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울시립대신문에 입사한 지도 벌써 8개월째다. 벚꽃잎이 흩날리던 따스한 날에 첫 출근을 했던 것 같은데, 어느덧 쌀쌀해져 단풍잎이 떨어지고 나는 정기자가 되었다. 가을은 쓸쓸하고 고독한 계절이라 했던가. 그래서 나는 어쩐지 생각이 많아지는 듯하다.

입사지원서를 쓰고 첫 출근을 했던 봄을 추억해본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지원서를 썼던가. 또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기사 작성에 임했던가. 분명 나는 간절함을 담아 지원서를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채웠었고, 몇 매 안되는 브리핑 기사에도 최선을 다했다. 정기자가 되고 맡은 기사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분량인데도 말이다. 다시 가을, 요즘 나는 어떤가?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나? 여전히 간절한가?

나는 당당하게 답할 수 있다. 여전히 내가 맡은 기사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열정이 있다. 그런데 가끔은 그때와 같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워질 때가 있다. 물론 ‘최선을 다한다’는 말이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4월에 비해 과제도 많고 할 일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했다. 그런데 결과만 두고 봤을 때, 수습기자 시절과 비교하면 그렇지 않은 것이 자책감을 느끼게 했다. 기사를 마감하고 뿌듯함보단 아쉬움을 느끼는 날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때때로 봄을 추억한다. 기사에 순수한 열정만이 있었던 시절을 회상한다. 그때의 나는 필요 이상의 책임감으로 자기를 갉아 먹지 않았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자기 자신을 가두지도 않았다. 봄이 지나 가을, 그리고 겨울을 앞둔 지금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것 뿐이다. 찬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흔들리지 말고, 따뜻한 바람에 흩날린 벚꽃잎처럼 그저 아름답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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