 어:울림의 이행 의지가 엿보였으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외부에서 담당하게 된 경우가 있었다. 이 경우 어:울림이 초기에 세웠을 것으로 예상되는 계획안에 대한 사후 관리 및 처리가 끝까지 이뤄졌는지 또는 결과적으로 공약 이행이 이뤄졌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고등교육법이 개정됨에 따라 올해 5월부터 대학평의원회를 설치하고 있지 않던 국공립대학들도 대학평의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됐다. 대학평의원회는 다양한 학내구성원이 동등한 자격으로 학칙을 심의할 수 있는 기구이다. 우리대학에는 지난 6월 대학평의원회 준비위원회가 결성됐으며 논의 결과 추후 대학평의원회에는 교수·교직원·학생·동문 등 13명의 평의원 중 3명의 학생 평의원이 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어:울림이 간담회에서 제시했던 것과 같은 인원수다. 당시 어:울림은 총학생회장, 대의원회 의장, 중립 대표자 한 명이 평의원으로 포함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립대신문이 준비위원회의에 참석했던 이들과 접촉한 결과 총 6번의 회의 중 학생위원이 참여하지 못한 자리가 여럿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어:울림은 인권센터에 대해 “전대 총학생회가 인권센터를 요구한 이후 관련 사안이 표류 중이라는 사실을 선본 시절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에 관련 공약을 내세웠다”며 “이후 바로 기획과로부터 연락이 와 초안을 검토·조율했다. 이후 기획과와 3회 정도 미팅을 했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총학생회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기획처에 따르면 현재 인권센터의 구성은 기획처가 내부 연구를 수행한 결과물로 어:울림과 초기에 논의했던 사안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총학생회 측은 “인권센터 관계자 중 하나인 학생상담센터팀장으로부터 인권센터의 운영에 있어 총학생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해들었다”면서도 “팀장은 또한 인권문제는 아는 이가 많아지면 그 자체로 2차 가해가 될 수 있고 인권문제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낫다고 했다. 어:울림은 인권문제의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분이 있을 때 이의 정당성을 견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대학 내부의 인권문제가 크게 불거지자 어:울림은 대학 차원의 인권센터가 설립된다 하더라도 학생자치 수준의 인권위원회를 결성, 대학 내부의 인권문제를 자체적으로 조사 및 조율할 것을 공약했다. 하지만 학기 초 세무학과 소모임의 문제를 조사하던 제3차 인권위원회가 조사 과정에서 문제를 보이고 학생자치 수준의 인권관련 기구의 권한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자 인권위원회 설치는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어:울림은 올해 보궐선거 단독선본으로 출범했다. 보궐선거는 저조한 투표율로 인해 무산될 뻔했지만 투표 4일차, 40.73%의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85.53%의 찬성표를 받으며 어:울림은 제54대 총학생회로 인정받았다. 투표가 실시되기 전 어:울림은 간담회에서 “모든 학생은 울림을 갖고 있다. 이들 모두의 울림이 학교 전체에 울려 퍼지도록 봉사하는 정신을 보여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10월 현재 서울시립대신문이 어:울림의 공약이행평가를 실시한 결과 어:울림이 준비한 울림들은 실제로 학교에 잘 울려퍼지기도, 그 소리가 너무 작았거나, 울려퍼질 날만을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그 이유도 다양했다. 기상악화와 심각하게 저조한 총학생회비 납부 등과 같이 예기치 못한 요인으로 잘 준비된, 고대했던 울림이 꺾여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어:울림은 별도의 비용 없이 오랜 기간동안의 지속적인 관심만으로 실현 가능한 공약들에 대해서는 아쉬운 울림을 남겼다.
어:울림의 임기가 오래 남지 않은 현재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울림이 무엇인지 검토하는 시간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로 보인다.

 

서울시립대 대학보도팀
이정혁 수습기자, 이민영 기자
윤유상 기자, 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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