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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의 숨은 영웅, 청소 노동자
한태영 기자  |  hanlove020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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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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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된 쓰레기통, 쓰레기는...?

“내용물이 있는 쓰레기를 버리면, 나중에 회수를 하는 과정에서 땟국물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힘들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수업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내용물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던 기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잘못을 묻거나 타박하고 싶은 것이 아니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청소 노동자가 말하는 순간에도 쓰레기통에는 거의 먹지 않은 아메리카노가 나와있었다. 거의 먹지 않은 커피, 조금 남은 차 등 다양한 종류의 음료가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런 쓰레기가 계속 발견될수록 기자는 부끄러운 마음 뿐이었다.

   
 
점심시간 이후 쓰레기를 함께 수거하는 작업 중에도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됐다. 김정우 씨는 당부할 말이 있다며 “플라스틱, 캔, 병, 종이류의 쓰레기는 조금의 음식물도 묻어있으면 안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해당 종류의 쓰레기에 음식물이 묻어 있는 경우 씻고 말리는데 더 많은 인건비가 들기 때문에 따로 재활용 품목으로 취급을 안 한다는 것이었다.

신기하고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당연히 종이류와 플라스틱으로 분류돼 재활용 처리 되는 줄 알았던 쓰레기들이 결국 일반 쓰레기 취급을 받으며 김정우 씨 손에 의해 일반쓰레기로 분류되고 있었다.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얘기를 들으며,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넘어갔던 것들이 청소 노동자에게는 일거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의 분리수거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였다.

   
▲ 우리대학 청소노동자 김정우 씨가 활짝 웃으며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정우씨는 학생들이 자신들을 알아봐 줄때 뿌듯하다는 말을 전했다.

청소 노동자도 우리대학 구성원이다

오전 청소 일정이 끝나고 점심시간 동안 김정우 씨에게 청소 중에는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들을 맘껏 던졌다. 먼저 청소 노동자로 근무하며 가장 뿌듯했던 경험에 대해 물어 봤다. ”그저 학생들이 알아봐 주면 그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쓰레기통에 분리수거를 잘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 붙여주는 친구들도 있고, 음료수를 하나 건네주는 친구들도 있는데 이렇게 자신이 하는 일을 알아봐줄 때 뿌듯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청소 노동자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청소를 하기 위해 이동하던 때였다. 담배를 피우며 전화를 하던 학생이 전화가 끝나면 지나가라는 제스처를 취한 적도 있었다”며 김정우 씨가 말했다. 청소노동자를 함부로 대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2013년부터 서울시는 공무직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우리 대학 청소 노동자도 모두 공무직으로 채용됐다.

   
 
김정우 씨는 이에 대해 “공무직으로 채용되고 난 뒤 용역회사 소속 때 보다는 대우가 좋아졌지만 가끔 서운한 경우가 있다”며 “공무직으로 전환된 뒤 정년이 보장돼 학교에서 오랫동안 근무는 할 수 있게 됐지만, 행정상의 처리나 교직원 공제와 같은 혜택을 받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대학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는 미화원 분들을 우리는 과연 하나의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김정우 씨와 인터뷰를 하던 도중 기자가 가진 의문이었다. 위의 사례를 보면 절대 “예”라고 대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 음식물이 남겨진 채 쓰레기통에 버려진 쓰레기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 100주년기념관에 설치된 친환경 소변기이다. 미화원 분들은 악취를 발생시키는 친환경 소변기의 문제를 토로했다.

깨끗한 학교는 함께

오후 일과 중에는 100주년기념관에 새로 채용된 청소 노동자가 찾아와 김정우 씨와 함께 그분들을 만나러 갔다. 그곳에는 김정우 씨 외에도 100주년기념관에서 일하는 다른 청소 노동자도 모두 와 있었다. 덕분에 청소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곳에서 여러 청소 노동자와 대화를 하던 중 교내 청소직을 수행하며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 질문을 했다. 그러자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100주년기념관의 화장실 시설에 대한 불만이었다. 100주년기념관의 남자화장실에는 친환경 소변기가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이 있다. 해당 소변기는 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세척을 할 때도 친환경 세제로 세척을 하도록 돼있다. 그런데 여기서 불만이 나왔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취지는 좋지만 물을 사용하지 않다 보니 냄새가 심하게 난다”라고 말하며 “친환경 세제 또한 비용은 8만 원 가량으로 비싸지만 크게 효과가 좋은지를 모르겠다”는 의견이었다.

실제로 청소 노동자와 찾아가 본 남자 화장실에서는 소변냄새가 심하게 나 인상이 찌푸려졌다. 이후 친환경 소변기를 사용하지 않는 화장실에 들어가자 그 냄새의 차이를 더욱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이후 하루일정의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쯤, “진짜 쓰레기가 많고 더러운 곳을 알려드릴까요?”라고 김정우 씨가 말을 물어왔다. 이에 기자는 김정우 씨를 따라 나섰다. 기자가 김정우 씨와 함께 걸어가며 들은 설명에 따르면 100주년기념관 뒤쪽의 쪽문을 향하는 길은 청소 담당자가 계약이 만료되어 두달간 청소 담당자가 없었다고 했다. 그곳에는 주민들이 개를 산책시키다가 발생한 개의 배설물을 내버려둔 흔적, 음식물 쓰레기, 담배꽁초 등이 곳곳에 있었다. 두달간 해당 장소에 배정인원이 없었을 뿐인데 심각하게 더러워진 것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 기자가 함께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음식물이 남겨진채 쓰레기통에 버려져 비닐을 통째로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이다. 김정우씨는 쓰레기를 버릴때 내용물을 비우고 버려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 쓰레기가 가득찬 쓰레기 봉지가 버려져있다. 가득찬 쓰레기 봉투를 쪽문 가는 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 100주년기념관 뒤쪽 쪽문을 향하는 길에 버려진 쓰레기의 모습이다. 해당 구역은 두 달간 담당자가 없이 비워져 있다. 개의 배설물, 담배꽁초 등등 많은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 불쾌함을 조성하고 있었다.

깨끗한 학교를 만드는 것은 누구일까. 물론 깨끗한 학교를 만드는 데에는 청소 노동자의 역할이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청소 노동자의 노력만으로 깨끗한 학교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 하다. 개개인들의 노력, 학교의 노력, 그리고 주민들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질 때 깨끗한 학교가 만들어 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깨끗한 학교는 우리 모두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누가 알아봐주길 바라고 일한 적은 없습니다. 그냥 저희가 해야 할 일이니까 하는 것입니다.” 점심시간 함께 식사를 하며 김정우 씨에게 들은 말이다. 하루 간 청소 노동자로 함께하며 느낀 것은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신체적으로도 힘들지만 그 힘든 일을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는다는 것, 누구도 손대지 않는 것을 손대야 한다는 점에서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은 힘든 일 하면 안돼”라며 일하려는 기자를 말리려고 했던 청소 노동자께 감사했다. 누군가 알아봐주길 원하진 않지만 이젠 학교구성원들이 그들의 노고를 알아봐 줘야 할 때가 아닐까. 기자는 하루 간의 노동을 끝마치고 100주년기념관을 나오며 생각했다.

 

글·사진_ 한태영 기자 hanlove0207@uos.ac.kr
사진_ 이정혁 기자 coconutchips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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