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나는 서울시립대신문을 찾았고, 그렇게 기자가 되었다. 사실 학창시절 나는 기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 한창 유행하던 드라마 ‘피노키오’ 속 고생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고서 절대 기자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으니, 어찌 보면 기자라는 직종에 대해 긍정적이기보단 부정적인 이미지가 컸던 것 같다. 대학에 들어와 매일 반복되는 수업, 술, 인간 관계에 지쳐 생산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택했던 것이 신문사 입사였고, 그렇게 나는 열정 없는 기자가 되었다.

열정 없는 기자에게 신문사는 그저 고된 노동의 공간이었으며, 기자로서 의미를 찾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고된 시간들을 보내며, 신문사 입사를 후회하던 중 서울시립대신문 723호의 조판이 다가왔다. 당시 신문의 메인 기사는 식수대 관련 보도였으며 1면 헤드라인에 들어갈 제목을 정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가볍게 ‘물 때 가득 식수대, 수심 가득 시립대’라는 제목을 추천했고, 그렇게 그 제목은 헤드라인이 되었다.

이후 식수대 보도는 큰 관심을 끌었고,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잊지 못할 한 줄의 칭찬을 보게 됐다. 수많은 칭찬들 속 “일단 기사의 제목이 너무 재밌었어요!” 이 짧은 칭찬을 보는 순간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가볍게 쓴 나의 한 줄이 사람들에게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의 글에 대한 책임감, 기자로서의 책임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서울시립대 신문 723호가 나오던 날 나는 비로소 진짜 기자가 됐다.

사실 기자로서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힘들다. 특히 우리 대학 학보지의 경우 읽는 사람이 적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읽을 것을 알기에, 나의 기사가 누군가에겐 큰 의미일 수 있기에, 오늘도 나는 취재를 위해 말한다. “안녕하세요? 서울시립대신문 한태영 기자입니다!”


한태영 사회부장
hanlove020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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