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식수대 위생상태 관련 기사를 위해 면봉을 들고 내가 가장 자주 이용하는 21세기관으로 향했다. 냉수관 입구를 면봉으로 살짝 훑기만 해도 검정색 이물질이 묻어 나왔다. 아… 매일 믿고 먹던 물이었는데. 다른 음수관처럼 초록색 이물질이 묻어 나오지 않아 다행이긴 했다.

이번 식수대 허위점검 사건으로 학내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올랐고, 관련 민원을 통한 대처가 이루어졌다. 그 직후에 실시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은 이번 식수대 위생 점검으로 기사를 읽는 학생들의 배신감이 매우 클 것이다.

미세먼지 문제도 마찬가지다. 올가을 하늘은 미세먼지가 계절과 관계없이 항상 우리와 함께하는 환경문제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성인 4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사회불안요인 조사에서, 가장 큰 불안요인은 ‘미세먼지’였다. 이렇듯 미세먼지 문제는 그 심각성이 알려진 지 몇 년째인데도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정부는 비상저감조치 발령, 차량 2부제 실시, 비산먼지 발생사업장 단속 등 다양한 정책을 실시중이고, 경유차량 단속과 화력발전소 재제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 연일 나쁨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석탄발전소를 2022년까지 7기나 더 짓는 등 근본적 대책이 미흡하고, 국회의사당의 차량 2부제가 잘 지켜지지 않는 등 정책 시행이 미흡한 부분도 발견됐다. 미세먼지의 큰 원인인 중국발 스모그에 대해 아무 재제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효과성이 없고 실제적으로 잘 지켜지지 않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대학이 식수대 관련 민원에 대해 앞으로의 철저한 관리를 약속했음에도 비위생적인 결과가 나온 것과 같이, 미세먼지 관련 대책의 실질적 결과도 여전히 비위생적인 공기다. 식수대의 경우 음수관 청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정수기 회사가 철저한 위생관리를 하도록 관리·감독 하며, 이것이 지속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미세먼지의 경우도 정확한 원인 파악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 정책의 실질적 수행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시민의식도 중요하다.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을 실천하는 편집샵을 방문해 윤리적 패션의 종류와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소비자의 인식에는 윤리적 패션이 일상으로 자리 잡지 않았다.

시민들에게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생활이 일상으로 자리 잡지 않았다. 정부에게 효과적 정책을 요구하는 동시에 일상에서 환경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식수대도 패션도 미세먼지도 말 뿐이 아닌 실질적 대책이 마련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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