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은 1985년 7월 13일, 그 날의 현장을 소환한다. 공연을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고 오디오는 꽉 들어찼다. 100여 개 국가의15억명의 TV시청자들, 그리고 8만명에 달하는 관중이 운집한 웸블리 무대 위로 그들이 올라선다. 그렇게 공연의 막이 올랐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를 중심으로 그가 속했던 밴드, 퀸(Queen)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영화가 담은 메시지는 이야기의 흐름이나 서사의 구조에 큰 중점을 두고 있지 않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퀸의 노래는 그 자체가 가진 강렬한 힘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간다.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s’ 등 쉴 틈 없이 흘러나오는 70~80년대 퀸의 명곡들은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2018년에도 퀸의 노래는 유효했다.

영화는 퀸의 수많은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며, 퀸의 결성부터 그들의 다양한 명곡들이 탄생한 과정, 멤버 간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거쳐 1985년에 있었던 ‘Live Aid’ 공연을 향해 바쁘게 달려 나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퀸의 리더이자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있었다.

1970년대, 로저 테일러, 브라이언 메이와 밴드 ‘퀸’을 결성한 프레디는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오늘까지 회자되는 숱한 명곡을 만들어내며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어 퀸을 전설적인 록 그룹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영화는 퀸의 이러한 성공 가도를 다루는 동시에 대중 가수로서의 프레디 개인의 미묘한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미디어와 매체의 관심과 집중을 받는 위치에서 프레디는 자신의 정체성을 놓고 끊임없이 방황한다. 특히, 극 중 등장하는 그의 연인 메리, 매니저 폴 프렌터 등 주변 인물과의 관계 변화는 프레디로 하여금 그의 성(性) 정체성을 인식하게 하고 자기 자신만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남들과 조금 다른, 소수자로서의 그를 향한 사회의 차가운 시선에 굴하지 않고 그는 다시 일어선다. 잠시 멀어졌던 멤버들과 프레디가 재회하는 장면은 ‘자신다움’을 향해 달려가던 그의 방황이 모두 끝나고 본래 자신의 집 ‘퀸’의 품으로 돌아온 프레디 본연의 모습을 완성시킨다.

이제 영화는, 다시 완전체가 된 프레디와 퀸의 모습과 함께 1985년 있었던 ‘Live Aid’ 공연을 향해 정점을 달린다. 공연 준비 도중, 프레디는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됐음을 알게 되지만 전혀 낙담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평생을 소수자로 살아온 그의 일생은 이제 가치를 찾았다. 그에게는 그를 응원하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퀸이 있었다. 공연 준비 도중 프레디와 멤버들이 주고받은 대화가 강렬하다. “웸블리 천장을 뚫어버리자”는 말에 멤버들이 “웸블리에는 천장이 없어”라고 답하자 프레디가 다시 답한다. “그럼, 하늘을 뚫으면 되지!” 1985년 그날, 하늘을 뚫고 울려퍼진 그들의 노래는 소수자를 포함한 세상 모든 부적응자들을 향한 위로였을 것이다.


성기태 기자 gitaeuhjin033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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