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연구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대학은 매년 실시되는 각종 언론기관의 대학 평가에서 교육의 질이나 학생 복지와 같은 항목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연구 경쟁력에서는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올해 중앙일보에서 실시한 「2018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은 종합점수 167점으로, 지난해보다 한 순위 낮은 14위를 기록했다.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학생 복지와 같은 교육 여건(6위)에 비해 교수 당 논문 수나 피인용 횟수와 같은 연구 실적(25위)에서 약세를 보였다. 이는 우리대학이 성장을 위해 연구 분야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공립대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가 연구력 저하로

우리대학이 연구 경쟁력 분야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데는 다양한 배경이 존재한다. 우선 연구 주체 중 하나인 교수 스스로가 연구에 소홀해지는 문제가 있다. 이는 우리대학이 공립대라는 특성에 기인한다. 황은성 교수회장은 “우리대학은 연구 압력을 넣는 재단이 없기 때문에 교수들이 (연구에) 쉽게 안일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교수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교수회장은 “우리대학은 전체 교수 중 70%가 정교수다. 조교수나 부교수는 승진을 위해서라도 논문을 작성하는 등 연구를 하지만 정교수는 연구를 별로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연구에 필요한 우수한 대학원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도 원인이다. 이 문제는 우리대학만이 아니라 국내 모든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다. 과거와 달리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자’로서 공부를 하려는 대학생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사회에서 대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취직을 준비하는 등 학문 탐구보다 경제활동 참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2014년 서울대학교에서 해당 대학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대학원 중도 이탈 사유를 조사한 결과 경제적 어려움이 67.5%로 가장 많았고, 진로 및 취직의 어려움이 52.6%로 그 뒤를 이었다.

단순한 지원 넘어 구체적 연구 집행 설계와 관리 필요

한편 연구 지원의 경우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회장은 “우리 학교는 연구비 지원이 굉장히 좋은 편이다.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은 별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또 우리대학 연구처 조연호 직원 역시 “국제학술지에 등재된 논문의 경우 우수논문에 대해서 지원비나 연구 수당을 더 주는 등 적절한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연구비 지급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연구 지원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연구처 송헌재 연구부처장은 “연구비 규모가 정해져 있을 때 어떻게 설계하고 집행해서 후속 조치를 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대학이) 디테일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물론 공공 기관이 아닌 외부 기관에서 실시한 평가는 객관성을 제대로 검증하기 힘들며, 대학이 구체적인 순위나 결과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라고 할 수 없다. 연구처 조연호 직원은 “(이런 평가는) 해마다 다르게 나오고 결과를 토대로 연구지원을 늘리는 등 대응을 하더라도 그 결과가 바로 반영되지는 않는다”면서 “결과가 잘 나오면 좋은 건 당연하지만 장기적인 고려 없이 특정 시점의 수치만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경우 1994년부터 다양한 지표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매년 대학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외부기관의 대학평가는 역설적으로 해당 대학의 현위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어 이들 평가를 참고할 필요 역시 존재한다. 황 교수회장은 “현실적으로 이런 평가가 옳을 수 있기 때문에 (대학이)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학과 연구 주체 함께 노력해야

현재 우리대학은 연구처와 산학협력단에서 연구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연구부처장은 “연구경쟁력 저하 문제는 학교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어 “(구성원들끼리)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아직은 의견 수렴 단계”라며 문제는 인식하고 있지만 특별히 추진 중인 정책이나 과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기획처 관계자 역시 “학교의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수들이 연구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수업 시수를 조절하거나, 승진 요건을 1년에 5편에서 7편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 전해 학교가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연구력 증진을 위해서는 대학원생의 연구를 촉진할 수 있도록 이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는 일도 필요하다. 황 교수회장은 “우리대학은 우수 논문을 쓴 대학원생에게 포상을 하거나 영어 교정을 지원하는 등 적절한 대우를 하고 있는 편”이라면서도 “이들이 학교에 바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결국 대학의 연구력 진흥을 위해선 기본적으로 연구 주체인 교수들과 대학원생들 스스로가 안일함에서 벗어나려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연구처나 기획처 등 관련 조직들이 이들의 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체계를 고안해 낼 필요가 있다. 또 연구 주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오영은 기자 oye121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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