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학생총회는 무산됐다. 총학생회·단과대 선거는 모바일 투표를 통해 간신히 당선인을 배출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학생자치 무관심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대학 대의원회 의장 이승진(국사 14) 씨, 제55대 총학생회장 당선자 김민수(영문 16) 씨, 송원영(물리 18) 씨 그리고 서울시립대신문 편집장 서지원(물리 15) 씨가 모였다.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학생자치’를 제안해봤다.  -편집자주-

▲ 지난주 수요일, 각자의 방법으로 학생자치에 참여하고 있던 사람들이 모였다. 심각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다 “다들 어쩌다가 학생자치단체에 들어가게 됐냐”는 이승진 씨의 질문에, “까불기를 좋아해서 과대를 했다가…”는 김민수씨의 답변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대학생이 학생자치에 무관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승진: 우리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데, 이건 서로 간의 문제에요. 요즘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활성화 돼있죠. 그러다보니 온라인적인 관점으로 많이 접근합니다. 매번 나오는 총학 공약들 중에 꼭 ‘오프라인 소통을 강화하겠다’, ‘월별 보고를 하겠다’, ‘공약이행도에 대해 얘기하겠다’는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잘 안 지켜져요. 3월에 한번 해봤다가 생각보다 학생들이 관심이 없고 그러다보니 흐지부지 되는 거죠. 오프라인 접근을 하는 노력이 1년이 쌓이고, 2년이 쌓이고 해야 수용하는 입장에서도 반응이 오는데 이것이 매년 초기화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 학생자치를 하다보면 굉장히 많은 불만들을 듣게 됩니다. 그런 불만들이 있으면 처음에는 열심히 대응하다가 나중에는 ‘우리 이렇게 노력하는 것도 모르면서 왜 저렇게 대응하지?’, ‘저런 건 대응하지 않아도 돼’ 식의 내부자 논리가 점점 강화됩니다.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면 다시 소통하겠다고 하지만 이런 내부자 논리들이 계속 반복되는 것 같아요.

민수: 학생들이 점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옛날과 비교해 보면, 우리가 하나라는 공동체적인 느낌이라기보다는 취업을 하느라, 스펙을 쌓느라 뭉칠 필요를 못 느끼는 경향이 강해졌어요. 요즘 사회적인 추세가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행동을 한다’ 이런 건데, 학생들이 학생자치를 보면서 ‘내가 굳이 이걸 왜 해야하지?’, ‘얻어지는 게 있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지원: 민수 씨가 말한 것처럼 사회의 기조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80년대와 비교했을 때 사회에서 정말 다양한 가치가 제시되고 있음과 동시에 개인주의가 널리 퍼지고 있어요. 결국 공동체주의적인 것들이 저하되고 있는 거죠.
그때는 전두환 정권 등 공공의 적이 있었죠. 기성지 기자들에게 “학생운동 하던 시절에는 언론과 총학생회의 연대가 잘 됐느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때에는 언론하고 총학생회 한 사람 씩만 나와서 깃발을 들고, 쭉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이제 시위하나보다 하고 모여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수업 중에도 교수님에게 나가보겠다고 얘기를 하고 나오기도 하고요. 그러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사회가 변하고, 뭉칠 수 있는 이유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인 것 같아요.

Q. 이번에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면서 투표기간 내 투표율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상승을 했죠. 그런 것을 보면 ‘우리대학 학생들이 학생자치에 대해 무관심한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승진: 그 무관심의 정도가 정체돼 있다고 생각해요. 관심이 있는 분들은 굉장히 관심 있게 참여하고 있고, 또 참여하지 않는 분들도 자신의 문제로 다가왔을 때는 되게 관심 있게 보거든요. 그래서 ‘무관심 수준 자체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저는 회의적이에요.

원영: 다른 분들은 학생자치 경험이 있는데 저는 일반 학생이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말을 하자면, 저는 많은 학생들이 상당히 무관심하다고 생각을 해요. 투표율이 많이 올라간다고 해서 학생자치에 관심이 많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것 같아요. 예로 들면 저도 이번에 총학생회 투표를 했어요. 그런데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권한대행으로 가는것보다는 나으니까’ 하는 생각으로 하는거지,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져서 투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지원: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총선 때 ‘제대로 공부하고 우리 지역구 의원 뽑아야지’라는 다짐을 하면서도 실상을 그렇게 하기가 어렵거든요. 마찬가지로 총학 후보가 누가 나왔는지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문자로 내 앞에 들이댔으니까 ‘하면 좋겠지’라는 생각으로 투표를 한거 지 학생자치에 학생들이 관심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김민수 씨는 “잘한 게 열 개 있어도 하나 잘못하면 그 하나가 훨씬 부각되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며 “잘한 것 하나를 발견해주시면 학생자치 하는 사람들이 더 잘 일할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 이승진 씨는 ‘학생총회에서 무엇을 다룰지’가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2016년 ‘박근혜 퇴진’처럼 일반 학우가 딱 단어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화두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학생자치로 이끌 방안은

