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중앙로 하늘에 드리운 은행나무도 노란 단풍을 다 떨구어간다. 이제 남은 것은 내년 봄을 기다리는 앙상한 나뭇가지뿐이다. 하늘을 향해 나뭇가지를 뻗치는 나무를 생각해 볼 때, 젊은이란 가운데쯤 위치한 나뭇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각자 대학이나 전공, 진로 선택을 통해 이미 자기 자신을 쌓아왔지만, 동시에, 아직 뻗어나갈 수 있는 수많은, 다양한 방향이 있다.

이번 총학생회 선본 너나들이는 어떻게 보면 지난 선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양한 부분에서 학생들의 권익 증진을 위한 공약을 내세운 것이다. 아쉽게도 대학언론 4개사가 주관한 간담회에서 선본은 구체적 실현 방법이 아직 완벽히 정리되지 못한 공약이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번 선본은 몇 년만에 제때 출마한, 별 탈 없는 선본이라는 점에서 당선만 된다면 다음 학기까지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가질 전망이다. 또한 선본은 간담회에서 대학평의원회, 인권센터 등과 연계해 총학생회가 어떤 역할을 해내갈 수 있을지에 대한 큰그림을 아직 완성하지 못한 것 같았는데, 이후 이 그림을 잘 그려나갈갈 수 있길 바란다.

사전에 따르면 치기란 ‘어리고 유치한 감정’이다. 그렇다면 관용적으로 쓰이는 ‘젊은이의 치기’란 어구는 세상 물정을 잘 알지 못해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도전해보려는 마음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에 대해 한 시인이 말하길, ‘치기’를 갖지 못한 젊은이와 늙어서까지 치기를 갖고 있는 이는 모두 안타까운 이라고 했다. 치기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젊은이에게 주어진 특권인 것이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로 총학생회 선본뿐만 아니라 학우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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