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기 독자위원회 _ 제721호를 읽고

 
분명히 이야기하지만 현시점에서 서울시립대신문을 읽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할 일도 많은데 굳이 시간을 들여가며 학보를 소비해야하나. 기자들이 초점을 맞춰 공략해야할 것은 학보 존재의 이유를 바로잡는 것이다. 왜 서울시립대신문이 있어야 하는가?
학보사의 존재 이유는 분명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전하는 보도면에 있다. 왜냐하면 학술, 사회, 문화라는 주제 모두 기성 언론들이 훨씬 잘 다룬다. 학교 신문과 거대 언론을 비교하는 것이 맞지 않고 오히려 부당하기까지 하다고? 그렇다면 이렇게 말하겠다. 그들이 이미 다룬 소재를 심지어 보다 재미없고 보다 전문적이지 않은 당신의 글을 읽어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성 언론은 차치하고서라도 수준급 실력의 타 대학 학보사와 비교해보더라도 상위권은 되지 못한다.

앞서 학보사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보도면에서 찾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론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를 공략하라. 실력에서 뒤처지는 분야를 떠나라. 서울시립대학교라는 소재에 집중하라. 학교의 일을 제일 잘 아는 단체가 되어 독자들에게 전달하라. 보도와 학술을 접목하고 보도와 사회를 접목하라. 학교가 연구하는 분야를 전달하고 학교와 지역사회의 관계를 보도하라.

지금 서울시립대신문은 감히 이야기하지만 그 어느 것도 되어 있지 않다. 통계 분석은 전문성이 없으니 그래프로 부족한 지면을 손쉽게 채우려는 것처럼 보인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조사하고 이를 지원 시스템 이용률과 연결하려면 적어도 학계에서 평가하는 스트레스의 정상 범주를 밝히고 교내 센터가 정말 필요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 구조를 만들어야한다. 단순히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유로, 그것도 ‘가끔씩 받는다’는 학생들에게 정신건강을 운운하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

총학생회 정책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실수가 남발하고 독자에게 종언을 고한 ‘각양각언’은 독자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세 개의 호만에 부활했다. 이미지 사용에 있어서는 만화가 ‘이말년’ 처럼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텍스트를 써넣어야한다. 체스 말을 모아두고 ‘논의 중’이라 써놓는 것은 본인들이 사용한 이미지가 직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다.

              
김준수(철학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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