지원: ‘학생자치가 무얼 제공해야 하는가’하는 문제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학생자치’라는 것이 학생들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 당연히 실현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사회 기조는 점점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저희 자연과학대 같은 경우에는 생일날에 케이크를 준다던가, 우산대여를 한다던가, 다들 하는 프린트를 해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학생회가 변하고 있어요. 저는 이런 변화를 나쁘게 볼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총회가 계속 열리지 않는 것은 사실 학생총회가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아직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예를 들어 16년도에 박원순 시장이 ‘무상등록금을 실현하겠다’라고 말을 하는 순간 우리학교에서 난리가 났었거든요! 당시 총학생회장께서 박원순 시장이랑 말을 나누고 우리대학에 직접 불러오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그때 박원순 시장이 한발 물러섰거든요. 그래서 학생들의 관심을 가질만한 무언가를 총학생회가 제공할 수 있으면 학생들이 관심이 없을 것 같지는 않아요.

민수: 저도 그 부분에 동의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부분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16년도는  학생총회가 성행했었죠. 2학기는 축제 등 이벤트가 없어 학생총회가 성사되기는 더욱 어려운데, 2학기 학생총회까지 성사됐었죠. 시기적으로 잘 맞았던 거죠. 17년도 1학기 때 역시 성사가 됐는데 그때는 ‘감사위원회가 학과까지 감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제가 있었고, 학생 분들이 관심을 가질 만했어요. 그에 비해서는 2학기 때 ‘총여학생회 폐지’가 나왔는데 그때는 저조한 편이었고… 그래서 ‘어떻게 학우들을 이끌 수 있을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말하긴 힘든 것 같아요.

승진: 준비 하셔야 겠네요.(웃음)

지원: 그래서 저는 학생자치기구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생자치기구의 종류가 많잖아요. 서로 서로 연대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대학보건소에서 예전에 저희 서울시립대신문에 조심스럽게 ‘혹시 건강검진을 홍보해줄 수 있겠냐’라고 물었던 적도 있어요.
그러니까 서로의 역할에 대해 인지가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찬가지로 총학생회가 언론을 바라보는 시선과 언론이 총학생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잘 정립돼야 하죠. 총학생회가 어떤 사업을 하고자 했을 때 공동 사업을 만들어서 진행하면 언론사가 총학생회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거에요. 언론사가 기본적으로 하는 일이 취재 즉, 정보 수집 및 정리인데, 이런 측면에서요. 그런데 언론사는 공식적으로 현장 처리를 할 수 없는 입장이니까 총학생회가 할 일이 있을 거고요.

승진: 좋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두 가지 정도인 것 같아요. 하나는 아까 계속 이야기했던 것처럼 학생총회에서 무엇을 다룰 것인가, 예를 들어서 ‘박근혜 퇴진’ 같은 문제나 약간 일반 학우가 들었을 때 딱 그 단어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것들이요. 그렇기에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화두가 던져져야 하는데 올해 있었던 두 차례의 학생총회에서는 그게 없었다는 것도 굉장히 큰 문제였어요.
다른 하나는 ‘회칙이 어떻고, 세칙이 어떻고. 기구가 뭐가 있는데’ 하는 게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어렵게 느껴질 거에요. 그런데 총학생회에서 학생총회 등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내부적으로 엄청 열심히 준비한 다음 갑자기 기한만 공고하고 포스터를 띄운단 말이에요. 그런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생총회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학생총회에서 다루려는 안건이 있긴 한데 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 상태에서 홍보만 계속 하는 거죠.

