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의 변

서울시립대신문 제61대 편집국장 김세훈


1여년의 신문사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하나의 글이 어떻게 기사가 되는 지에 대해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글’에 대해 고민한 시간은 많았지만 글이 담기는 ‘매체’에 대해 고민해 본 시간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제 신문은 정보의 전달이라는 측면에 있어 더 이상 확고부동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 않습니다. 케이블 방송, SNS, 유튜브를 비롯한 많은 매체들 사이에서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고투해야 합니다. 대학신문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많은 독자 분들은 이제 정보의 결핍이 아니라 정보의 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율되지 않은 악기들의 난립이 소음에 불과하듯이, 정제되지 않은 정보의 난무는 독자들을 피로하게 합니다. 그런즉, 이제 신문에게나 독자에게나 정보의 홍수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신문 매체의 미덕을 ‘신속’과 ‘정확’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거기에 ‘의미’라는 영역을 더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선 두 분야에서는 이미 신문보다 유용한 매체가 많은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신문의 역할이 축소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 두 마디 말로 축약되지 않는 진실들과 발로 뛰어야만 알 수 있는 사실들이 여전히 주변에 산재해 있다고 믿기때문입니다. 수많은 정보들 사이에 의미있는 정보들을 엮어내 독자에게 제공하는 큐레이터(curator)의 역할을 대학언론이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서울시립대신문의 61대 편집국장이라는 직책을 맡아, 기사를 통해 어떤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신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그 고민에 대한 답이 신문에 어떻게 담겨가는 지 관심가지고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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