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의 변

서울시립대신문
제60대 편집국장 서지원
황지우 시인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라는 시가 있습니다. 이파리를 모두 내려놓고 헐벗은 겨울나무. 겨울나무는 언젠가 봄나무가 될 수 있을 것을 믿으며 영하 이십도라는 역경을 견뎌냅니다. 결국 나무는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스스로, 푸르른 봄나무가 됩니다.

편집국장직을 맡게 된 지난 겨울부터 다시 내려놓게 된 이번 겨울까지 제가 이끌었던 서울시립대신문은 사실 1년 내내 겨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소 느닷없이 편집국장이 된 이후 기자가 4명밖에 없었던 시절을 견뎌내야 했기도, 주말 내내 마감을 해도 문제투성이인 신문이 발행되는 일도 부지기수로 수많은 역경이 있었거든요. 부끄럽지만 이런 역경을 모두 슬기롭게 이겨내진 못했습니다. 결국 주변인들에게는 마음의 흉터를, 신문사에게는 아직 끝나지 못한 겨울을 남겨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마냥 불편하진 않습니다. 어쨌거나 겨울이 있었으면 봄이 오기 마련이니까요. 저는 후배 기자들로 하여금 서울시립대신문이 꽃피울 것을 굳게 믿습니다. 후배 기자들도 분명 역경을 겪을 겁니다. 학생 기자가 겪곤 하는 신분의 제약, 독자와 취재원의 무관심은 오래된 문제이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제 임기동안 정말 감사했던 주간교수님, 간사 선생님, 교열기자님, 동기 기자들, 그리고 이따금씩 신문 잘 읽고 있다고 응원해주신 얼굴도 모르던 학우님들과 같은 이들이, 후배 기자들에게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이 내년의 서울시립대신문 또한 고대하고 있음을 전 알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내년 봄부터는 새로운 총장, 대학부처장진, 총학생회가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들과 함께 대학언론의 봄을 일굴 내년의 서울시립대신문을 기대해봅니다.


서울시립대신문 제60대 편집국장 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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