Q. 원영 씨는 학생자치에 크게 관심있는 편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이에 동의하시나요?

원영: 사실 저도 학생총회가 뭘 하는 거고 거기 가면 내가 뭘 할 수 있고, 이 사람들은 왜 모인 건지. 저는 뚜렷하게 알지 못해요. 친근하게 설명하려 노력을 한다고 해도 애초부터 이게 어려운 주제이기 때문에 과연 그걸 설명했을 때 학생들이 귀담아들을지 사실 의문이 들고요.
내가 학생총회를 통해 무언가를 얻는 경험이 한번쯤은 있어야 실제로 이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승진: 결국은 병행돼야 하는 것 같고요. 지금 이벤트를 하는 것도 굉장히 유인 효과가 크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되고 있으니까요. 학생회비도 그렇잖아요. 14년도에 일 만 원에서 이 만원으로 올렸는데, 예전에는 회칙에 ‘너희 권리이자 의무로 명시돼 있으니까 내라’는 식이었다가 14년도부터 방식을 바꾼 게 ‘혜택이 있으니까 내라. 너희 프린트만 몇 장 해도 내는 게 이득이야’는 식으로 접근하기 시작했죠. 나중에는 납부자와 비납부자의 혜택을 아예 구별하기 시작했잖아요. 지금은 당연한 건데 예전에는 그런 시도를 한 적이 있었던 것처럼 그런 노력들이 있어야 하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학생자치를 하는 사람들끼리만 하고, 안 하는 사람들은 포스터 올리면 가야 하고, 이런 수용자 측면만 생각할 게 아니라 서로가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학생자치를 이끌어가는 자치기구의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나요

승진: 한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학생자치는 하면 할수록 피로가 쌓이거든요. 그러면 학생자치에 대해서 굉장히 능숙한 분들이 남아서 도와주는 게 아니라 빨리 떠나고 싶어해요. 그게 안 되니까 또 상대적으로 미숙한 단계에서 시작하고 또 피로가 쌓이면 떠나요. 피로가 쌓이다 보면 어떤 단체에서 활동을 하더라도 하기 싫어지죠. 처음에는 열심히 대응하다가 결국에는 내부자 논리가 강화되고요. 피로가 쌓인 사람들끼리만 얘기를 하는 거죠. ‘왜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할까’ 이런 부분만 생각하고 고민하다가 임기가 끝나는 경우가 대다수가 아닐까요.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요.(웃음)

지원: 서울시립대신문의 신문 가판대가 도대체 어디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럴 때 마음이 아픈데 홍보 같은 것도 학생들에게 바로 피드백이 오진 않겠지만 ‘언젠가는 꼭 내가 아니더라도 차기 구성원들이 도움을 받겠지’하고 생각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원영: 저는 홍보 자체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여기 오기 전까지 학교에 신문사가 있는 지도 몰랐거든요. 총학도 마찬가지에요. 총학생회비를 낼 때도 방법을 몰라서 못했던 경험도 있고, 그러한 점들을 잘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송원영 씨는 학생자치기구에서 직접 활동하고 있는 패널들에게 뼈아픈 의견들을 전달했다. “총학생회비 내는 방법을 잘 몰라서 이번엔 못냈다”는 말에 신뢰감이 쌓였다.

대학생이 학생자치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원영: 학생자치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에서 참여하게 될 정치적인 자세와 관련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나라 청년 정책이 노인 정책에 비해 적은 것도 이런 투표율 부진 때문인데, 정치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사회에 나간다면 이런 사회문제까지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민수: 학교를 4년 다니잖아요.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돈을 쓰는 학교에서 우리들의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학생자치가 꼭 필요해요. 학생자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학교와 소통을 하는 데 있어서도 불편한 점이 많아요. 당장 저희가 매년 11월 선거가 안 돼서 권한대행이였던 기간이 많았잖아요. 그럴 땐 학교와 소통을 하려고 해도 ‘왜 권한대행이 오냐’ 이런 식의 시선이에요. 학생들이 직접 선출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학교와의 대화가 달라집니다.

Q. 다들 어쩌다가 학생자치단체에 들어가게 되었나?

민수: 까불기를 좋아해서, 1학년 때 과대를 했다가… 그러다가 서울시립대광장을 보니까 회의록도 올라와 있고 옛날 자료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혼자 그거 찾아보다가 ‘누가 누구한테 이런 질문을 했네?’ 하면서 되게 재미있더라고요.

승진: 저는 굉장히 우연한 계기였는데, 서울시립대신문의 영향이 있었어요. 제가 처음으로 받았던 신문이 집에 아직 있거든요. 14년도 개강호였는데 아직도 기억이 나요. 그때 신문사랑 인문대 학생회 모집공고가 동시에 떠서 우연한 계기로 인문대 학생회를 시작했어요. 하다 보니 3년이 지났네요.
저는 학생자치가 저 자신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학교도 하나의 시설이잖아요. 학생자치를 하면 그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자체가 굉장히 높아져요. 학교를 4년 다녀도 학교에 뭐가 있는지 내가 학교에 뭐를 도움 받을 수 있는지 모른 채 졸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자치에 참여하면 할수록 그 폭이 넓어져요.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고 구성돼 있는 지를 이해하게 되고 거기 곳곳에 있는 사람을 만나게 돼요. 교내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여러 단체들 중에서 학생자치만한 게 없거든요.

민수: 저는 아까 말한 것처럼 학생자치가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다른 측면에서는 기회가 열릴 수도 있는 거거든요. 물론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하는 것은 맞는데, 이게 손해라고 하시는 분들 중에 학생자치와 대비해서 ‘얼마나 다른 것을 하고 있는가’ 따져 봤을 때 학생자치가 엄청 손해는 아니거든요. 대외활동도 다 비슷하게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내가 교내에서 어떤 인프라를 강화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학생자치에 참여하는 게 본인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학생자치가 내부자들 말고 외부자들에게는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요.

승진: 생각보다 학생들의 문제와 관련해서 하는 일이 굉장히 많아요.
예를 들어 올해 총장직선제나 대학평의원회 문제도 그 과정이 매우 길었어요. 언젠가 우리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올 수 있는 것들 중에 학생대표들이 오랫동안 참여해서 얻어낸 것들이 있어요. 이를 부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총학이 학생들을 위해 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안 그러면 총장직선제 같은 굵직한 사안이 없었을 때, ‘올해 총학 뭐했어?’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거든요.

원영: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저는 일반 학생이니까 말씀드리자면, 총학생회가 뭐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친구 중에 누가 일하느라 밤 샌다고 하는데 뭐하면서 밤새는지도 모르겠고, 총학은 축제 때나 반짝하는 거 같고… 그런 무지에서 무관심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 서지원 편집장은 “(학생자치기구들이) 서로의 역할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다”며 “서로를 이용하고 연대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자치에 제안한다

지원: 학생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몰라 ‘학생자치’란 주제가 좀 무기력해지는 것 같아요. 심리학 용어 중에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용어가 있는데요. 서커스단에 코끼리가 있는데. 어릴 때 엄청 가느다란 밧줄로 묶어놓으면 나중에 커서 그 가는 밧줄로 묶어도 ‘어차피 안되겠거니’ 하고 그냥 도망을 안 간대요. 이것처럼 계속 시간이 갈수록 더 학습되겠죠. 이건 제 바람인데, 좀 믿음을 가지고 후대에서라도 할 수 있으니까 딱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고 학생들이 믿을 수 있는 그런 학생자치기구장이 나타났으면 해요.

민수: 오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아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들은 것 같아요. 내년을 더 열심히 준비를 하면 충분히 나아갈 여지가 있는 것 같아요. 주로 누군가 잘못을 했을 때 학생자치에 대해 말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거에 대해서 상처를 받고 학생자치를 관두는 사람도 많아요. 잘한 게 열 개 있어도 하나 잘못하면 그 하나가 훨씬 더 부각이 되는 일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잘한 것 한 가지도 발견을 할 수 있으니까 학생자치 하는 사람들이 탄력을 받고 더 잘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 많이 지켜봐주세요

승진: 정말 좋은 말인 게, 우리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크게 꾸짖거든요. 그런데, 크게 꾸짖어야 돼요. 학생자치에서도 솔직히 다들 잘하고 있다고 믿을 수가 없는 게, 못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반대로 잘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색해요. 하나도 참여하지 않아도 말 한마디만 “잘하더라”건네주면 이게 힘이 되거든요. 그래서 학생자치기구를 많이 믿어주고, 대신해서 끝까지 의심하는, ‘얘들이 진짜 잘하고 있나’하는 마음으로 접근해 주셨으면 해요.

원영: 저는 여기에 있는 분들이 다 학생자치에 애써온 분들이라 조금 죄송한 말씀이긴 한데, 아까 지원씨가 ‘후대에 이뤄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할 일을 하자’고 하셨는데, 그런 믿음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믿음이 너무 과신이 되지 않았으면 해요. 아까 말씀하셨듯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족하니까요.


정리_ 임하은 기자 hani1532@uos.ac.kr
한태영 기자 hanlove0207@uos.ac.kr
오영은 기자 oye1211@uos.ac.kr
김세훈 기자  shkim7@uos.ac.kr
사진_ 최강록 수습기자 rkdfhr123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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